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우적! 텀벙아! 결국 상선약수란다!
- 지리산 서산대사길(20220727)
엊그제 같은 데 반세기라니...
하동 왕성은 정말 잘 아는 곳 정겨운 곳인데
이렇게 훌쩍 흘러 가버린 세월을 어쩌랴!
세이암에다 느티나무는 예대로인데
그야말로 인걸은 간데 없구나!
현실이 그런 길....
신흥마을을 둘러보고 서산대사길을 찾았다.
물놀이하던 신흥교 아래 옥빛 물결이 눈에 선하다.
그랬다. 뭐든 잠시는 좋아도 생활이 되면 아니다.
화개장터에서부터 신흥까지 걸었던 생생한 추억
그런데 가버린 세월을 어쩌랴!
하지만 그때도 몰랐던 원통암이었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쌍계사나 신흥을 찾을 때
그냥 하동 송림에서 섬진강 모래나 바라보았다.
꿈 많은 세월이었는데
아무것도 아니게 가버렸구나!
서산대사길 거쳐 의신 마을에서 헷갈렸다.
어쨌든 원통암을 거쳐 대성계곡으로 가리라!
하지만 가파르게 오르는 산길이 낯설었다.
원통암에 이르러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희미한 길 고로쇠물받이 길이었다. 그래도 넘어야지
펼쳐놓은 지도가 도 헷갈렸다.
이러려고 한 계곡산행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화개천 상류 의신마을 앞 계곡으로 직행
그냥 좋았다. 물놀이에 신이 났음이야!
뜨거운 바위에 엎드려 배를 구웠다.
등을 태우며 즐긴 바위와 하나가 되어 얼씨구 지화자!
옛날은 간데 없고 남아있는 지금, 인생은 지금이란다!
순수 물놀이만을 위해 화개천에 벽소령까지...
그때도 훗날이었는데
오늘도 그렇구나! 야만의 몸짓으로 불태우는 하루
그래도 좀 자중하거라!
노골적으로 말고 은근히 즐기거라!
그냥 다 버리고 어디서건 맛나게 살자!
슬쩍 앉아본 서산대사의 의자바위!
낭랑한 천변 물소리 그리어 상선약수란다.
생어역수영으로 살고자 무진 애를 쓰지만
결국은 운명이라고 말하지 않더냐!
임인년 7월26일 우정화요산악회 지리산 서산대사길!
출처: 우정화요산악회 원문보기 글쓴이: 오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