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금강산이라 일컫는 소금산(小錦山)과 구름다리
(기행 수필 소금산 제1편)
루수/김상화
작은 금강산을 가려고 해피 가족이 모였다. 그래서인지 하늘이 감동했나 보다. 맑고 깨끗한
물로 목욕한 하늘은 예쁘게 단장도 했다. 또 가장 아름다운 비취색으로 물들여놓았다. 떠다니는 흰 구름 몇 점도 거두어 냈다. 티끌 한 점 없는
파란 창공이다. 고운 햇살이 쏟아지고 그 사이로 새들이 나니 얼마나 아름다운 창공의 풍경인가! 보기만 해도 황홀하다. 신께서는 우리 인간을 위해
아름답게 하늘을 만들어 놓으셨다. 우리가 살아 숨쉬고 있는 이곳도 신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현재의 천당이 아닌가 싶다.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간현리 산116-1번지에 자리 잡은 소금산(小錦山)은 금강산의 아름다운 절경을 축소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소금산(小錦山)은 해발
343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경관이 매우 수려하여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는 산이다. 그래서 소금산(小錦山)이라 명명되었다고 한다. 등산로는
1997년에 3.5km 구간에 걸쳐 개발되었다. 관동별곡의 근원지인 섬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품고 있는 그림과 같은 산이다. 2018년 6월
1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하니 얼마나 아름다운지 상상이 된다. 그래서 우리도 그 아름다운 절경을 보러 가는 날이다
소금산의
임시 주차장에 내린 우리는 출렁다리를 가기 위해 조그마한 산등성이를 넘어야 했다. 산에 올라가면서 머릿속엔 출렁다리가 어떤 얼굴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또 소금산은 어떤 모습으로 아름답게 단장하고 기다릴까? 그리고 어떤 자세로 우리를 맞이할까? 하는 생각이 찬란하게 그림이
그려진다. 아마도 소금산은 임을 기다리듯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우리를 만나자마자 보고 싶었다고 방끗 웃으며 반길 것이다. 그러곤 뜨거운 사랑이
쏟아질 것만 같다. 남자다운 매력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여자다운 부드러움과 감싸 안는 매력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를 사랑으로 반가이
맞이할 것만 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허구의 세계를 상상도 해본다. 마을의 뒷동산 같은 언덕을 거의 다 넘었다. 산을 넘자마자 출렁다리가 저만치서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출렁다리까지 왔다. 우선 건너기보다 기념사진 찍기에 바쁘다. 너도나도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어댄다.
그러곤 건너기 시작했다. 출렁출렁 가마를 탄 듯 하늘길을 걷는다. 마치 본인이 공중에서 서커스를 하는 양 스릴 만점이다. 다리를 건너갈 때 약
50세 정도 된 여성 한 분이 얼굴이 노랗게 변하더니 엉금엉금 긴다. 아마도 고소공포증이 심한가 보다. 내가 먼저 걱정이 된다. 행여 여행을
왔다 병이라도 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와드릴까요 하고 물으니 말도 못 하고 고개만 끄덕인다. 한참을 손을 잡고 살금살금
걸었다. 그때부터 안심이 되는지 혼자서 옆 난간을 잡고 한 발씩 걷기 시작한다. 해피 가족이 아니길 천만다행이다. 아마 그 여성은 공포에 질려
오줌을 싸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게 전율을 만끽하며 춤을 추듯 출렁다리를 건넜다. 이 출렁다리는 2018년 1월 11일 개통되었다. 길이는
200m이며 폭은 1.5m이다. 높이 100m로 산악보도교 중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에 속한다. 교량 바닥은 이용객들에게 짜릿함과 아찔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설계 제작되었다. 바닥을 내려다볼 때의 아찔함과 전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100m 절벽 위에 길이 12m의
스카이워크도 설치하였다.
전율을 느끼며 한 여성에게 도움도 준 출렁다리를 건너왔다. 지금부터 소금산(小錦山)을 올라갈 것이다. 늘
웃음이 가득한 이상갑 회장과 회원들의 안전을 철저하게 지켜주는 박중묵 산악대장 그리고 해피의 자랑인 김명순 총무와 모처럼 나온 조경희 미인이 한
그룹 되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미인 두 분이 함께해서 아름다운 산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산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이 두 미인보다 더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하며 걷는다. 올라가는 길은 간혹 깔딱고개가 있어 나무 데크 계단을 설치해 놓았지만 대체로 순한 길이다. 원시림이 울창하게
들어섰고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아름다워 발길을 가볍게 해준다. 산을 오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새들의 노랫소리는 자연의 소리 중 가장
아름답다. 그런데 그토록 아름다운 소리를 왜 울음소리라 할까? 지저귀는 소리가 너무도 아름다워 필자는 그 소리에 반하고 만다. 때로는 무아지경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필자는 새들이 운다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다. 새들이 지저귄다 노래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표현이 있는데 왜 하필이면
운다고 표현을 하는지 모르겠다. 참으로 아이런이 한 표현이다.
산은 역시 산인가 보다. 아무리 등산길이 순한 길이라 해도 이마에선
땀이 흐른다. 그때 심명자 미인이 방글방글 웃으며 고문님 힘드시지요 한다. 그 말 한마디가 나에겐 커다란 힘이 되었나 보다. 몸이가벼워짐을
느낀다.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아 내며 드디어 정상까지 올라왔다. 자그마한 표석에 예쁘게도 글씨를 새겨 놓았다. 343m라고 써놓은 정상의
표석이 그리도 반가울 수가 없다. 애인을 만난 듯 기쁨이 넘친다. 너무도 기쁘고 반가워 소금산이라고 새겨놓은 글씨에 입맞춤까지 했다. 그러곤
동료들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김경이(요안나) 자매도 정상에서 다시 만나니 더욱더 반갑다. 장선덕 본부장은 자기를 희생하면서 회원들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사진찍기 바쁘다. 어느 산이든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그런데 소금산(小錦山)은 여느 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어찌 이리도 아름다울까? 바라보는 곳마다 매력이 넘치는 기암괴석이요,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이루어졌다. 원시림은 울창하게 들어섰고 금강송에선 솔향이 바람을 타고 은은하게 다가온다. 이렇게 아름다움을 품고 있어서 작은 금강산이라 했나
보다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내 점심은 김경이 자매가 참치김밥을 정성스럽게 싸 왔다. 자매 덕분에
참으로 맛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마치고 하산할 준비를 한다. 여기서 1km만 걸으면 몇 군데에 걸쳐 404 철계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하산길이 얼마나 험한 길이기에 404개의 철계단이 기다리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하산하는 길은 깔딱고개로 이어지면서 공포의 150개의
철계단이 나타난다. 약 80도의 경사로 이루어진 계단은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긴 계단을 내려가면 또 다음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계단을
내려가다가 다리에 쥐가 난다거나 팔에 힘이 빠져 잡고 있던 난간을 노친다면 수십길의 낭떨어지로 떨어져 짐승의 밥이 되고 만다. 그런데 왜 이리도
스릴이 넘치고 재미있을까?
초보자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철계단을 내려갈 때 올라갈 때와 같이 앞은 계단을 바라보고 뒷걸음을
하는 것 같이 걸으면 된다. 그때 절대로 밑을 보아서는 안된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계단의 숫자를 세면서 내려가면 공포가 사라진다. 첫
계단을 내려와 다음 계단을 내려가려고 할 때 이마에선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무심코 앞을 바라보니 섬강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이 환상적으로
다가와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말았다.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소금산(小錦山)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1999년 6월 간현관광지 관광열차
운행으로 SBS에서 생방송으로 "출발 모닝와이드"에 방영되었다. 그때부터 관광지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동네 뒷산을 연상케 하는 아기자기한
오솔길이 매우 매력적이다. 그러나 공포와 위험을 느끼는 기암절벽을 두루 갖춘 남성적인 산인가 하면 한편으로는 부드러움이 깔린 여성스러운 산이기도
하다.
섬강이 협곡 사이로 굽이굽이 흐르는 맑은 강물과 산봉우리들이 어우러져 빚어낸 절경은 한 폭의 수채화다. 절묘한 봉우리를
뚫고 흐르는 강물 위에 놓여 있는 철로 위를 달리는 기차를 보노라면 외국의 어느 관광지를 온 기분이다. 이 산의 특색은 강변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강변으로 내려온다는 것이다. 섬강 맑은 물이 소금산 자락을 휘몰아 흐른다. 푸른 숲 저위에 바위봉우리가 우람하게 보인다. 길이 103km의
섬강은 한강의 제1지류이다. 그 아래 간현유원지 근처에 두꺼비 모양의 바위가 있어 두꺼비 섬(蟾)자를 써 섬강이라 부른다. 그 아름다운 풍광으로
간현리 일대는 1987년 국민 관광지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이 찾아들고 있다. 간현은 조선 시대 송강 정철이“관동별곡”에서 그 절경을 예찬한
섬강의 푸른 강물과 넓은 백사장, 삼산천 계곡의 맑은 물에 기암, 준봉이 병풍처럼 그림자를 띄우고 있어 더욱 운치를 더한다. 여기에도 소금산의
벼루와 냇물이 어우러져 이룬 아름다운 경관 가운데 대표적인 경승으로 간현 8경을 꼽고 있다. 간현 8경을 적어 본다. 1경 두몽폭포, 2경
문연동천, 3경 병암, 4경 오형제봉, 5경 은주암, 6경 욕바위, 7경 옥선동대, 8경 베틀굴로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신기한 경관을 자랑하며
특별한 유래를 지니고 있다.
간현은 조선조 선조 때 이조판서를 지내고 청백리였던 간옹(艮翁) 이희선생과 관계가 있다. 강옹은 이
일대의 경색이 너무도 좋아서 더 나아가지 않고 여기서 “그친다”“머문다”또는“머무는 고개”라는 뜻으로 “간현(艮峴)”이라 이름을 붙이고 여기서
살며 자신의 호도 “간”이라 했던 것이다. 그래서 간옹(艮翁)은 간현의 한산 이씨 입향조(入鄕祖)가 된다. 1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2편에서는
박경리 선생의 문학관을 다녀온 소감과 선생의 발자취를 쓰려 한다.
2018년 06월 02일
첫댓글 소금산과 구름다리 멋진 기행문 고맙습니다
많이 더우시지요 손경훈 회장님
매일 불볕더위가 이어집니다
더위 잘 이겨내시고 건강하게 여름을 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중복이라 하네요
즐거운 불금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