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31D153355ECF2D127)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57B4E5873A1570D)
낮이 가방 안으로 사라져버렸다
바다는 네 방에 가득 몰려와 밤마다 파도친다
바다의 목소리들
내일을 미리 열고 들어간
너의 밤이 물결에 철썩인다
네 부푼 꿈이 오므라지고
늘어놓은 책들이 스르르 일어서서
네 방문을 연다
비상구가 떠올라 허공으로 올라간다
기웃거리는 밤
깜빡이며 바다를 뒤적이는 밤
어제의 노을이 돌돌 말려서
가슴속으로 밀려온다
파도처럼
모래는 바람에 실려
창자 속으로 뒤틀리며 몰려온다
길 잃어버린 바람이 문 앞에서
울음처럼 펄럭거린다
분해된 꿈들이 조개들 따라 입을 다물었다
물살을 헤치고 이름들이 솟구친다
슬픔이 너무 오래 말라갔어
몸을 짜내는 기다림이 너무 길어졌어
널뛰는 그리움이 해일처럼 밀려왔어
아름다운 목덜미에 열여덟의 시간이 새겨지고
얼음처럼 차가운 실망
끙끙 앓는 혀
어미의 수심은 빈방에서 펼럭거렸다
철썩거렸다
비가 오면 귀가 열린다
너를 듣는 밤이 길다
밤이 젖어
뱀처럼 느리게 기어간다
컴컴한 한숨,
기도하는 입술이 떨린다
너는
움켜쥔 소라로 소리를 들으며
고둥으로 나팔을 불고
영원을 호출하며
세상 밖으로 가는 길로 헤엄을 치고 갔다
달이 뜨고
삶을 습격한 폭력과 혼돈의 문턱을 넘어서
갔다
벚꽃망울 터뜨리던 열여덟의 웃음이
그립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1724B58739C9C2B)
가슴에 뚫린 길을 따라 아이들이 떠났다
세월호가 안고 떠난 바닷길은 차갑고 춥고
아픈 길이었다
팽목항에 고꾸라진 세월호
수 천 개의 물길이 출렁이며 아이들을 끌어안고 울었다
육지로 올라오지 못하는 파도는
팽목항 앞바다에서 몸부림쳤다
아이들은 물결 타고 하늘로 떠나고
어미들은 철썩이며 서럽게 울었다
팽목항은 앞으로도 오래 울음 울 것이다
어미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의 울음을
대신 울어줄 것이다
아이들을 잊지 못하는 어미 따라 울어댈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3624D58739CEA11)
진정 어떻게 말해야 할지
어떻게 울어야 할지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내내 궁리만 하다 1년을 보냈어요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아도
기도의 향불을 피워 올려도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어도
2014년 4월 16일 그날
세월호에서 일어났던 비극은
갈수록 큰 배로 떠올라
우리 가슴 속 깊은 바다에 가라앉질 못했네요
함께 울겠다고 약속해 놓고도
함께 울지 못하고
잊지 않겠다 약속하고도 시시로 잊어버리는
우리의 무심한 건망증을 보며
아프게 슬프게 억울하게 떠난 이들은
노여운 눈빛으로 우리를 원망하는 것이 아닐까요
문득 부끄럽고 부끄러워
세월호 기사가 나오면 슬그머니 밀쳐두기도 했죠
오늘도 저 푸른 하늘은 말이 없고
여기 남아 있는 지상의 우리들은
각자의 일에 빠져 타성에 젖고
적당히 무디어지는데...
일주기가 된 오늘 하루만이라도
실컷 울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의 죄와 잘못을 참회해야 하지 않을까요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이기심과 무책임으로
죄없이 희생된 세월호의 어린 학생들과
교사들 승무원과 일반 가족들
구조하러 들어가 목숨을 잃은 잠수부들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면서
더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지 않을까요
미안하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잘못했다
두 주먹으로 가슴을 쳐야 하지 않을까요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끝나지 않는 슬픔이 그래도
의미 있는 옷을 입으려면
여기 남은 우리가
더 정직해지는 것
더 겸손하고 성실해지는 것
살아있는 우리 모두 더 정신 차리고
다른 이를 먼저 배려하는 사랑을
배우고 또 실천하는 것
공동선을 지향하는 노려으로
신뢰가 빛나는 나라를 만드는 것
나비를 닮은 노란 리본보다
더 환하고 오래 가는 기도의 등불 하나
가슴 깊이 심어놓는 것이 아닐까요
아아 오늘은 4월 16일
진달래와 개나리
벚꽃과 제비꽃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곱게 꽃문을 여는데
그들은 우리와 같이 봄꽃을 볼 수가 없네요
바다는 오늘도 푸르게 출렁이는데
물속에 가라앉은 님들은
더 이상 웃을 수가 없고
더 이상 아름다운 수평선을
우리와 함께 바라볼 수가 없네요
죽어서도 살아오는 수백명의 얼굴들
우리 대신 희생된 가여운 넋들이여
부르면 부를수록
4월의 슬픈 꽃잎으로 부활하는 혼들이여
사계절 내내 파도처럼 달려오는
푸른빛 그리움, 하얀빛 슬픔을 기도로 봉헌하며
이렇게 슬픈 고백의 넋두리만 가득한
어리석은 추모를 용서하십시오, 앞으로도!
첫댓글 명복을....
첫번째 사진 리본 일베 리본으로 알고있는데 맞나요?
헐 구글링하다 막 찾은건데 죄송합니다 빨리 알아보고 수정할께요
저도 저거 발견하고 들어왔는데 모바일 본문엔 안보여서 ㅋㅋㅋ
@조유진 죄송합니다 빨리 수정했어요. 제대로 확인 안하고 이미지써서 정말 죄송합니다.
@stormforest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용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모두 맘 편히 편히 편히 좋은글 쓰시려고 만드신건데 맘 상하게해서 죄송합니다 ㅠㅠ
@개구리가벌떡벌떡 아니에요. 좋은 글을 쓰더라도 자료가 잘못 된 지도 모르고 사용했던 점. 저야말로 반성하고 다시 한번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ㅎㅎ
기억하겠습니다
훈훈한 게시물과 훈훈한 댓글에 웃음 짓고 갑니당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