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역사책모임 벼룩시장 부스가 매우 컸습니다. 부스 테이블이 8개나 되었습니다.
저는 그 중 지헌이 테이블과 소헌이 테이블 사이에 자리해 있었습니다.
지헌이 테이블에는 드로잉북, 그림일기장, 치약, 핸드크림, 포켓몬 스티커, 메이플 스티커가 있습니다.
당당한 어깨로 물건 파는 사장님 지헌이.
또래 손님들을 유치합니다.
"여기 티모시도 있어!"
물건 사는 사람이 뜸해지자
지헌이가 "어쩔 수 없이 이상해씨를 팔아야겠다"
하며 가방에서 인기 포켓몬을 내놓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한 번 보고 가세요."
말하기도 합니다.
"잘 안팔리면 4시부터는 1500원에 팔까요?"
2000원에 팔고 있던 스티커 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한 지헌이.
"선생님도 사세요 광활선생님은 특별 할인도 있어요."
"여기 물건 팔아요 물건 많아요 인형도 있어요"
1시간 내내 외치며 홍보해준 소헌이.
소헌이 목소리에 행인분들이 흐뭇한 미소로 다 쳐다보십니다.
소헌이가 맡은 테이블은 1000원, 1500원 물건 판매대였습니다.
장사가 잘 되지 않자 소헌이가 부채를 부치며
"왜 이리 사람이 안 오는 거야~~" 말합니다.
그 후로도 손님이 30분 정도 없었습니다.
"아 진짜 장사가 안되네! 하나만 사주세요~!"
소리치는 소헌이.
"갖고 싶은 거 있니?" 또래 손님이 오면 의자에서 내려 옆에 다가갑니다. 여러 물건을 소개해주기도 합니다. "이건 00이고 00할 때 쓰는 거야~"
소헌이와 지헌이는 결국 테이블에 있던 물건의 절반 이상을 팔았습니다.
꽉 차 있었던 테이블에 빈자리가 많아졌습니다.
돈 보관 박스에 돈이 점점 쌓여갑니다.
벼룩시장으로 느낌 점.
아이들을 주인되게 세워주는 일은 참 가치 있는 일이다.
지헌 사장님, 사장님 만큼 책임감과 열정을 가지고 임한 아르바이트생 소헌이.
그리고 지헌이와 소헌이처럼 자신이 맡은 테이블을 열심히 지킨 보아, 지원, 예준이.
가까이서 다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보아, 지원, 예준이도 손님을 맞이하고 가격과 용도를 설명드리고 돈을 받고 거스름돈을 계산해 드렸습니다.
판매할 물건을 모아온 것도 아이들.
가격을 정한 것도 아이들.
물건을 배치한 것도 아이들.
자신의 판매대를 맡아 지킨 것도 아이들.
손님을 유치하는 것도 아이들.
손님이 궁금한 것을 물었을 때 대답하는 것도 아이들.
물건을 소개해주는 것도 아이들.
흥정 요청을 고민해 받아들이거나 거절하는 것도 아이들.
돈을 받고 거스름돈을 계산하여 드리는 것도 아이들.
정리하는 것도 아이들.
도서관에 돌아와 돈을 정산해보는 것도 아이들.
자신들이 제안, 준비, 실행해 모은 돈으로 여행을 떠나게 될 아이들.
자연스레 아이들을 응원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어 나서는 일을
잘 할 수 있게 저는 뒤로 물러나게 됩니다.
손님들께서 가격이나 물건의 쓰임을 제게 물으면 아이들이 대답할거라 정중히 손짓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거스름돈을 계산할 때 손님들이 잘 기다려주실 수 있게 신경 쓰게 됩니다.
눈빛, 손짓으로 아이들이 잘해드릴 거라 말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아주 매우 잘 해냅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배울점이 많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에 놀랄 때도 많습니다.
깜짝 놀랄 만큼 멋있고 끈기 있는 아이들입니다.
7/23 벼룩시장 기록
물총 즐기는 선생님과 아이들
정산시간
2만원으로 내놓은 물건이 팔렸을 때
(판매 물건의 평균 가격은 천원이었는데!)
첫댓글 아이들이 참 잘했습니다.
즐거운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