7월 7일 토요일,
9층 뒷 베란다에 서서
경비실을 지나 출근하는 아내에게 손을 흔들고
계양산 뒤 창공을...허~~
이건 뭐 어디론가 떠나지 않콘 배겨낼 수 없는 맑고 푸른
북한산의 또 다른 곳을 가려했으나
기왕지사
가보지 않은 불암산을 택했다
저녁엔
마일리(현리)의 '돌담집'에서
골목회 친구들과의 '단고기' 약속이 있다
별내IC에서 빠져
'내비'에는 '불암사'를 찍고ㅎ
불암사 아랫마을은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었다
IC에서 5~600m 지나 지하차도 우측으로 빠져 우회전하여
군부대 정문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다시 우회전
그러다가 만난 머~찐 '불암산' 전경ㅎㅎ
베네딕도 수도원 철문 안으로 들어가 이 사진을 찍는다.
철문엔 철문을 만들게 된 사요가 겸양하게 적혀있다
조용한 산택 등은 허용되며......
등산 후 귀가하는 길에서
이곳으로 오는 신작로를 열심히 걷는
흰옷의 수녀 1명을 보았다.
불암산 주차장
볕은 벌써부터 모래바닥을 하얗게 퇴색시키고 있었다
어디선가 물소리가 계곡을 흔들고
물소리 나는 고으로 가니 계곡물이 우렁차다
참외와 오이를 씻었다
참외 겉피에서는 찐득찐득한 기름기 같은 게 느껴진다.
일주문을 지난다
그런데 '천보산'은 양주 회암사지 뒷산이 아니던가!
왜 천보산이라 적은 건지 아리송하다.
동; 불암사
서; 진관사
남; 삼막사
북; 승가사
동의 불암사와
서의 진관사는 알겠거니와
남과 북의 절은 모르겠넹.
일주문을 떠 받치는 기둥
엄청난 굵기와 이 남성적인 울퉁불퉁함ㅎ
'이국에서 가져온 나무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통은 일주문의 주춧보를 석주로 하든가
잘 생긴 나무를 허리부분이 불룩하게 장식하든지 하는데
...이건 한마디로 파격적이다
주지스님의 용맹무쌍함이 배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불암산 등산지도
'불암산 호랑이'
육사생도와 국군 몇 명이 불암산을 근거지로 하여 빨치산 투쟁을 벌였다??
그들을 '불암산 호랑이'로 불렸다는 것이다
나는 이들이 어떻게 하여 본대의 후퇴시기를 놓치고 낙오되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잠시 안타까운 심경이 된다
빨치산은 북한에만 한정된 게 아니었다!
전원이 산화하였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여기는 빨치산 투쟁을 할만한 품의 산세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괴뢰군의 주 행군로가 양쪽에 있지 아니한가!
의외의 전과에 놀라고... 동족상잔이 안타까울 뿐이다
불암사
푸른 하늘에서 내리쪼이는 양광을 받아 빛을 발하고
살풋이 부는 한들바람
양기가 살찌우는 듯한 '불암사'
절은 양지 바른곳에 지어야 하리
불암사 경내를 들른다
이따가 하산할 땐 또 사정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므로
보살이 공양미를 봉지에 담고 있는 모습이 평화롭다
불전에서 나오던 신자들, 남자들은 넥타이를 메었다
특이한 풍경이다
위로 올라가니 마애보살상이 보였다
호기심 급 발동
나는 마애불상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바위에 불상을 조각하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싶어서다
가까이 가보니,
ㅎ
오른쪽의 보살님 얼굴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다
서산마애불상...에서 본 바로 그 장난끼 어린ㅋ
서산마애불상은 세월의 상처로 잘려나간 부분이 많은데
오히려 그것이 외려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힘이 있다
깨끗하고 섬세한 불상... 을 보는 마음은 경건하고 심원하다
크디크던 벽제 '보광사'의 입불상은 어떠한가?ㅜㅜ
그건 한마디로 '위협'이었다.
올라갈때는 못 봤던 백구가 태평하게 늘어져 낮잠을 잔다
셔터를 누른다
사람이 지나가도 '내몰라라'하는 이 백구야말로
인간사 道의 정점에 이르른 도사가 아닐까
스님이 지나가고
개는 잠시 머리를 들었다가......
'땡중이로구먼...'
하고 다시 눈을 감는다ㅎ
졸림을 마져 졸리우자ㅎㅎ
모름지기 저 백구처럼 '너'를 심드렁히 볼 수만 있다면
내가 현재 겪는 인간세의 불편관계는 없으리로다
보광사 시작점 바로 우측의
화장실 뒤로 돌계단이 나 있는데
그곳이 등로 입구다
그 길로 천천히 올라간다
길은 화강암 바위의 전시장
물이 도처에 흐르고
'이따가 내려올 때 목간이라도 하고갈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시야는 계곡의 숨겨진 장소를 기웃거리는데...
소나무 뿌리
그 뿌리의 외피부위를 사람들이 밟고 다녀
드러난 무늬가 장식품 수준을 뛰어넘어 작품에 이르렀다
이 사진 우측으로 가면
굵은 뿌리가 뻗어오는데, 옆의 참나무 뿌리가 이 뿌리를 휘감아 돌며
살을 파고들어 제법 아파보였다
내려오면서 그 부위를 다시 찍어놨으니 나중에 감상하자ㅎ
운좋게도... 그렇다
어디서나 언제나 변하지 않은 진리
'아는 만큼 보인다'
오기 전에 불암산을 인터넷검색을 했는데
경사진 바위를 등산화만 신고 오르는 모습...
숲속길을 걸어 산 높이의 중간이상을 올랐을 때 오른쪽으로 보이는 바위
그쪽으로 가보니 바위가 저~~위에서 이 밑까지 하나로 이어졌는데
어느 남자가 갈지字 형상으로 걸어서 왼편으로갔다, 오른편으로 갔다를 반복하며 오르는게 보였다.
상당한 경사인데도 그는 유유자적이다
그렇게 되어 진짜 행운아가 되어, 이 산의 바위를 타게 되었다.
그렇치 않으면 계속 숲길로 갔을 터였다
사진은 가뭄으로 탄 건너편 바위둘레의 붉어진 나무들과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는 남.여 두분
경운기 앞부분같이 생겼더라...
불암산
옛날 시골에서 팔뚝만한 마른 소나무를 깍아
팽이를 만들었었는데
그 팽이를 다 깍은 뒤
뒤집어 엎어 놓은 형상이 불암산이라면 이해가 쉬울꺼다ㅎ
그리하여 산 아래에서도
산 정상부를 쉽사리 볼 수 있다
자세히 그림을 보면 산 중앙부 조금 우측에 하얀 깃발이 하나 보인다
그곳이 이 산의 정상에 세워져 있는 태극기다.
저~ 위
유유자적 뒷짐을 지고 바위 경사를 타는 남자
위에 올라가 쉬고 있는 그와 만났는데 그는 이 바위이름이
'웨딩바위'라고 말해 주었다
남녀가 손을 잡고 오르는 바위라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경치
한마디로 '굿'
네마디로 '끝내준다'ㅎ
왼쪽으로 마석의 천마산에서 팔당대교를 지나
오른쪽으로 끝 관악산까지
중간쯤에 면목동 뒤 용마산과 이어 이쪽으로 오는 능선 어디 잘룩한 쯤에
'망우리 공동묘지'가 있으리라
또 망막렌즈를 가까이 댕기니
'송사리떼' 몰려다니는 하얀 운동장
아까 지나온 군대 병영이리라...
이곳에 올라와서 땡볕에 공차는 저들 송사리들의 움직임을 보니
'저 짓도 하릴 없구나!' 싶다
운동장에서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주전경쟁
경쟁자와 뒤쳐져 시합에서 뛰지 못하고
후보로 끝내 운동장에서 뛰지 아니한 자의 그 비참한 심경...... 아스널에서 후보로 있는 '박주영'의 심정을
이 세상의 모든 축구선수 후보들은 알리라!
나도 축구에 목매어 일회일비하지 않으리...
산의 속살을 드려다 본다
온통 바위, 그 위 작은 흙 그덩이에 뿌리를 박은 소나무
소나무와 참나무 만 자랄 수 있는 땅
정약용
어느 유식한 산객중의 하나는
가장 존경하는 선조로 정약용 꼽기를 주저 않는다
네이버케스트에서 정약용을 옮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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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잉?
저 바위쪽... 표식이 좀 이상하다ㅎ
가까이 가보니 소나무에 사람 발자국이 생겨, 이 바위를 타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소나무에 발을 딛고 차고 바위로 붙어 반들반들해진ㅎ 그리하여
위험해 보이기도 하지만 또 마냥 우회로로 갈 수만은 없는 노릇,
어드벤쳐 정신을 발휘하여ㅎㅎ 올라탄다
발 딛는 곳 적당한 곳에 이렇게 바위를 파 놓았다
이런 바위를 맨손으로 오르는 행위를 '릿지산행'이라고 하는데
사실... 어찌보면 이것이
밧줄타고 오르는 정식등반행위보다 더 위험한 행위에 가깝다
중심을 잡지 못하거나, 잠깐 판단에 착오가 생기면 그대로 추락이다
그러나 그 스릴도 만만치 않아서ㅎㅎ
바위를 타길 얼마나 잘했는지... 이곳에 올라오니
아주아주 큰 삼태기의 평평한 부분에 들앉은 듯한 느낌??
굉장한 바위운동장이라고나 할까??
거기에도 생명력은 여전하더라
소나무...
이번 3개월여의 가뭄에도 저 소나무는 끄덕 없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외려 몸피가 탱글탱글하다
뿌리가 어디 바위를 뚫고 흙속으로 갔을리야 천만부당할 터
그 야멸차고 굳센 '살아남기'의 천재
훗날... 내 생명에 회의를 느끼게 되는 날이 있다면
다시 이곳에 오리라
바위에 조그만 흙담을 쌓고서
저렇게도 통통하고 아담하고 몸피가 포동포동할 수 있는 비결을 배우리라
명품 소나무, 이름하여
올려다보는 바위경사면
네 다리로, 아니 하나도 있다면 다섯개의 다리로 올라간다
도중에 간이 후들거려 다시 내려갈까도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러나 바위를 자세히 보면 약간 파인 부분이 틀림없이 있다
그런 곳을 밟고 차고
그렇게 오르는 것이다
이곳이 바로 불암산의 '동쪽사면'이 되겠다
큰 물고기의 비늘처럼 생긴 바위를 일견하고
바라보이는 곳이 서쪽이 된다
정상부에 가까웠다
정상부에는 사람들이 보이고
태극기가 보이고 그러나 아직도
절벽에 가까운 바위를 조심스레 타고 오른다
끝까지 방심금물
곧 정상
이 곳을 타 넘기만 하면 정상인데 위험하다
감악산 서벽을 타던 기억을 잠깐 했다
감악산은 이곳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끝까지 돌덩이와 암반을 타고 오른 동쪽사면
이곳을 발견하고 오르게 된 건 완존 행운이다
머리속이 창호지에 햇볕 바른듯이 온통 화~안하고
심정조차 환상처럼 하늘위에 떠 있는 듯한 불암산
'신선이 산다!'고 누군가가 뻥쳐도 믿고 싶은 산 불암산
내가 올라온 방향인데
저 사람들은 오른쪽에서 또 올라오더라
사진방향은 불암산 동쪽 방향으로
새 아파트 건물군이 들어서고 있다
507m라고 1980년에 구맥회가 구분지어 놓았다
내가 인터넷을 뒤져 안 고도는 508m였다
불암산을 이루는 능선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그 능선 너머
수락산이 보이는 산이 수락산이다
좌측엔 도봉산 북사면이 의정부쪽으로 가라앉고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울 상계.중계.하계동과 북한산
동쪽사면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은 몇 안되지만
서쪽사면은 행락객이 많다
전철과 연계되어 그리하리라
인증사진
의외로 잘 나왔넹
난 찍어준 사람에게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속으로)너무 멀리 찍었다고 불평했었는데ㅎㅎ
미안해효~~
불암능선위의 행락객들
정상에 서서 오래 있을 수는 없다
몇 사람 서 있을 수 조차 없는 좁은 바위
인증사진 찍으면 곧바로 내려간다
하루종일 이 곳에 서서 사방을 둘러봤다면 얼마나 좋으리
태극기 밑에 분홍색 옷을 입은 소녀, 그 소녀는 지금
정상석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중이다
정상에서 인증사진을 찍는 건 위함한 행위이니 아래에다
주민안전을 배려하여 정상석을 설치해 놓았나보다
이 소나무 밑에서 태릉쪽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는다
바나나, 참외, 삼립크림빵
남서사면에 이렇게 철계단을 잘 설치해 놓았다
요기에서 쳘계단을 탈출하여 저들과 갈라져
원점회귀하는 등산로를 밟았다
차만 가져오지 않았다면
서쪽사면으로 내려갔으리
아까 올라올 때 보았던 기묘한 형상의 조각
그 부위의 상위뿌리다
사람으로 치면 넓적다리쯤??ㅎ
저처럼 상부에서 참나무 뿌리가 튀어나와
굵은 소나무 뿌리의 살을 파먹고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또 어디론가로 갔다
조용히 저 할일이나 하고
제 앞가림이나 잘 하고
제 길이나 갈 일이지 왜 남의 살은 파먹노??
'남무관세음보살'이라고 음각되어 있다
이곳은 하산 7부쯤,
두군데 주막을 지난 아래부분이다
목간ㅋ은 결국 마음속의 욕망으로 끝났다
사람들이 여기저기 출몰하여 옷 벗고 씻을 공간이 없더라ㅎ
불암사에서 보살들이 어울려 쉬고 있는 아래에서
얼굴을 씻었다
시원한 여름이여!
올라갈 때 보았던 이상한 형상의 음각
'저게 뭘까?'
가까이 가서 보아하니
이 절의 고승들을 화장해서 저 바위속에 암장한 것 이었다
글을 읽어보니 그렇터라
저걸 보면서 선운사 뒷산 바윗속에서 동학혁명군이 꺼낸
비책이 생각났다
다시 일주문을 넘어 속세로 내려간다
'선탈문'
이 문을 나서면 도사연, 탈속연하지 말고 사람틈으로 섞여 버리시오!
이렇게 하여 불식간 찾은 불암산
여러 산 올라봤지만
가장 장엄하며 신선이 노닐만한 명품산이었다
다시 별내IC를 타느라고 고생 좀 했다
내비를 업시키지 않은 탓이다
그림에서 불암사 바로 아래까지 차로 갔으며
그 후부터가 등산궤적도이다
후딱 다녀온 산치고 120% 만족스런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