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하기 위해 숙소를 나서니 길가에 쌓인 눈이 보인다. 눈이 쌓여 있으면 산중에 있는 절집에는 갈 수가 없다. 플랜 B를 가동하기로 하고 길을 나선다.
충주 미륵대원지 오층석탑, 석등
사람들이 오지 않는 시간을 피해 해가 뜨기 바쁘게 도착했다. 날씨가 흐려서 해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사에 스님을 애타게 불렀으나 응답이 없어 드론을 날렸다. 몇 컷 찍지도 않았는데 스님이 나오신다. 드론을 내리라고 하신다. 신분증과 신도증을 제시하고 사정을 설명하니 사람들 오기전에 빨리 찍으라고 해서 후다닥 몇 컷만 찍었다. 찍는 도중에 종무소 보살님이 드론을 내리라고 한다. 스님이 중간에서 괜찮다고 설명한다. 스님이 옆에서 지켜보고 계셔서 드론을 가까이 붙여 찍지 못했다. 그래도 찍을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제천 신륵사 삼층석탑
절집에 도착하니 요사로 가는 문이 모두 잠겨 있다. 밖에서 목이 터져라 스님은 불렀으나 응답이 없다. 어디 출타하셨는지 주차장에 차도 없다. 이 정도는 부처님이 용서해 주리라 생각하고 그냥 찍었다. 혹시 예불시간과 겹치지 않을까 싶어서 서둘러 달려왔는데 허락을 받지 못해 좌불안석하며 드론을 날렸다. 상륜이 잘 보존되어 있어 집중적으로 찍고 사진정리할 때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여기에도 옥개석 내림마루에 구멍이 하나씩 있다. 벽화는 전에 여러번 와서 살폈던 터라 기억이 사라질 때 다시 오리라 생각하고 떠났다.
단양 향산리 삼층석탑
제천에서 거의 1시간을 달려왔다. 절 집이 아니라서 편안하게 찍을 것을 기대하고 왔는데 동네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여 계신다. 모두 노인회에서 제공한 노란조끼를 입고 날도 추운데 나와 계신다. 아마 코로나로 마을회관을 폐쇄하니 이웃을 만나려고
이웃을 만나려고 추위를 이기고 계신다. 먼저 인사를 하고 드론소리에 놀라지 마시라고 하고 촬영을 시작했다. 모든 시선이 나와 드론에게 집중되었고 한마디씩 평을 하신다. 필요한 부분을 다 찍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다. 빨리 코로나로 인한 것들이 종식되어야 따뜻한 구들목에서 계실텐데..
영월 무릉리 마애여래좌상, 청석탑, 요선정
미륵암으로 가는 입구가 차단되어 있어 주차장에 주차를 하려는 순간 봉고차가 바리케이트를 치우고 들어간다..단 몇발이도 덜 걷고자 차를 몰고 절집 마당으로 들어섰다. 공공화장실 청소팀이 바리케이트를 치웠고 스님께 주차를 허락받고 잠시 걸었다. 나무가 빛을 가리고 드론이 촬영할 공간도 없게 만들어 놓았다. 올까말까 망설이다 왔는데 나무 생각을 못했다. 처음오는 곳도 아닌데..늘 나무를 피해 사진을 찍다보니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했다. 여기까지만 허락되는 일이라 생각하니 편안하다.
제천 장락동 칠층모전석탑
오후 촬영을 위해 배터리 2개를 충전하고자 점심 먹을 곳을 찾았다. 혼자서 다니면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중국집이 아니면 국밥집이다. 근처에 곰탕집에서 먼저 충전을 시키고 30분 뒤에 밥을 먹겠다고 약속하고 촬영을 했다. 가지고 다니는 배터리가 3개뿐이라 이렇게 하면서 충전할 시간을 확보한다. 1시간 이상을 해야 배터리 2개를 충전할 수 있어 잔머리를 잘 굴려야 한다. 몇 번이나 왔는데 올 때마다 하나씩 정비가 되는 것 같다. 절집의 소유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양해를 구하고 촬영했다. 이런 형태의 석탑은 위에서 보면 쌍둥이처럼 같다. 여기서부터 해빛이 좋다.
제천경찰서 삼층석탑
지난 번 답사 때에는 건물공사 중이라 볼 수 없었다. 이건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갔는데 여전히 있다. 공사전에 있던 원래 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차량의 배기가스를 그대로 맞아야 하는 자리에 있다. 작고 아담한데도 원형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듯 하여 좋다. 절에서 만든 것이 아니고 조선의 왕족이 개인의 안녕을 빌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비보탑과 절에서만 탑을 만드는 줄 알았는데 의외다. 이 탑에는 사리를 모셨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충주 추평리 삼층석탑
오늘은 답사지 사이의 이동거리가 길다. 늘 그렇듯 안전을 지키는 범위에서 이동은 신속하게 해야 답사지에서 조금이라도 더 머무를 수 있다. 지난 번에 왔을 때 조금 머물렀다. 탑구인지 지대석인지 헷갈리는 부분의 모서리가 특이하다. 여기도 옥개석 내림마루에 구멍이 있다. 바로 옆에 민가가 있어 조금은 신경이 쓰였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모처럼 햇살이 따뜻해서 좋다.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
두번이나 충주시청의 허가를 받고도 드론촬영에 실패했던 곳이다. 처음에는 드론이 제 마음대로 움직여서 당황하다 바닥에 추락했다. 두번째는 아예 이륙이 되지 않아 경고메시지를 살펴보니 근처에 공군기지가 있어 이륙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한다. 처음 생산될 때 공군기지 근처에는 이륙이 안되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다고 한다. 삼세번이라고 다시 한번 도전했으나 역시나다. 위에서 보면 그 비례가 멋질텐데..아쉽다. 직접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충주 창동리 마애여래상
강변에 있어서 위로 봐야 하는 곳이라 나름 기대하고 왔던 곳이다. 준비를 하고 날리니 고도제한이 걸려서 부처님의 얼굴까지 올라가지도 않고 여기도 비행금지 구역이라 드론이 그냥 착륙하려고 한다. 강으로 추락할까 싶어서 급히 착륙을 시키고 잠시 생각했다. 자동착륙까지 20초의 여유가 있으니 10초안에 강쪽으로 보내 한 두컷 찍어보고 위쪽 계단쪽에서 다시 10초동안 얼굴만 찍기로 했다. 찍히기는 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 빛도 반대방향이라 어둡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창동리 오층탑도 찍지 못할 것 같아 급하게 동선을 수정했다.
음성 읍내리 삼층석탑, 오층석탑
해가 거의 질 무렵이라 마음이 바빴다. 연못 가운데 있는 삼층석탑은 아파트 그림자에 가려서 어둡게 나온다. 서둘러 찍고 오층탑으로 가니 다행히 마지막 햇살이 비춘다..바로 옆에 아파트가 있어서 드론촬영이 불필요한 오해를 부르지 않을까 신경이 쓰였다. 아래쪽으로 풍탁공은 없는데 위쪽에 구멍이 뚫려 있다. 남산동 석탑과 같은 케이스다. 위와 아래가 탑신석을 보니 아래와 위가 바뀐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늘 답사는 여기까지다. 몇 곳을 패스하고 왔더니 진도가 빠르다. 내일 답사 동선을 많이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첫댓글 3개도를 아우르며 가열차게 다니고 계시네요ㅋ
저도 5개월 후에... 도전~~
미답처인 향산리탑과 추평리탑에 눈길이 갑니다...
오늘은 이동거리가 길었습니다. 제 애마 팔라가 고생했습니다.
택시 미터기에 나오는 그 말
적토마!
감솨!
주인 잘못 만나서..세단으로 태어나서 경운기길을 가네요..ㅋ
충주 미륵대원지 보수공사는
아직도 진행 중인가 봅니다?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어 보이더군요. 공사 끝나면 다시 와야겠습니다.
음성 석탑, 신륵사 석탑 뵌지 오래되었습니다.
갈 곳은 많고...
드론 때문에
옛 답사기를 다시 써야 할 듯
안전운행!
천천히 다녀오시면 되죠..ㅎ
우리 고향 북부를 섭렵하셨구나.....
층주에서 두 번이나 남의 차에 들어박힌 일이 있는데
탑평리와 청룡사 가다가 ㅎㅎ
중앙탑면은 드론촬영이 안되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추운날씨에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잘 보고 있슴니다
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운날씨에도 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변 정비가 많이 된 곳도 있고 다 가본지가 쫌 된 장소들이라 다시 사진들을 들쳐 보았습니다 잘 보고 있습니다
정비가 된 곳이 여러 곳 있더군요.추억속에 잠기는 것도 좋겠네요..ㅎ
강행군을 밥 먹듯이... 크 크
부럽네요.
***
요선정 포토 타이밍은 몇 시 쯤 일까요 ?
남원 신계리 마애불, 해인사 처인리 마애불...
시간이 안 맞으면 검은 그늘자국 때문에 애로가.
나무가 너무 많아서 언제든 그늘이 질 것 같았습니다..구름이 낀 날 가셔야 그늘이 지지 않을 듯 합니다..
@노마드 글쿤요.
미답처 인데 구름 낀 날 골라서 가기도 쉽지만은 않을 듯 합니다. 크 크
감사합니다
읽어 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추운날씨에 정말 강행군 하셨네요....
덕분에 탑이란 탑의 상층부는 다 보게 되는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운이 좋아서 계획한 것을 하나하나 촬영중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