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하얀 눈이 자주 내리지요. 소복소복 눈 내리는 광경을 보노라면 아련한 옛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지요. 이런 겨울에 잘 어울리는 곡이 < 첫눈 내린 거리>입니다. < 첫 눈 내린 거리>는 1968년 상영된 영화 <흑화>의 주제가입니다. 흑화는 검은 꽃이라는 뜻이지요. < 첫 눈 내린 거리>를 작곡한 분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동백 아가씨>(1964)를 만든 백영호 님이지요.
<흑화>는 한 남자가 두 여자를 두고 갈등하는 스토리지요. 아이가 없는 부부와 대리모 사이에서 벌어진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1960년대 대부분의 영화들이 그랬던 것처럼 여성들의 눈물을 쥐어짠 전형적인 최루영화입니다.
<흑화>는 1968년 7월 동아극장에서 개봉했지만 동 시기에 국도극장에서 개봉된 <미워도 다시 한번>에 밀려 흥행에 실패했지요. 그러나 이미자 님이 열창한 영화 주제가 < 첫 눈 내린 거리>는 크게 히트했습니다.
겨울이 돌아오면 거리의 전파상 라디오에서 자주 흘러나오곤 했지요.
이 곡의 주인공은 첫 눈이 내리는 것을 보자 떠나버린 연인에 대해 깊은 상념에 빠져 듭니다. 주인공은 연인과 데이트할 무렵 꽃이 피고 새가 울던 광경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러나 연인이 홀연히 떠나버리자 그 빈자리는 커져만 갑니다. 눈이 녹는 모습을 보자 영원을 약속한 맹세도 사라지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그러자 또 한번 슬픔이 밀려옵니다. 눈맞으며 홀로 걷는 이 길은 너무 아득하기만 합니다.
< 첫눈 내린 거리> 가사
꽃 피는 시절엔 둘이서 가던 길을
눈 내리는 계절엔 나 홀로 걸어가네
사랑한다고 변치 말자고
맹세하던 그 님은 어디로 가고
첫 눈 내린 이 거리엔 슬픔만 가득 찼네
새 울던 언덕을 둘이서 걸어가며
변함 없이 살자고 기약한 그 사람아
언제까지나 함께 살자고
믿고 믿은 그 마음 어디로 가고
첫 눈 내린 이 거리에 나 홀로 걷게 하나
https://youtu.be/TS5HrPKoXI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