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와인 몬다비 할아버지의 Opus one 1999

[슬픈안녕]

Opus One (오퍼스) 1999 년생

몬다비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드디어 시간이 슬픈안녕을 허락했습니다.

요즘 머가 그리도 바쁜지 평일에는 온통 일로 바쁘고, 주말에도 이런 저런 행사로 정신없이 바빴었답니다.

그래도 간만에 시간이 난 귀중한 주말 드디어 맘 잡고 경건한 마음으로 몬다비 할아버지 유작을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도 몬다비 할아버지 와인들을 좋아했었는데, 기회가 되지 않아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수 있는 오퍼스 원은 만나보질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가 겹치고 겹쳐서 몇몇 빈티지가 수중에 들어오게 되고, 때를 기다린 끝에 드디어 그 첫 단추를 풀어볼까 합니다.

쿠궁~~

몬다비 할아버지의 첫 선수 오퍼스원 1999년 빈티지를 소개합니다.

항상 그렇지만 제가 되지털 카메라를 워낙에 싫어라 하는 터라 되지털은 고전적인 기기를 사용하므로 접사기능이 떨어지니 그냥 그려러니 하세요. 아니면 하나 기증하세욤. 구형도 받습니다. ^^

슬픈안녕외일인: 아… 디카…. 이거 참… 평소에 잘 찍지 않다 보니 배터리가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있는 걸 몰랐지요. 덕분에 1분 충전하고 1장 찍었답니다. 접사 품질은 슬픈안녕님 말씀대로 그냥 패스~

오퍼스원을 일단 소개하고 넘어가야 하겠습니다. 머~ 워낙에 유명한 와인이니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항상 눈높이 사랑을 추구하는 슬픈안녕의 세심한 배려로 오퍼스원의 출생부터 천천히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퍼스원은 미국 와인의 성공신화로 불리는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 할아버지와 유명한 그랑크뤼1등급의 샤또무똥의 필립 드 로칠드(Philippe de Rothschild) 남작이 합작해서 만든 와인입니다. 음악작품을 말할 때 쓰이는 라틴어 “Opus" 와 영어의 "One" 을 결합해서 만든 이름이라고 합니다.

의외이죠. 프랑스어와 영어의 합성어가 아닌 라틴어와 영어의 합성어라는.. ^^

하여간에 두 거장의 역사적 만남을 통해서 세계의 모든 와인을 능가하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머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50%정도의 성공이 아닌가 생각한답니다. 1등급 무똥에 비교하자면 푸웃..

슬픈안녕외일인: 오퍼스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두 사람의 얼굴을 붙여 놓은 파란 라벨입니다.

솔직히 제겐 오퍼스원이라는 이름보다는 파란색 라벨이 먼저 각인된 와인이죠.

왜, 그런 거 있죠. 앞도 뒤도 없이 그냥 라벨이 마음에 들어 한 번쯤 먹어 보고 싶다는 그런 와인~ 저만 그런가요?^^ 여하튼 오퍼스원은 제게 그런 와인이었습니다. 하긴… 예전 출장길에 라벨이 마음에 들어 마셨던 ghost pine을 생각하면 라벨만으로 마실 와인을 결정하는 건 분명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지만, 본인의 말씀대로 ‘눈높이 사랑’을 추구하는 슬픈안녕님의 친절한 안내로(ㅋㅋ) 마음 편하게 오퍼스원 탐험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라벨의 그림도 상당히 독특한데 오른쪽이 남작, 왼쪽이 몬다비 할아버지의 얼굴을 붙여서 그림으로 형상화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라벨의 그림이 참 맘에 듭니다. 왠지 야누스적인 오퍼스의 느낌을 잘 살리는듯 싶습니다. 미국와인이지만 미국적이지 않고, 보르도 스러운 야누스적인 녀석...

오퍼스 원 와이너리의 대한 프로젝트는 1970년 이 두 사람이 하와이에서 만났을 때 남작의 제의로 시작되었고, 1978년 몬다비 할아버지가 남작의 초청으로 보르도를 방문하면서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답니다. 그리고 1979년 그 역사적인 첫째 아이가 출산하게 됩니다. 이때 와인메이커는 티머스 몬다비(몬다비 할아버지 계열)와 루시앙 시오노(로칠드 남작 계열) 였답니다. 1979년 오퍼스원은 1981년 나파밸리 경매에 첫 선을 보이게 되는데 이때 케이스당 2만4천달러에 낙찰되었답니다. 이때 캘리포니와 와인중 가장 높은 가격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머 최근에는 할란이스테이트가 있지만 당시에는 쇼킹한 일이였답니다.

하여간에 서론이 길어지는데요, 다시 현실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와인에는 좋은 음식은 필수이지요. ^^

오늘의 요리는 스테이크를 만들어 볼까 합니다. 머~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테이크가 만드는게 가장 쉬운 음식이고, 제일 폼나기 때문에 오픈을 이용해서 스테이크를 자주 만들곤 합니다.

매번 되는데로 레피시이기는 하지만요. ^^

오늘은 소고기의 살치살로 스테이크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살치살은 윗등심살과 어깨부위 밑의 살로 삼각형으로 생긴 부위를 말하는데, 마블링은 없지만 육즙도 많고 연하고 촉감이 좋아서 구이용으로 많이 이용하는 부위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혹시 모르므로 살짝이 칼집을 넣어주는 센스..                슬픈안녕은 센스쟁이 우후후~~

슬픈안녕외일인: 저 감자!!! 제가 손질한 녀석들~ 물론 껍질째 넣으려고 했었다는 슬픈안녕님의 핀잔이 따랐지만…

후추와 저염도 소금으로 밑간을 해주고 올리브유가 없는 관계로 포도씨유로 살짝쿵 옷을 입혀줍니다. 오픈에서 지나치게 육즙이 증발하는걸 막기 위해서이지요. 그리고 바질을 바질바질 발라준답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평이한 음식에 바질하나만 추가하더라도 왠지 모르게 이국적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피어오르는 싶어서 바질을 자주 애용한답니다.

이렇게 준비를 해두고 1시간 정도 냅둡니다. 양념과 고기가 친해지게끔 시간을 두는 것이지요. 예네들은 원래 친해서 냅둬도 금세 말문 트고 잘 지낸답니다.

그리곤 오퍼스 원을 개봉합니다. 오늘의 개봉에는 외1인 님이 수고하셨습니다. 그런데 선물받고 자주 사용하지 않아 라규올이 불편한가 봅니다. 위태위태 하더니 역시나 코르크의 허리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오홍.. 그러나 뒤처리 담당인 제가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 해 주었답니다.

슬픈안녕외일인: 라규올이 저를 도와주지 않더군요… 두 동강 난 코르크… ㅠㅠ

자 오픈했으니 맛좀 봐야죠. ^^

오픈하고 바로 시음을 해보니 이런이런 아직도 자고 있습니다. 미묘하게 향이 피어오르기는 하는데, 주질이 발렌스가 전혀 잡혀있지 않아 탄닌이 확 뜨는군요.  직감적으로 시간이 많이 필요로 함을 느낍니다. 그래도 강한 후추향은 초반부터 입안이 따끔 거릴정도로 강렬합니다. 강한 탄닌 때문인지 후추향 때문인지...

고민,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한병을 천천히 시간을 두면서 피고, 지는 태양까지 맛보는 것을 좋아하는 취향인지라, 어찌해야 할지 고민 고민.

슬픈안녕외일인: 처음 느껴지는 향은 톡 쏘는 듯한, 그리고 좀 텁텁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직 열리지 않아서 그렇다며 슬픈안녕님은 디캔팅을 할지 고민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노동력의 극대화를 위해 고민은 냉정하게 그의 혼자 몫으로 남겨 두고, 저는 음식 구경(절대 음식 준비 아님^^)~~

에잇. 비겁하게 중간을 택하도록 하겠습니다. 반은 디켄팅, 반은 남겨두기로 결정...

그나저나 만들던 음식은 마저 만들어야지요. 오븐에서 고기와 함께 고구마, 감자, 마늘도 같이 구워줍니다.

그리고 주변에 심심하니까 양송이, 양파, 파프리카 등을 볶아 줍니다. 볶음에는 외1인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

삶은 브로클리를 얻어주고..

셀러드도 하나 만들어야지요. 가장 간단하게 드레싱을 만들었습니다.

플레인 요구르트 + 허니머스타드 소스 + 유자차 로 향과 색을 내어 보았습니다.

자자잦 이제 준비완료 셋팅을 한번 해볼까요.

자잦 준비 완료입니다.  요리하면서 홀짝 거린 맥주와 오퍼스원을 기다리기 전 마실 그루지아의 와인 오카미 레드도 준비되었습니다. 오카미 레드는 지난번에 시음기 올렸었지요 ^^

자~ 이제 천천히 와인을 즐겨 보려고 합니다.

디켄팅하고 첫 1-2시간 가량은 더스티한 향이 서서히 피어오르면서 후추향과 바닐라 향과도 비슷한 향. 먼지 모를 향이 피어오릅니다. 블랙 까시스의 향과 함께 상당히 농익은 과실의 향이 강하게 납니다. 그러나 너무 튀지 않는. 주질은 끈적이는 듯한 농후한 느낌입니다. 전제척이 느낌은 함께 약간의 담콤하고 농익은 과실의 느낌이 강합니다. 상당히 농축되어 있는 포도로 선별한 듯한 느낌입니다. 그러나 직감적으로 아직은 멀었음을 느낄수 있습니다.

“ 더 기다려 보자, 더 기다려 보자. 몬다비 할아버지의 작품이 빛이 발하는 순간을 보기위해. ”

고인이 되신 몬다비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마시는 와인이라 왠지 더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쩝쩝~~

슬픈안녕외일인: 처음의 톡 쏘는 향이 톡 쏘는 맛으로 이어진 느낌입니다. 먼지향과 함께 살짝 바닐라 같은 향이 뒤에서 느껴지지만 그래도 제 입엔 후추라고 하기엔 좀 더 묵직한 쏘는 듯한 맛이 느껴집니다.

디켄팅 3시간째.

밸런스가 엄청납니다. 약간의 스위트한 느낌은 남아 있지만 목넘김 후에 느껴지는 오랜지속성~! 대단함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피니시가 1분가량 지속되는듯 싶습니다.

목넘김이 프랑스의 쌩떼밀리옹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목넘김 후에 코끝을 치고 올라오는 강렬한 향. 그러나 거슬리지 않는 듯이 부드럽고 거북스럽지 않은 강한향.

밸런스가 좋은 와인이 고급와인이라는 이야기에 동감하게 해줍니다. 아마도 몬다비 할아버지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게 메아리치는 와인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 아니였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슬픈안녕외일인: 희미하게 뒤를 받쳐주던 바닐라 향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파란 라벨은 담백한 카리스마를 연상시켰는데, 정작 와인은 달콤하면서도 부드럽게 입안을 감싸네요. 너무 화려하면 입천장이 싫어 하는데… 하지만 부드러운 맛과 함께 코끝을 살짝 자극하는 향과 맛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톡 쏘기만 하는 자극이 아니라 몽글몽글하게 포장한 듯한… 요즘은 놀이 동산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의 알록달록한 풍선을 투명 풍선 안에 넣어서 팔던데, 꼭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쓰면서도 무슨 말인지 모호하네요@@)

디켄팅 4시간째 와인을 목에 머금는 순간 온몸을 달콤함이 사로잡습니다. 더스티한 향과 강한 후추의 향은 사라지고 부드러움과 달콤함만이 남았습니다. 모든 어렵고 힘든 향은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달콤함과 부드러움만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이상하게 그러나 몸을 풀고난 뒤에는 복잡 미묘한 보르도 스타일로, 그리고 마지막에는 달콤한 나파스타일로 변화하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와인이 활짝 피기까지 의외로 시간이 적게 걸린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빨리 피어오른다는건 어쩌면 장점이 될수도 있고, 어쩌면 단점이 될수도 있습니다. 너무 늦게 피어오르면 적정 시간에 마시기 까다로우니 힘들지만, 너무 빨리 피러오르면 너무 가볍게 느껴질수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취향은 늦게 피는 와인을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그런 부분은 저와는 잘 않맞는듯 싶습니다. 날씨나 와인 컨디션에 따라 피어오르는 시점이 다르니까 좀 더 많이 마셔보고 평가해야 할듯 싶습니다. 

슬픈안녕외일인: 아… 졸려요… 요리는 슬픈안녕님이 했는데 왜 제가 더 피곤할까요~

아무래도 저는 2001, 2004년도 오퍼스원에서 그 마지막 모습을 감상해야 할 것 같아요.

한 잔을 마셨는데, 졸림과 배부름으로 마지막 느낌은 더 달아졌다는 느낌, 그리고 뭔가 흐트러진 듯한 느낌 외에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개봉하고 4시간째 병에 있는 오퍼스는 한참입니다. 디켄팅을 사용하지 않으면 개봉하고 4시간정도부터 마시는게 가장 좋을것 같습니다. 머 실내 온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요 ^^

이제 2001, 2004년 빈티지가 남아있으니 다음번 시음기도 기대해 주세요. ^^

오퍼스원을 기다리며 오까미를 마셨었답니다. 마지막 기념 촬영.. 찰칵

수동식 모자이크 처리..  ^^

나머지는 오퍼스원 홈페이지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참고하세욤.

1999년에는 온화한 여름 날씨에 이어 화창한 인디언 썸머(봄날 같은 화창한 늦가을 날씨)가 찾아와 수확물의 작황 결과가 뛰어났다. 1999년도 오퍼스원은 둥글둥글한 과일향과 부드러운 탄닌의 크림 같은 질감 위로 감도는 구운 아몬드향, 까시스향, 정향나무향의 아로마를 담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보존 기간이 긴 오퍼스원을 통해 플럼(서양자두)향, 체리향, 검은후추향과 부드러운 피니쉬(목넘김 후의 마무리 느낌)를 느낄 수 있다.

품종

까비네 쇼비뇽 84%           멀롯 7%              까비네 프랑 5%               

말벡 3%              쁘띠베르도 1%

스킨 컨택(skin contact): 포도를 수확한 후 발효를 할 때 포도껍질 제거 기간

40일

배럴 숙성

17개월

새 프랑스 오크통

번역에 외1인 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PS : 후추향 이외에 또다른 향이 무엇인가 했더니 정향이였습니다. 잘 접하지 않던 향신료인지라 알듯 모를듯 했었는데, 정향이였습니다. 아하~! 오늘 공부하나 했습니다. 그런데 플럼은 도무지 알수 없는 향이라는.. 쩝쩝

[ghostface]

.... 대박... 앞으로 후기 많이 남겨주세요^^

[ghostface]

지금 슬픈안녕님 후기글 다 보고 왔어요 ㅋㅋ 멋지게 사시는 모습이 너무 부럽습니다~나중에 슬픈안녕님께서 직접 구워주신 고기 먹어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ㅋ

[슬픈안녕]

헛.. 바베큐 벙개는 따뜻해지는 내년을 기약하시면 된답니다. ^^

[ComeTrue]

잘 읽었습니다 ..ㅎ 눈으로 보고 상상에 나래를 한번 펼쳤답니다 ㅎ

[마음의休]

흠냐 맛있겟어염.

[올리브1]

기대 됩니다 ....나머지 시음기 빨랑 보고 시포요

[dorocy]

그런데 놀라운건 언제나 많은 양의 음식과 와인. 오늘은 좀 덜하구 ^^ 부럽!! 오퍼스 원.

[mind]

오퍼스원,,, 언젠가는...

[sapphire]

여백의 미를 잘 살린 라벨만 봐도 설레이는데요...아쉬워요 코르크 ^^*

[하얀]

부럽습니다..ㅎㅎ 아침부터 배가 고파지네요

[BrunelloDiMontalcino]

슬픈안녕님 제가 알기로는 실제 유통되는 빈티지는 로쉴드 남작이 아니라 그 딸인 바론느 필립 로쉴드의 3대 업적중 하나입니다. 레이블의 얼굴도 바론느 필립 로쉴드 여사를 형상화했다고 하는군요. 믿을 순 없지만 ^^;

[슬픈안녕]

아~! 그렇군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