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덜 깬 채로 일어났다. 원래 버스타고 공항 가려던 계획이, 날씨가 추워졌다는 이유로 아부지 어뭉이가 동행하셨다. 11시 30분 비행기.. 처음부터 실수한 것이 출국신고서를 쓰지 않았다 ㅡ ㅡ 너무 오랜만에 나가는 거라서 그래. 쩝. 직원이 줄 서지 말고, 출국신고서만 쓰고 다시 오라고 해서 갔는데.. ㅡ ㅡ 아까 그 직원이 없다 ㅡ ㅡ 교대했다. 이런 그지같은.. 줄 엄청 길다. 걍 철판 깔고 교대한 직원한테 갔다,. 큭..
비행이 길고 지루하다. 말레이시아 항공. 옆 자리엔 부산아줌마가 앉아있다. 아주머니 이름이 유자다. ㅡ ㅡ^ 성까지 밝히면 실명거론이니 좀 그렇고.. 암튼 쿠알라룸푸르 입국신고서를 도와주다가 알게 되었다. 암튼.. 덕분에 쿠알라까지는 말동무하면서 왔다. 말레이시아 항공은 처음 타 보는 것이었다. 원래 외국에 가면 그 나라 사람 한 사람이 그 나라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것이라 하지 않는가. 비행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시설이나 서비스 완전 개판이었다. ㅡ ㅡ 왠만해서는 개판이라는 말 쓰지 않지만, 정말 이건 dog board에요..
두통이 와서 약을 먹으려고 타이레놀을 꺼내들고 스튜어디스를 불렀으나,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았다. ㅡ ㅡ 그러기를 2시간. 약이 손에서 녹기 시작했다. 이런.. 한국인 승무원 반, 말레이시아 승무원 반인데.. 둘 다 안 온다. 한국인 승무원 한 명 지나가길래 직접 달라고 말했다. 갔던 사람이 돌아오지 않는다. 이 시간에 함흥간 것은 아닐테고.. ㅡ ㅡ^ 걍 침으로 삼키는 수 밖에.. 비싼 돈 주고 비행기 탔는데, 물도 못 먹다니.. 한 2시간 쯤 아까 그 승무원이 오더니 그런다.
"누가 물 갔다 드렸어요?" "...............아니요. 약 먹으려고 물 달라던 건데, 아무도 안 와서(내가 자기한테밖에 말한 적이 없는데..) 걍 침 모았다가 삼켰어요." "어머 어떡해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신경쓰지 마세요."
그리고.. 정말 아무도 그 이후에도 신경을 써 주지 않는다. ㅡ ㅡ
인천에서 런던가는 일정. 말레이시아 항공은 당연히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한다. 그런데.. 어라? 쿠알라를 가는 중간에도 경유를 하네? ㅡ ㅡ 코타키나바루라고.. 꽤 유명한 관광지인데, 거기서 착륙을 하는 것이었다.
'뭐 하자는 거지?'
그리고는 30분동안 나갔다 오란다. ㅡ ㅡ^ 지하철도 아니고. 그것도 공항 밖은 못 나가니, 공항 내에서 30분 있다 오란다. 크지도 않은 지라 갈 곳도 없을 뿐더러, 비행기 문을 나서자마자 동남아시아 특유의 끈적끈적함이 내 몸을 사로잡는다. 필리핀에 2번 갔을 때도, 끈적거림 때문에 하루에 2-3번은 샤워를 했던 기억이 난다. 빈민가에 갔을 땐 아예 하지도 못했었고 ㅠ ㅠ 암튼. 화장실 다녀오고, 창문에서 좀 삐대니 30분이 지났나보다. 들어오란다. 부산아줌마가 비행기에서 맛동산을 줬다. 허걱.. 감사.. 가방이 생각보다 무거워서 사 놓은 신라면이나 참치캔을 하나도 못 가져왔기에.. 맛동산에 감동을 먹어버릴 수 밖에.. 아직 도착도 안 했는데 이런다.. 걱정이 태산이다 ㅡ,.ㅡ
아까 타이레놀을 먹었는데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비행기도 좀 흔들거리고.. 덕분에 2번의 기내식 중에, 2번째 기내식은 거의 손도 대지 못하고 말았다. 드디어.. 쿠알라에 도착했다. 쿠알라 공항은 무척 크다. 내려서 수속 밟는 곳까지 미니 트레인(정확한 이름을 까먹었다)이 갑자기 오는 바람에, 아줌마랑 바삐 이별을 하고. 4시간동안 기다려야 했다. 여긴 크긴 하지만, 할 것 없기는 마찬가지다. 쩝.. 차 마시러 들어가려고 생각했으나, 앞날을 생각해 꾸욱 참았다. 저녁식사 대신으로 맛동산을 먹었다. 어차피 혼자만의 여행이니, 나 자신만 잘 다스리면 하루라도 더 눌러앉을 수 있다는, 희생주의적 사고관을 가지고 있는 터였다.
'나중을 위해.............참자!!'
탑승게이트 번호가 바뀌었다. 어라.. 큰일날 뻔 했군.. 기념품을 살까 하다가, 걍 쿠알라 지도만 집어들었다.
'짐만 될 테니까 사더라도 올 때 들러서 사야지.'
내 가방이랑 MP3는 완전 세트다. 색깔이 약속이나 한 듯이 같아 버리네? 아시아권은 영어가 잘 통한다. 아니, 오히려 내 영어발음이 더 좋다. 일단은 혀를 너무 굴리는 게 탈이긴 하지만, 영어공부를 하다 만 나에겐 오히려 그게 더 잘 들리니.. ㅋ 영국을 제외한 다른 유럽도 그러길 은근히 기대해본다.
첫댓글 사진이 다 안보여요~~ ^^;
잘 보이는데요? 이상하네요..
네이버 블로그에서 긁어 붙이는건 사진이 안보여요.. 아기독수리님께서 보이는건 이미 컴퓨터에 저장이 되어있기 때문이에요..
엑박의 압박....ㅠㅠ자료실에 사진을 올리고 사진주소를 받아서 올리시면 보여요~
다시 했는데.... 지금도 안 보이나요? 사진 보이시면 아무 분이나 답글좀 달아주세요~
전 잘보여요 ^^; 잘 읽었어요 ㅋ
감사합니다~ 그리고, 글 사진 안 보이는 문제로 조언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우히히~너무 재미있어요~^0^
우와 혼자 다니시는군요 존경스러워요~^-^*
감사합니다... ^^
오널부터 님글 읽어보려구영...재밌네영...
ㅎㅎ 전 지중해기행만있는줄 알았는데 , 처음부터 다시 읽게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