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클래식 이야기]
쇼생크 탈출(1994)
3분여 삽입된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아름다운 음악 통해 현실의 고통 잊는 경험 선사
심광도 시민기자 webmaster@idomin.com
영화 속에 음악이 흘러나오는 순간, 화면 속 등장인물들과 함께 나도 얼어붙어 버렸다. 그저 멍했고 왜인지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함께 영화를 보던 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의 일이었고 그 잠시 동안을 비웠던 친구가 나는 안타까웠다. 이토록 음악과 장면이 어우러져 많은 의미를 품었던 영화가 있었던가?
영화 <샤이닝>의 원작자 '스티븐 킹'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명작 <쇼생크 탈출>은 그가 얼마나 뛰어난 이야기꾼인지 다시 한번 보여주며 '다라본트' 감독은 그의 장기인 감옥 이야기를 탁월하게 연출해 많은 이들의 인생영화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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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
촉망 받는 은행원 '앤디', 그는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쇼생크에 수감된다. 하루 아침에 인생이 바뀌어 버린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가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곳, 간수에게 찍히면 목숨마저 보장되지 않는다.
세상의 밑바닥과 같은 이곳에서 만난 '레드', 그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오랫동안 복역한 장기수이며 죄수들에게 물건을 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감옥생활에 적응한 '레드'에게 앤디는 관찰대상이다. 적응하기보다는 대항하며 불가능 속에서도 늘 자유를 꿈꾸는 그가 속절없어 보이면서도 가슴속에 무언가를 꿈틀거리게 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작업 중 간수장이 세금문제로 고민하는 것을 들은 앤디는 나서서 고민을 해결해 주겠다 제안한다. 위협적이던 간수장은 그의 능력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원하는가 묻는 그에게 앤디는 대답한다. '한 사람당 맥주 3병'. 앤디의 덕으로 함께 즐기는 맥주, 힘든 노동 후 누리는 소박한 그것은 단순한 액체가 아니라 자유였고 앤디는 그 자유를 모두에게 선물했던 것이다.
이제 그곳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린 앤디, 쇼생크의 간수들뿐만 아니라 타 교도소 간수들의 세금업무까지 처리해 주던 그는 어느덧 교도소장의 은밀한 자금까지 관리하게 된다. 덕분에 교도소 내 도서관을 만들게 되고 최장기 복역수인 '브룩스'와 함께 어렵지만 즐겁게 이 일을 해 나간다.
곳곳에서 기증받은 책들이 속속 도착하고 그리고 정리하고……그러던 어느 날 40여 년을 복역하던 브룩스의 석방이 결정된다. 하지만 함께 일하던 죄수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브룩스, 그는 이렇게 해서라도 죄를 지어 그곳을 벗어나기 싫었던 것이다. 어려서부터 지내던 감옥생활에서 벗어나 바깥세상으로 나간다는 것은 그에게는 낯선 행성에 홀로 버려지는 것과 다름 없기에 말이다. 이에 세상으로 나온 브룩스는 결국 목을 매 자살하고 만다.
새장 속에 가두어져 그곳이 세상이 되어버린 새, 새장 문을 열어 자유롭게 날아가라 하지만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일이 있고 쇼생크엔 앤디의 무고함을 증언해 줄 죄수가 나타난다. 하지만 앤디가 필요했던 교도소장은 그 죄수를 살해해 버리고 앤디의 마지막 희망 또한 사라지는 듯했으나 비와 천둥이 몰아치는 날 앤디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탈옥을 시도한다. 결코 새장에 적응할 수 없는 그 새는 탈출에 성공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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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옥에 성공한 앤디./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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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zdpVz_Sqi7s
https://youtu.be/hXqO2gmftgk
◇편지의 이중창
기증받은 책들을 정리하던 중 우연히 섞여 있던 음반, 그는 가만히 턴테이블에 음반을 올리고 흘러나오는 선율에 젖어 들다 곧 무언가를 결심한 듯 방송실의 스위치를 올린다. 이어 쇼생크의 모든 곳에 천국에서 들려오는 듯 울려 퍼지는 선율, 운동장에서 산책을 하던 죄수들도 작업장에서 작업을 하던 죄수들도 심지어 그들을 감시해야 할 간수들조차도 발은 땅에 들러 붙었고 눈은 스피커를 향했으며 귀는 가사는 알 수 없지만 천사임에 분명할 두 여성의 목소리에 빠져 든다. 영화사에 남을 명 장면으로 이때 흐르는 곡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편지의 이중창'.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수많은 명곡을 남긴 모차르트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라 평가 받는 걸작이다. 작곡가 '파이시엘로'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유명한 이탈리아 작곡가 '로시니'의 동명작은 리메이크작이다)가 장기 흥행하자 모차르트는 그 흥행을 이어 받기 위하여 대본가에게 속편 제작을 제안하게 되고 그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 <피가로의 결혼>으로 대략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바람둥이 백작은 피가로와 결혼하기로 되어 있는 수잔나에게 엉큼한 마음을 품고 있다. (<세비야의 이발사>는 백작과 백작부인의 사랑을 이어주는 피가로의 이야기이니 괘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피가로와 수잔나, 그리고 백작부인은 그러한 백작을 골려 줄 희극적인 묘안을 짜내게 되고 여러 가지 어수선한 일이 벌어진 후 결국 저택의 정원에서 수잔나를 유혹하던 백작의 행동이 백작부인에게 들통이 나게 된다.
백작은 크게 놀라 부인에게 용서를 빌고 그곳에 있던 이들은 모든 것이 무사히 수습된 것에 기뻐하며 피가로와 수잔나의 결혼식 피로연으로 향한다는 소동극인 것이다. 영화 속에 쓰인 '편지의 이중창'은 백작의 흑심을 알게 된 백작부인과 수잔나가 그를 유인하기 위하여 편지를 쓰는 장면에서의 이중창으로 백작부인이 선창하면 수잔나가 따라 부른다. 백작부인이 편지내용을 읊으면 수잔나가 받아 적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오늘 저녁 불어옵니다….'
이렇듯 영화 속 장면과 오페라 속 이중창은 아무런 연관 관계가 없다. 하지만 절묘하다. 왜? 그 이유는 음악이 흐르는 동안 나오는 '레드'의 내레이션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도 그때 두 이탈리아 여자들이 무엇을 노래했는지 모른다. 사실 알고 싶지도 않았다. 때로는 말하지 않는 것이 최선인 경우도 있는 법이다. 노래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래서 가슴이 아팠다. 이렇게 비천한 곳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높고 먼 곳으로부터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우리가 갇혀 있는 삭막한 새장의 담벽을 무너뜨리는 것 같았다. 그 짧은 순간, 쇼생크에 있는 우리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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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장면에서 가석방된 레드(사진)는 앤디를 찾아간다. /스틸컷
첫댓글 예전 쇼생크 탈출 영화보고 무척이나 감명깊게 봤는데 이음악이 나온거는 기억이 안나서 다시보고 싶은 영화이네요~
폰앨범 방장 취임을 축하합니다
@춘수 아~~축하해 주어서 감사해요~
수많은 영화중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네요 ~ 피가로의 결혼 삽입곡도
아주 아주 즐감 이여떤곡 ~
다시보니 새롭네요 ^^
음악 때문에 영화도 감동이 더 클거예요..
요즘도 티비에서 잊을만 하면 보여주지요...
그 때 마다 몰입해서 다시 보게 되어도 여전히 처음 감동 그대로입니다
물론 영화음악도 한 몫을 하고 있지요..
잊을 수 없습니다
교도소장의 방문을 걸어참금 체 세상 모두를 가진 표정으로 음악을 듣던 모습을...
오솔길님 이번 모임에 안오세요?
기다리는 분들 많은데요.
@첼리 아쉽게도요...^^;
이 번에 시간이 되면 꼭 참석하려 했는데요 안타깝네요
지난 사월 정모때도 그랬었지만요
한 달 한 번 모임이라서 스케줄 안 맞으면 고스란히 한 달을 기다려야 하네요..^^;
모쪼록 즐거운 모임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솔길 네 그 멋진 노래를 못듣다니 아쉽네요.
다음 달에는 꼭 같이 하기를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