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과재배기술 〔4〕- 사과품종선택법
사과농사의 첫걸음은 품종선택에서부터 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품질이 우수한 경제성 있는 품종선택은 곧 소득과 직결되기 때문에 새로운 과수원을 개원할때 매우 중요한 결정의 하나이다. 최근 외국에서 무분별하게 도입된 품종이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대부분 국내에서의 적응성이 검토되지 않은 것들이다. 이들 품종 중에는 물론 우수한 것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사과를 비롯하여 과수는 영년생 작물이기 때문에 잘못된 품종 선택은 경제적 손실이 이만저만 한 것이 아니다.
1. 사과품종 선택시 고려해야 할 사항
가. 재배면적을 감안하여 몇가지 품종을 선택할 것인가 결정한다.
재배규모에 따라 품종수를 결정하는데, 소규모 면적에 많은 수의 품종을 재식할 경우 작업관리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또한 재배면적이 넓은데도 불구하고 소수의 품종을 심으면 적과나 수확작업 등 작업이 일시에 몰리기 때문에 노동력분산 차원에서라도 숙기가 서로 다른 몇 가지 품종을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30a(1,000평)이내라면 2품종 내외, 1㏊(3,000평)이하라면 3품종 내외, 1㏊이상 재배규모가 크면 4~5품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나. 숙기별로 어떤 품종이 있는가 알아본다.
재배면적에 따라 품종수가 결정되면 어느시기에 수확하여 출하할 것인가를 결정하여야 한다. 즉 조, 중, 만생종별로 어떤품종이 있는가 알아본다. 대체로 8월 하순까지 수확되는 품종을 조생종, 9월 상순에서 10월 중순까지를 중생종, 10월 하순 이후에 수확되는 품종을 만생종이라고 한다. 이러한 숙기구분이 꼭 맞는 것은 아니고 때에 따라 조중생종, 중만생종으로 나누기도 한다(표 1).
다. 숙기를 감안하여 품종별 구성비율 및 주력품종을 결정한다.
숙기별 품종구성비율은 농가별 재배규모나 또는 지역별, 작목반별 출하전략에 따라 어느 시기에 나오는 품종을 주력품종으로 할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다른 과종이나 아니면 다른 작물, 또는 축산등 복합 영농시 서로 노동력이 겹치지 않도록 주품종을 조생종으로 또는 중생종으로 할수도 있다. 대체로 재배규모가 1㏊이상이라면 조생종 10~15%, 중생종 30% 내외, 만생종 50~60% 정도로 하는 것이 무난하다. 추천 사과품종은 표 1과 같다.
표 1. 숙기별 추천 사과품종
구 분 |
주력(기간)품종 |
보조품종 |
검토품종 |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 |
쓰가루 홍로, 감홍, 양광 후지 |
산사 홍옥, 추광, 홍월 화홍 |
선홍, 서광, 갈라 착색계변이 후지조숙계변이(고을, 히로사키 등) 후지착색계변이(기꾸8, 로얄후지 등) |
주 : 1) 추천품종은 재배지역 및 년차에 따라 바뀔수 있다.
2) 용어의 정의
- 주력(기간)품종 : 재배의 중심이 되는 품종
- 보조품종 : 노동력분산, 출하시기 및 위험분산 등의 측면에서 보조적인 역할의
품종
- 검토품종 : 품종육성기관에서 조사결과, 유망시 되는 것으로 인정되지만 재배지역별 적응성이나 경제성 등에 대해서 좀더 검토가 요망되는 품종
라. 수분(受粉)관계를 알아본다.
사과는 타가수정작물이기 때문에 반드시 서로 다른 품종을 섞어 심어야 안정적인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후지’ 4줄에 ‘홍로’ 1줄과 같은 식으로 20%정도는 다른 품종을 혼식하여야 결실이 잘 될 뿐더러 과실내에 종자가 충분히 확보되어 품질도 좋아진다. 기존의 과수원은 대부분 재배품종을 수분수로 이용하고 있으나 수확기 및 병해충 발생양상 등이 서로 달라 관리상 어려운 점이 많은 실정이다. 최근 꽃사과를 수분수로 이용하는 재배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품종별로 몰아서 심고 재식거리 사이사이에 꽃사과를 심어서 수분을 도모한다. 이렇게 할 경우 품종별로 착색이나 시비관리 및 수확 후 관리를 별도로 할 수 있어 품종별로 정밀관리가 가능하여 생력재배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꽃사과를 이용할 경우는 꽃사과 2~3품종을 섞어 심되 주품종의 7~10%(주품종 10~13주에 꽃사과 1주 비율)정도 심는다. 주요 재배품종의 개화기 조만에 따른 수분수용 꽃사과품종을 보면 개화기가 이른 품종(홍로, 쓰가루 등)에 적당한 꽃사과 품종은 만추리안, 얀타이, 호파에이가 있고, 개화기가 늦은 품종(후지, 화홍 등)에 적당한 꽃사과 품종에는 프로페서 스프렌져, 아트로스, 아담스, SKK14, SKK16가 있다.
마. 어느정도 재배경력을 가진 품종을 선택한다.
최근 외국으로부터 많은 품종이 무분별하게 도입되어 보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에서 과실외관만 보거나, 현지 종묘상의 얘기만 듣고 증식하여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적응성 검토를 거치지 않은 품종은 실패할 확율이 매우 높다. 사과는 기상이나 토양조건, 재배방법에 따라 착색이나 과실크기 및 생리장해발생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반드시 국내에서 적응성이 검토되어 재배기술이나 장단점이 파악된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신품종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큰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수 있다.
바. 대목이 확실한가 알아본다.
사과대목이 어떤종류인가를 분명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대목의 종류에 따라 재식거리, 정지•전정 방법 및 기타 작업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대목의 특성을 파악하고 종류가 분명한가를 확인하는 것이 사과재배에 있어서 좋은 품종을 선택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다. 또한 대목길이가 적정한가, 자근대목인가, 이중대목인가도 확인하여야 한다. 묘목재식시 대목은 15~20㎝정도 노출되어야 하므로 대목이 길어 심식되거나 대목노출이 과다하여 수세가 지나치게 쇠약해질 우려가 있다. 짧을 경우는 노출부족으로 적정 왜화효과를 볼수 없을 경우가 있다. 대체로 지하부를 포함하여 대목길이는 40㎝내외가 좋다. 이중대목인 경우는 실생대목이 붙어 있으므로 대목자체의 왜화효과가 상쇄되어 지나치게 세력이 강하여 질 우려가 있으므로 가능하면 자근대목의 묘목을 구입하여야 할 것이다.
(출처 :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김목종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