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7.8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잠을 깼다.…역시 호텔 하나는 잘 잡았단 말이지...ㅋㅋㅋ
어제 로마에서 사가지고 온 식빵 남은거랑 어제 동네 수퍼에서 산 음료수 남은걸로 대충 아침을 해결하고 보니 체크아웃할 시간이다.…
"아줌마 근데 저희 짐좀 맡길 수 있을까요??"
"물론~".…
"유학생 갑시다.! ㅋㅋㅋ"
Assisi에서 유명한 곳은 사실 San Francisco 수도원 교회다. 가이드 북에도 여기만 나와있고…어제 동네 구석구석을 돌았으니깐 오늘은 성당을 중심으로 돌기로 했다…
우선 호텔에서 살짝 내려가면 있는 광장에 있는 오래되어 보이는 성당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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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성당이 몰려있는 아랫동네로 내려가는 길~
성당은 엄청나게 소박하다.…로마에서 본 대리석이랑 금박으로 치장된 성당과는 달리 사람을 차분하게 한다.…
2.5 EURO짜리 표를 사면 지하 Crypt랑 작은 박물관을 볼 수 있다…성당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들어가보기로 했다.…
"유학생 같이 들어가보죠~"
저 표정은...-_-;; 엄청 싫다는 표정인데...…
박물관이야 어짜피 내 관심사가 아니니 그냥 예의상 ?f어봐주고 바로 성당 지하 납골당으로 내려가봤다. 퀴퀴한 지하냄새가 난다.…사람도 없는 것이 모 하나 튀어나올 것 같다.…
'허기야 누가 여기를 돈주고 들어와 볼라하겠어…ㅋㅋㅋ'
유학생 표정이 영 못마땅해 보이는데…ㅎㅎㅎ
음 저기 끝에 뭔가 통로가 있다…아무래도 구멍이 여러 개 뚫려있는게 시신을 안치해놨던 공간인가보다…그냥 갑자기 오싹해서 그냥 돌아가려다가 보니까 갑자기 안에 들어가서 보고싶은 생각이.....…2.5 EURO 본전생각도 나고..^^;;…
"유학생 같이 들어갑시다.."
"혼자 들어갔다와요. 나 이런거 정말 싫어요…나 먼저 나가 있을께요..."
벌써 사흘째 같이 다니고 있으니 이제 말 놓을법도 한데 서로 눈치만 보니 이거야 원…ㅋㅋㅋ
어쨌거나 지하에 혼자 있으니깐 갑자기 무섭다…그렇다고 본다하고 나가기도 그렇고…들어가자~
'모 구멍속은 디카 플래시 터뜨리면 보이겠지...'
통로는 딱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폭이다…살짝 발을 들였더니…음 냉기가 확 느껴지는게...-_-;; 그냥 나갈라고 했는데 내 뒤로 사람이 하나 따라들어오고 있다...…ㅠ_ㅜ
"헉!!!!!!!!!!!!!!!!!!!!!!!!"
갑자기 지하 Crypt에 불이 꺼졌다..!! 진짜 울뻔했다.…그냥 바로 바깥으로 나갈라하다가 뒤에 따라오던 애랑 엉겨 넘어졌다.…걔도 소리지르고 나도 소리지르고…아무튼 난리가 났다.…둘이 그렇게 엉겨서 소리지르는데 불이 들어왔다.…그게 알고봤더니 사람 움직임 감지하는 센서가 우리가 센서 없는데로 들어가니까 사람없는지 알고 불이 꺼진거다.…아무튼 위에 표 검사하던 사람 내려오고 난리가 났다.…
"$%@&#!!!!!!!"
표 검사하는 사람이 우리보고 이태리말로 막 모라고 그런다..-_-;;
나랑 같이 엿먹은 애도 캐나다 애라서(베낭에 캐나다 국기가 붙어있었다...) 무슨소린지 몰르는 눈치다.…아무튼 내 눈치 내공으로 분석한 결과 아무래도 우리가 들어가면 안되는데를 들어간 것 같다.…아무튼 둘이서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고 거의 강제로 바깥으로 끌려나갔다.…
아무튼 밝은 바깥으로 나오니깐 인디아나존스 한편 찍은거 같다.…
'이 시점에서 성당이 무너져 줘야 딱 영화 되는건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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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납골당~왼쪽 모서리에 보이는 어두운 통로를 비집고 들가다가 봉변을 당했다..ㅠ_ㅠ
아무튼 놀랜마음 진정시키고 이동네 메인성당인 싼 프란체스코 성당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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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Francisco 성당~앞에 화단엔 'PAX'라고 되어있다. 평화라는 뜻이지 아마...
음 역시 중심 성당 답게 크다.…하지만 높이도 비교적 낮고 소박하게 지어져서 위압감을 주지는 않았다.…물론 이 성당 지하도 내려가 보았다.…여기 지하는 싼 프란체스코 관이 안장되어 있는 유명한 곳이라…아까 지하랑은 완~~~전 틀리다.…기념품 가게에 고해성사 받아주는 곳까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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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Francisco 성당~퍽 큰 규모인데 비해 친근한 모습이다..
음 근데 벌써 시간이…오후2시다…3시에 Firenze행 기차가 있으니깐…빨랑 역으로 가야된다.…
Assisi.......떠나려니 아직도 미련이 많이 남는다…모 그래도 나에게는 앞으로 훨씬 볼게 많이 남아있지 않은가...ㅋㅋㅋ
점심은 역앞에 맥도날드에서 해결…결국 유럽온지 6일만에 햄버거 라이프 돌입했다…(사실 유럽에 오면서 패스트푸드점은 가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다른 음식에 비해 크게 싸지도 않으면서 몸에도 좋을게 없으니 말이다…하지만 어쩌랴 맥도날드가 한끼 때우기 제일 만만한 것을…-_-;; 거기다 나중에 느낀 거지만 혼자 밥먹을 일 있을 때 식당가서 혼자먹기 진짜 뻘쭘하다… 아무튼 이 날 이후 혼자 밥먹을 일 있을때는 십중팔구 패스트푸트점에서 때웠다..ㅠ_ㅠ)
기차는 또다시 북쪽으로 달린다...Firenze에 도착하니까 벌써 5시가 넘어버렸다.…우선 호스텔을 잡아야 한다...유학생 왈 내일 Munchen 갈 야간기차 표를 예약해야 된다 그런다...그럼 나는 그사이에 호스텔 예약을......…
"브론또~~"
Firenze....꽃의 도시라는 뜻이란다..음 분위기가 참 포근한 느낌이 든다…르네상스가 꽃핀 곳답게 역 앞에 있는 성당부터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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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앞에 있는 Santa Maria Novella 성당~이탈리아의 광장엔 언제나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광장이 얼마나 중요한 공간인지 실감이 갔다.
지도를 보자...예약해놓은 호스텔 까지는 걸어서도 충분한 거리에 있다.…걷다보니깐 강이 나온다.…서쪽 하늘로 기운 햇빛에 강이 보석처럼 반짝거렸다.…그리고 강변으로 늘어서 있는 르네상스풍 건물들....내가 지금 Firenze에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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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nze에 흐르는 ???강~건물의 색감이 도시 분위기를 푸근하게 만들어준다~
호스텔은 대로변 뒷골목에 있었다.…사실 일진들이 현관앞에서 담배 피고있는걸 보고 처음에는 나이트 입구인줄 알았다...-_-;;
호스텔 숙박료는 아침없이 16Euro 란다. 아침 없는거 치고는 꽤 비싼편이다.…
유학생이랑은 다른방이다.…우선 너무 피곤해서 따로 좀 쉬다가 7시에 밥먹으러 나가기로 하고 베게 커버랑 침대시트를 들고 방으로 올라갔더니…
'헉!! 암내..-_-;;'...심하다.…
거기다 내 침대는 2층이다.…모 딱히 정해진건 아니지만 밑에 벌써 여자애 하나가 퍼져 자고있는데 어쩌나~근데 아무래도 내가 잘 침대주변에 암내가 유난히 심하다.
'설마...'
역시 범인은 밑에서 자고있는 여자애였다.....-_-;; 얘는 그러고 보니깐 덩치도 산만한게 발바닥도 까맣고 한마디로…한 10일 목욕 안한거 같으다.…
"헉!!!"
얘가 갑자기 눈을 뜬다.…
"Hallo~"
독일말이다...음 그래도 내가 이정도 독일말은 쫌 알아들을줄 알지...ㅋㅋㅋ
"Hallo!"
모 방에 들어온지 좀 지나니깐 냄새에도 좀 익숙해 진다.…
"어이 밥먹으러 안가요??"
그새 잠이들었나보다.…근데 유학생 뒤에 애들이 좀 달려있다.…
"얘네는 누구예요??"
"아~내방 룸멘데 얘기하다가 친해져서 같이 저녁 먹기로 했어요..."
역시 유학생이 몬가 들르긴 달르군...애들이 다국적이다. 하나는 일본애 또 하나는 인도애 또 하나는 노르웨이 애란다.…
노르웨이 얼라 왈
"옛날에 여기에 친척이 살아서 이주변에 맛집 아니깐 글로가자~"
모 당연 오케이지~ㅋㅋㅋ
찾아간 곳은 간판도 제대로 안붙어있는 식당이다.…밖에서 볼때는 망한것처럼 보였는데 안에 들어가니까
"이야~~사람많다~ㅋㅋㅋ"
이 주변에서 꽤나 유명한 집인가보다 사람많고 왁자지껄하고…완전 우리나라 갈비집 분위기...이동네 사람들 밥하기 싫어서 다 몰려나왔나 보다..ㅋㅋ 테이블도 없어서 10분이나 기달렸다.…
근데 메뉴가…-_-;;
"언니~저기 여기 영어 메뉴판은 없나요???"
"아~영어로 된건 없고 소금이랑 후추로 간 맞춘 송아지 고기랑 돼지고기가 우리집 베스트예요~^^"
가격도 송아지 고기가 9 EURO 밖에 안한다.…
빵도 무한공짜~ㅋㅋㅋ
맥주랑 샐러드를 공동으로 주문하고 각자 메인 음식을 주문했다.…
나온 음식은…ㅋㅋㅋ너무 맛났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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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맛있었던 저녁식사~이거 안먹어본 사람이랑은 인생을 논하지 말라...ㅋㅋㅋ
인도애랑 노르웨이 애는 야간열차 타러 역으로 가야한단다…역까지 델따줄 수는 없고…잘가거라~~해주고 옆에 수퍼에서 음료수를 사들고 가까운 공원으로 갔다.…
일본애는 영어를 나보다도 못한다…모 이쯤되면 거의 못한다고 보는게…모 그래도 베낭지고 다니는 입장에서야 이심전심이 있지않은가...ㅋㅋㅋ
"저기 근데 우리 여기를 뜨는게 좋겠는데요..."
"왜요 바람도 시원한게 딱 좋구만..."
"저기 쟤네들이 자꾸 우리주변 알짱거리는게 데인저러스한데요......"
음...그러고 보니 흑인애들 몇 명이 아까부터 우리주변을 알짱거리는거 같긴하다.…시간도 11시고…아무래도 이쯤에서 호스텔로 철수하는게 좋을꺼 같다.…
"그럼 다같이 철수~!!!"
대략적인 비용
숙박비 : 16 EURO
버스비 : 1 EURO
식비 : 21 EURO
입장료 : 2.5 EURO
총합계 : 40.5 EURO
첫댓글 유명한 관광지 소개도 좋지만...알려지지 않은...님께서 종종 가시는 돈주고는 아무도 안갈만한곳..그런곳에 대한 얘기, 호스텔에서 만난 사람들..그들과 함께한 저녁식사등등...그런 얘기가 훨씬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많고많은 여행기중에 님의 여행기가 특별한것 같습니다.
저도 윗분 이야기에 적극 동감이구요..^^ 수피아님 글이 정말 눈에 쏙쏙들어와요..^^ 오늘두..잼있게 읽고 가네요.. 그리구..한 달 뒤에 있을 저의 유럽여행에대한 기대감도 한아름 담아가네요..^^
궁금 한것이....이탈리아 식당에서 밥 먹으면 팁 주나요? 얼마나 줬어요? 5%? 10%? 저녁먹었으면 좀 주셨겠네요
맞아요^-^재밌어요~저도 이제 얼마남지않은 여행이 설레요..도움많이 되요^^
수피야님 여행기 이제야 보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팁은 안줬어요. 뭐 특별히 4~5만원하는 식사를 하지 않는이상 팁을 줄 필요는 없죠~그리고 네비게이터형~저 작년에 메모리 카드 현대백화점에서 받았던 사람이예요~ㅋㅋㅋ
오늘 첨 가입해서 글읽었는데 잼있네요..전 이번 9월에 짧은 여행을 계획하고있는데 막막하니...저렇게 자유롭게 여행을 하다니 경험이 많으신가봐여....좋겠당..많이 부러움
아르노 강?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전망좋은 방에서 들은 기억;;;;; -> 7월에 갈 건데 하나도 몰라 OTL) 근데 정말 수피야님 얘기 넘 재밌어요.. 둘이 그 지하컴컴한 데서 얼마나 놀랐을까. ㅋㅋ
꼭가고싶습니다.. ^^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오우~ 저 식당 어딘지 가르쳐 주세요..ㅡㅜ 이번에 베네치아 가면 가보고싶네요~ ^^
그냥 쫄랑쫄랑 쫒아가서 식당 이름을 몰라요..ㅠ_ㅠ 그러고 저 식당은 피렌체에 있습죠..ㅋㅋㅋ
전 사진 보고 놀랬어여....어케 거기를 들어갈 생각을 하셨을까~?!!ㅋㅋ
재밌게 잘 봤음니당...^^
진짜 저 식당 알고 싶다~ 수피야님 재밌게 읽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