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생' 이 노래의 탄생사연은 잘려서 쓰레기장에 버려진 어느 여인의 긴 머리카락입니다.
예전에는 이것을 달비 (경상·충청·함경 방언)라고도 했었죠.
노랫말을 쓴 김석야는 1929년 천안 출생으로 공주고와 공주사대를 거친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그가 1963년 계룡산 동학사에 갔다가 여승(女僧)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 한뭉텅이를 발견합니다.
거기서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를 연상하고 삶의 질곡을 넋두리처럼 풀어놓습니다.
여기에 김호길이 곡을 붙이고 저음의 달인 34세의 최희준이 불렀습니다.
때는 부정선거로 인한 대통령 하야와 군사정변의 태풍이 지나가던 시절, 시대 이념과 작가의 감성이 만났던 것입니다.
이 곡은 그해 미스코리아 출신 미녀와 화학도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드라마 하숙생의 주제가로 채택됩니다.
최희준(본명 최성준)은 1936년 서울 종로 최 부잣집 아들로 출생,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던 해에
제8회 고등고시에 응시해 고배를 마시고 법조인의 꿈을 접었습니다.
그는 대학 3학년 때인 1957년 학과대표로 학교축제에 나가 김광수악단의 반주 아래 프랑스 가수 이브 몽탕의 샹송
‘고엽’을 불러 입상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8군 무대에서 활동했으며, 작곡가 손석우를 만났습니다.
손석우가 ‘항상 웃음을 잃지 말라’는 뜻으로 ‘희준’이라는 예명을 지어주게 됩니다.
당시는 드라마나 영화 주제가를 불러야 인기가 상승했습니다. 또한 방송국 개국 급물살로 다채널 시대를 열었고,
그즈음 최희준은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 ‘진고개 신사’ 등을 연속 히트시키며 자가용을 굴리는 마이카 가수 1호가 됐습니다.
1966년 MBC 개국 5주년에 10명의 인기가수를 뽑았습니다. 청취자 투표에서 최희준,남일해,유주용,이한필,정원,
문주란,이금희,이미자,최양숙,현미가 뽑혔고, 12월2일 서울시민회관에서 축하무대를 마련했는데,
이것이 10대 가수 가요제의 효시가되고 그날 가수왕은 최희준이었습니다.
하숙생
김석야사 김호길곡 최희준노래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 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말자
미련일랑 두지말자
인생은 나그네 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없이 흘러서 간다
인생은 벌거숭이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가
강물이 흘러 가듯
여울져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벌거숭이
강물이 흘러 가듯
소리없이 흘러서 간다.
흔히들 옛날 가수라 트로트를 불렀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음악은 모두 재즈를 기반으로 한 스탠다드 팝과
스윙 음악이었습니다. 이게 당연한 것이, 최희준은 미8군에서 공연을 했던 인물입니다.
미8군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가수들은 당연히 50년대부터 60년대에 이르기까지 미국에서 크게 유행하던
스탠더드 팝이나 로큰롤 장르 위주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당시에는 빅밴드 형식의 여러 악단이 활동했었는데, 특히 최희준이 주력으로 있었던 악단인
'A 트레인'도 스윙 재즈 장르가 기반이었습니다.
애초에 1960년대 초 대한민국 가요계는패티김,현미,윤복희,신중현 등 미8군 공연을 했던 이들이 장악하게 되는데,
최희준도 이들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미8군 무대에 선다는 것은 실력을 인정받은 보증수표와 다름없었습니다.
최희준은 1995년 정계에 복귀한 김대중의 신당 새정치국민회의의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이듬해 1996년 총선에서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갑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어 15대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2018년 8월 24일에 향년 82세의 나이로 노환으로 별세했습니다.
첫댓글 옛날을 회상하게 하는 멋진 연주에 마음을 빼앗기고 머물다 갑니다.
해박한 음악 지식에 감탄합니다.
맑고 깨끗한 연주에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첫번째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과찬이십니다 더욱 정진하라는 뜻으로
받겠습니다. 곡에 대한 사연들은 나름 여러곳에서 정리만한것이라 감상에 도움되신다니 다행입니다.
가수 최희준씨에 가수생활을 자세히 올려주었네요
하숙생 노래는 저음이라 부르기가 약간 까다로운 노래인데
그때1960년대 히트곡 이지요
어찌하여 연주화면이 잘 보이지 않네요
그렇죠 한시대를 풍미했던 명곡입니다.
감사합니다. 개인 연주영상은 못올리게되어
음원만으로 대신합니다.
매력적인 저음에 하숙생
하모니카 연주로도 듣기좋습니다
미처몰랐던 사연까지 들려주셔서
더감동입니다 멋진연주 잘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밤되세요.
하숙생에 얽힌 기막힌 사연을 들으니
인생이란 것이 더욱 덧 없음을 느껴 봅니다.
멋있는 연주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애잔한 사연이 노랫말과 선율로 변하여
명곡이 되었나봅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되세요.
정말 잘 들었습니다.
늘 좋은 연주곡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곡도 기대하겠습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시고
늘 행복하세요.^^
네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어렸을 때 KBS라디오 드라마에서 배경음악으로 나왔던 것을 기억합니다.
아코디언 연주가 은은히 깔렸는데 느낌이 아주 좋았습니다.
고운 연주 감사히 감상합니다.
옛추억을 소환하는 명곡이지요.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주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