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지대 얼음골·케이블카 타고 올라간 천황산 주능선 트레킹 후기
밀양얼음골 위치도
여름철에도 얼음이 어는 얼음골, 밀양(密陽)의 신비라고 일컬어지는 천연기념물 제224호인 밀양얼음골을 찾게 되었다. 얼음골은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 산내로(慶尙南道 密陽市山內面 山內路) 1647에 위치하고 있다.
영남알프스 산행개념도
얼음골 답사에 앞서 기념촬영
얼음골 주차장에서 다리를 건너 얼음골로 향하였다. 조금 올라가니 골짜기에서 나오는 공기가 벌써 서늘한 느낌이 든다. 얼음골을 상징이라도 하는 듯 산뜻한 아이스 벨리 리조트(Ice Valley Resort)가 고개를 돌려 우리대원들을 보고 있다.
얼음골 주차장에서 다리를 건너 얼음골로 가고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얼음골로 접어든다
얼음골을 상징 하는 아이스 벨리 리조트(Ice Valley Resort)
골짜기를 한참 올라가니 석조비로나자불좌상(石造毘盧遮那佛坐像)으로 유명한 천황사(天皇寺)가 보인다. 이 사찰은 규모가 작고, 천황산(天皇山) 얼음골에 위치하고 있다. 천황사의 주불전(主佛殿)은 대광명전(大光明殿)인데 이곳의 주불(主佛)이 보물 제1213호 지정된 석조비로나자불좌상(石造毘盧遮那佛坐像)이 모셔져있다. 이 불상의 특징은 없어진 머리 부분은 새로 만들었으나 몸의 비례가 인체와 아주 비슷하고 균형이 잡혀있다고 한다. 부드러운 어깨에 당당한 가슴, 날씬한 허리에 얇은 법의(法衣)의 사실적인 표현이 8세기 중엽과 8세기 후반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대좌(臺座)는 상중하대(上中下臺)의 세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그 중 하대의 복판연화(複瓣蓮花)무늬 위에 11마리의 사자를 세긴 것은 우리나라에서 사자좌(獅子座)의 대좌를 갖춘 유일한 것이라고 한다.
돌로 포장된 청황사 가는 길
천황사(天皇寺) 전경
천황사의 주불전(主佛殿)인 대광명전(大光明殿)
보물 제1213호 지정된 석조비로나자불좌상(石造毘盧遮那佛坐像)
11마리의 사자가 세겨져있는 사자좌(獅子座)의 대좌
천황사를 나와 아취형의 목교를 건너 결빙지(結氷地)를 향하여 걸었다. 돌길을 지나고 데크로가 나와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다. 암괴(巖塊)가 쌓여있는 결빙지가 보인다. 위쪽에는 자동관측 장비가 설치되어있고 결빙지를 향하여 좌측 중간 부분에는 태양열 발전 설비도 설치되어 있다. 하단부에는 사람이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도록 간이 펜스(fence)를 설치하여 결빙지에 침범 못하도록 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얼음이 결빙되어 있는 것이 보이는데 아직은 얼음이 크게 자라지 않아서 조그마하다. 그것도 사람의 손이 미칠까봐 그물로 덮어 놓았다.
천황사에서 얼음골로 건너가기 위해 놓은 다리
얼음골의 풍혈지대(風穴地帶)는 천황산 동북쪽 산줄기의 북쪽 계곡에 있다. 해발 600~700m 높이에 약3천여 평의 돌밭이 형성되어있다. 얼음골의 정식 이름은 시례빙곡(詩禮氷谷)이다. 이곳은 대체로 6월부터 바위틈에 얼음이 생기는데, 7월말~8월초에 얼음이 가장 많다고 한다. 반면 겨울에는 바위틈에서 따뜻한 공기가 나와 계곡물도 얼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이와 같은 얼음골 현상은 경북 의성, 경북 청송, 강원 정선, 충북 단양, 경기도 포천 등 전국에 걸쳐있으며 형성과정은 대체로 비슷하다. 얼음골의 학술용어는 풍혈지대(風穴地帶)이다. 풍혈지대에서는 너덜지대 비탈면의 바위덩어리 틈에서 찬 공기가 올라와 얼음이 어는 국소적(局所的) 저온현상(低溫現象)으로 예로부터 얼음골, 얼음굴, 냉혈(冷穴), 빙혈(氷穴) 등 다양하게 불러왔다.
돌로 이루어진 얼음골 길
얼음골 데크로 1
얼음골 데크로 2
얼음골의 암괴류와 태양광 발전설비(좌), 그리고 위쪽이 있는 자동관측기
결빙을 보호하기 위해 철망을 쳐 놓았다
결빙지대에 펜스(fence)를 설치하여 사람의 접근을 금하고 있다
이러한 풍혈지대에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 학자들의 학설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너덜지대 안과 밖의 온도·압력 차이로 인해서 얼음이 형성된다고 한다. 이 곳 얼음골 현상은 조립질(粗粒質)인 화산암지대에 형성된 너덜지대로 태양복사(太陽輻射) 에너지가 적은 곳에 나타난다. 너덜지대는 틈이 충분하여 안팎으로 공기가 잘 통하여, 내부의 한기(寒氣)는 아래로, 온기(溫氣)는 위로 분리되면서 상층부는 고온이, 하층부는 저온이 유지된다. 봄이 오고 기온이 오르면서 하층부에 있는 저온 공기가 밖으로 나오면서 결빙현상(結氷現象)이 나타나는 것이다.
조립질(粗粒質)인 화산암지대에 형성된 너덜지대
얼음골은 <소설 동의보감>과 <TV 드라마 허준>에서 허준의 스승 유의태와 허준이 생각나게 한다. 의성(醫聖) 허준이 얼음골에서 스승인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解剖)한 곳이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허준과 유의태 선생의 살신성인의 정신이 깃들어있는 신비의 장소 밀양얼음골! 허준은 은사인 유의태 선생에게서 의술을 전수 받아 1610년에 의학지식을 총망라한 동양 최고의 의서(醫書)인 <동의보감(東醫寶鑑)> 25권의 발간하여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그 당시 허준은 명예나 출세보다 인간의 귀천과 관계없이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인간중심의 진정한 의술인(醫術人)이었다.
얼음골의 결빙 현상(자료 제공: 밀양시청)
얼음골 결빙지에서 남쪽을 향하여, 우측으로 약 10분정도 가다보면 <가마불 협곡>이 나온다. 가마불이란 우뚝 솟은 거대한 절벽이 태고적(太古的)부터 흘러내린 계곡물에 의해서 두꺼운 암반이 깎여나가 계곡이 마치 가마솥을 걸어 놓은 아궁이처럼 생겼다하여 가마불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가마불 협곡(峽谷)은 암가마불 폭포와 숫가마불 폭포로 되어 있는데, 암가마불 폭포는 여성의 음곡(陰谷), 숫가마불 폭포는 남성의 남근(男根) 형상을 하고 있어 누구 보아도 암수가마불 폭포를 구분할 수 있다. 지금은 갈수기라서 가마불 폭포의 위용을 볼수 없어 아쉬움이 남지만, 여름철 장마기에는 병풍처럼 둘러싸인 기암절벽(奇巖絶壁)과 수십 미터 위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장관을 연상(聯想)하면서 발길을 돌려 천황사를 거쳐 얼음골 주차장에 도착했다.
가마불 폭포로 가는 잘 만들어진 데크로
가마불 폭포 안내판
암가불 폭포
숫가마불 폭포
천황사 쪽으로 내려가는 데크로
얼음골 계곡과 가지산 도립공원의 수려(秀麗)한 자연경관을 조망(眺望)할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를 탔다, 이 케이블카는 청황산(天皇山)의 주능선(主稜線)을 트레킹하기 위해 국내 최장(最長) 왕복식 케이블카로, 선로길이가 1,751m이며 상부역사(上部驛舍)는 해발 1,020m로 국내 최고지(最高地)에 위치한 곳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운행은 30분 단위로 케이블카가 운행되며, 상하부 역간 소요 시간은 10분이다. 한 번에 정원 50명을 태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4선 교주식(交走式)이며, 주행속도는 최대 6m∕S이다. 대원들은 하부 승강장에서 케이블카를 탔다. 오늘 따라 날씨가 쾌청했으면 조망된 경치가 아름다울 것 같은데, 안개가 끼어서 시계(視界)가 좁다. 상부역사에서 도착해서 영남알프스의 하늘과 구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해발 1020m 지점 상부역사에 도착하니 기온이 급감(急減)하여 서늘하다. 얇은 덧옷을 꺼내 입으니 체온 유지가 된다. 상상한대로 이곳에서 하늘과 구름을 만날 수 있었다. 상부역사 쉼터의 운무(雲霧)속에서 점심을 먹으니 마치 선계(仙界)에 와서 점심 대접을 받는 기분이다. 이러한 경험은 처음이다. 천황산 주능선(主稜線)길은 많은 투자를 해 데크로로 되어있었다. 등산객이 걷는 보도 바닥에 폐타이어를 쪼개어 엮은 고무 패드가 깔려있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한 밀양시청의 숨은 뜻을 읽을 수 있었다. 숲속 사이에 난 데크로를 따라갔다. 좌우에 푸르른 숲의 싱그러움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걷다니 바로 이것이 힐링 트레킹(Healing Trekking)인 것이다. 정말 기분이 상쾌하고 발걸음이 가벼워서 힘이 들지 않는다. <얼음골 케이블카 하늘정원> 안내판이 나온다. 하늘정원은 바로 영남알프스의 산군(山群)의 산이 조망된 모습이 마치 정원 같이 보여 하늘정원이라고 한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 하부승강장
케이블카가 드나드는 곳
케이블카 요금안내표
건물 위 전망대에서 남쪽을 바라본 풍경
삭도(Rope Way) 1
삭도(Rope Way) 2
케이블카의 상부 승강장
케이블카 상부역사 쉼터
잘 만들어진 데크로 1
하늘정원 그림지도 1
잘 만들어진 데크로 2
잘 만들어진 데크로 3
데크로와 통신사 중계탑
영남알프스는 경남, 경북, 울산 3개 시도에 걸쳐있는 높이 1000m이상 되는 7개의 산군(山群)을 아우르는 말이다. 가지산·운문산·천황산·신불산·영축산·고헌산·간헐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마치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그 이름이 붙여졌다. 울창한 숲과 계곡, 기묘한 바위, 울창한 숲들이 서로 어우러져 어디를 가나 절경(絶景)을 이루어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 영남알프스 하늘정원 주변 주요산 과 등산로
데크로를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한 끝에 <얼음골 케이블카 하늘정원> 전망대가 나온다. 하지만 운무로 아름다운 하늘정원의 모습을 조망할 수가 없었다. 정말 날씨가 원망스럽다. 천황봉을 향하여 걸렀다. 얼마 안가서 데크로는 없어지고 평탄한 지면 등산로가 나온다. 걷기 편했다. 진행방향으로 좌편에 `<샘물산장>이 보인다. 더 이상 가지않고 샘물산장 근처에서 회귀(回歸)했다. 바람에 날려 지나가는 가느다란 빗줄기는 트레킹의 묘미와 낭만을 배가(倍加)시켜준다.
얼음골케이블카하늘정원 전망대
하늘정원그림지도 2
샘물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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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윤중선생, 자네 산행 후기를 읽으면 현장학습 연구보고서를 읽는것 같네. 학술적이며 또 자세하게 써 주어서
마치 새로 한번더 답사하는 기분일세. 수고하셨네...
Abnormal의 後記에는 더 이상의 助言이 不必要하다.
允重 先生! 苦生하셨네.
답사기 박사 윤중선생, 우리끼리 그냥 보고 말기에는
너무 아까와 . 언제 이걸 묶어 답사기 책을 출판하도록 하자고 !
고맙고 수고 많았어요. 감사 !
상세한 설명과 함께 잘 보았습니다.
우리 전속사진사(해설사)님의 촬영 솜씨와 해설은 으뜸이라니깐요. 고맙습니다.
에브노말... 정말 후륭하십1니다. 답사기...
얼음골이 허준이 스승인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解剖)한 곳이란 걸 처음 알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