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마지막 날, 봄 향기, 봄 햇빛 가득 맞으며 성모병원 종양내과 외래 실을 찾습니다.
지난 6주간의 내 컨디션을 둘러보니 이번에도 피 검사에서는 모두 정상일 듯싶습니다.
기다리는 것은 폐에 위치한 원 발암 크기의 변화입니다.
최소한 더 커지지는 않았으리라는 믿음 속에 좀 작아 졌느냐 아니면 그대로 불변이냐..
둘 중 하나의 결과가 주어지리라 생각이 들지만 둘 중 어는 것 하나라도 저에게는 행운
그 자체입니다. 통증과 아무 부작용 없이 항암을 이겨 나갈 수 있다는 것은 폐암 4기인
나에게는 신이 나에게 준 최고의 선물임을 머리에.. 가슴에 이미 각인 시키고 쇠뇌 시켜
놓은 상태입니다.
역시나,
- 피 검사 결과 모든 수치 이상 없습니다.
- 복부 CT 비교 판독 결과 아무 이상 없습니다.
- 흉부 CT 비교 판독 결과 *불변*입니다.
- 부작용.. 후유증 전혀 없고.. 다 좋습니다.
- 궁금한 것 있나요 ?
“ 없습니다..”
- 임상 신약 계속 복용하시고 6주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 예~~”
진료실 문을 열고 나오면서 심호흡을 해 봅니다.
알게 모르게 긴장했던 모양입니다.
또 다시 6주의 시간을 얻었습니다.
끝없이 반복되는 투병의 시간이 이어 질 것입니다.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 보람을 찾는 것은 나의 몫입니다.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투병.. 항암...
이 단어들에 익숙해 질 때도 되었건만 아직도 남의 얘기처럼 들립니다.
임상신약 약국에 들려 '아우라' 두 통을 받아 들고 속으로 읊조립니다.
' 6주간 우리 지금처럼 잘 해 보자..'
' 너는 너의 본분을 다 하고.. 나는 나의 본분을 다 할 테니..'
‘ 지금처럼 너랑 나랑 손잡고 암을 때려잡자...’
‘ 오케이..?’
‘ 오케이..’
치료 진행 사항 (1956년 2월 생, 뇌, 척추 전이)
2012년 11월 30일(금) : 리더스헬스케어에서 종합검진 실시
2012년 12월 12일(수) : X-ray 판독 결과 폐 CT 촬영 권고 받음
2012년 12월 14일(금) : CT촬영 결과 폐암 판정,
2012년 12월 26일(수): 강남 성모병원에서 종합검진 결과 폐암 4기,
뼈와 뇌로 전이, 수술불가, 항암치료 권유
2012년 12월 27일(목) : 종양내과 강 진형 교수 외래, 검진 결과 상담
- 항암 약물 투여 결정
- 표적 치료를 위한 유전자 추적검사 권유, 승낙
2013년 1월 8일(화) : 유전자 추적검사 결과 '양성' 판정
- '이레사' 연구자 임상시험 권유, 승낙
2013년 1월 8일(화) : 방사선 종양학과 김 연실 교수 외래
- Cyber Knife 방사선 뇌수술 결정
2013년 1월 10일(목) : Cyber Knife 방사선 뇌수술 (우측)
2013년 1월 11일(금) : Cyber Knife 방사선 뇌수술 (좌측)
2013년 1월 25일(금) : 임상시험 동의서 작성
2013년 1월 31일(목) : 항암 약 '이레사' 복용...
2014년 8월 21일(목) : '이레사' 내성 생김 (571일째, 복용 중단)
2014년 8월 21일 (목) : 전뇌 방사선 10회 치료하기로 결정
2014년 8월 25일(월) : 전뇌 방사선 치료 시작
2014년 8월 28일(목) : 임상 신약(AURA 2상) 진행하기로 하고 동의서 작성
2014년 9월 5일 (금) : 전뇌방사선 치료 10회 완료
2014년 9월 11일(목) : 입원 후 폐 조직검사 실시
2014년 10월 7일(화) : 조직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
임상 신약인 AZD-9291 AURA 2상으로 항암 결정.
2014년 10월 15일(수) : 임상 신약 <아우라> 첫 복용
2014년 11월 26일(수) : 임상 신약 <아우라> 복용 6주, 반응이 좋음(원 발암 축소, 주변 전이 암 사라짐)
2015년 1월 8일(목) : 임상 신약 <아우라> 복용 12주, -불변-
2015년 2월 17일(화) : 임상 신약 <아우라> 복용 18주, -불변-
2015년 3월 31일(화) : 임상 신약 <아우라> 복용 24주, - 불변-
抗癌 日誌 (3/12/2015 ~ 3/30/2015)
3월 12일 (목) 맑음 -3/7도
- 항암 시작 773일째..
* 아우라 복용 149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외래
- 오전 1시간 안양천 걷기
- 저녁 30분 자전거 *일일 총14,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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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동네 이비인후과 치료만 믿고 있다가 2달 이상을 놓쳐 버렸습니다.
오늘 성모병원 이비인후과 협진 외래를 하면서 왼쪽 귀 고막에 염증이 가득하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동안 동네 이비인후과에 세번이나 치료를 받았지만 염증 얘기는
전혀 없었는데... 약만 먹으면 쉽게 낫는 병이라니 안도의 숨을 쉬었습니다.
오늘 친구가 자전거를 사고 얼마 타지 않고 눈이 안 좋아 자전거를 방치하고 있는데 가지고
가서 타라고 해서 얼씨구나 하고 가져왔습니다. 안 그래도 봄이 되면 새로이 하나 장만하려고
했는데 잘 되었습니다. 열씸히 자전거도 타면서 운동해야겠습니다.
3월 13일 (금) 맑음 0/9도
- 항암 시작 775 일째
* 아우라 복용 161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전 30분 자전거
- 오후 1시간 30분 안양천 걷기
- 저녁 30분 자전거 * 일일 총 13,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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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의 금요일이 조용히 지나갑니다.
점심 식사 후 안양천을 따라 걸었습니다.
따뜻한 봄 햇살이 등을 따뜻하게 합니다. 불어오는 바람도 찬 기운이 약간 남아 있지만
봄기운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름 모를 파란 새싹이 땅을 뚫고 솟아오릅니다. 이제 곧
개나리와 진달래에도 새싹이 솟아오를 것 같습니다. 기다리던 봄이 오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내 몸과 마음도 봄맞이 새 단장을 해야겠습니다.
뭐부터 바꾸고 단장을 할까... ?
3월 14일 (토) 맑음 1/11도
- 항암 시작 776 일째
* 아우라 복용 162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전 30분 자전거 * 일일 총6,5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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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께 자전거를 준 친구에게 조그만 고마움의 표시로 점심 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한우 부챗살로 맛있게 먹으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물론 자전거를 받아서도 고마웠지만 친구의 마음이 같이 전달이 되어 더 고마웠습니다.
겨울 내내 빠른 걸음으로 운동을 했지만 자전거를 움직이는 다리 근육과는 또 다른 가
봅니다.
두 다리에 전달되는 기분 좋은 뻐근함을 오랫동안 느끼고 싶습니다.
3월 15일 (일) 맑음 0/13도
- 항암 시작 777 일째
* 아우라 복용 163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삼성산~관악산> 산행 (10:00 - 16:30) * 일일 총 27,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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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봄, 봄이 왔습니다.
아지랑이도 피고.. 생강나무의 꽃망울도 피고..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 왔고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 왔습니다.
체력을 키우고.. 면역력을 키우고.. 내 몸속의 암과 한판 겨루어야겠습니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월 16일 (월) 맑음 3/16도
- 항암 시작 778 일째
* 아우라 복용 164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전 1시간 자전거
- 오후 근력운동 30분/자전거 1시간 *일일 총12,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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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도 풀렸고..
전뇌 방사 치료 이후 바닥으로 떨어졌던 체력도 어느 정도 올라섰고..
전뇌 방사 치료 이후 하루아침에 떨어져 나간 근육도 원상 복구해야겠고..
해서 오늘부터 근력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강도도약하게.. 시간도 조금씩 늘려 나갈 예정이며 2달 내에 예전의 근력을 갖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겨울 내내 푸시-업으로 근력 운동을 조금씩 했지만 내일 아침이면 온 몸이 뻑적지근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3~4일이면 가라앉으니 걱정할 필요도 없겠지요.
내일이 기대되고 한 달 후가 기대되는 요즘입니다.
3월 17일 (화) 흐림 6/16도
- 항암 시작 779 일째
* 아우라 복용 165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전 40분자전거
- 오후 1시간 30분 안양천 걷기
- 저녁 40분 자전거 *일일 총14,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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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찌푸린 날씨.. 내일은 봄비 소식이 있습니다.
안양천 제방에도 개나리가 싹을 피웠습니다. 이제 곧 만개할 것이고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벚꽃이 하늘 가득 메울 것입니다. 그 터널 속을 걷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곧 그런 날이 온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봄’은 우리 환우들에게는 여러 가지 의미로 다가 옵니다.
모진 겨울을 잘 이겨 냈다는 자부심도 있고..
기지개를 펴고 운동도 하고 등산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삼복의 더위를 이기기 위해 면역력을 올리는 좋은 때이기도 하고..
그 중에서도 제일은 다시 봄을 맞이했다는 것이겠지요.
봄이 가져다주는 ‘희망’은 그 무엇보다 귀한 것이니까요.
3월 18일 (수) 흐림/비 9/14도
- 항암 시작 780 일째
* 아우라 복용 166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전 1시간 자전거 *일일 총6,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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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때까지 하늘이 잔뜩 흐려 있더니 곧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덕분에(?) 오후, 저녁 운동을 생략하고 최대한 편하게 의자에 기대어 음악을 듣습니다.
책은 요즘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오래 탐독하기 어렵습니다, 핑계인가..?
창문 너머 빗방울을 바라보고 있자니 봄 내음이 코로 스며드는 듯합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는 봄의 꽃들이 줄을 잇고 있을
것입니다. 화려한 봄 잔치가 그려집니다. 그 속을 걷고 있는 내 모습이 그려집니다.
3월 19일 (목) 맑음 8/19도
- 항암 시작 781 일째
* 아우라 복용 167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전 50분 걷기
- 오후 1시간 30분 안양천 걷기
- 저녁 40분 자전거 *일일 총17,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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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비가 오고 나서 오늘은 ‘쾌청’, 그 자체입니다.
날씨가 포근해지니 겨울동안 집에 칩거하시던 어르신들이 운동을 나오셔서 안양천
제방이 그동안 한적함을 벗어나 제법 시끌벅적 합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른들도 눈에 띱니다.
이래서 너나없이 모두들 봄을 기다렸나 봅니다.
나도 그 속에서 봄을 즐기고 있습니다.
3월 20일 (금) 맑음 7/21도
- 항암 시작 782 일째
* 아우라 복용 168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전 40분 자전거
- 오후 1시간 20분 안양천 걷기
- 저녁 30분 근력운동/50분 자전거 *일일 총11,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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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미쳤나..‘할 정도로 여름 날씨를 보여주고 있는데 결국 ’이상기온‘이라는
기상청의 발표가 있고 다음 주에는 기온이 떨어진다고 예보하고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꽃망울을 피우고 있는 나무의 강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으리라 봅니다.
요즈음은 컨디션도 좋고.. 컨디션이 좋으니 기분도 좋습니다. 기분이 좋으니 집사람과도
짧게나마 대화가 이어지고 외식도 하고 다음 주에는 영화도 같이 보기로 했습니다.
안양천에 벚꽃이 만개할 즈음엔 같이 도시락 싸가지고 나와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그동안 회사 일에... 그리고 주말엔 산에만 미쳐 있던 것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가집니다.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화실과 수채화협회 일 그리고 내 뒷바라지를 하는 집사람이
고마울 뿐입니다.
3월 21일 (토) 맑음 7/20도
- 항암 시작 783 일째
* 아우라 복용 169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친구 딸 결혼식 참석 *일일 총4,8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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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창한 봄 날씨의 연속..
절친 초등 동창 둘째 딸의 결혼식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큰 딸 그리고 지금
둘째 딸을 시집보내는 친구를 보니 부럽기도 하고...
친구는 얼마나 홀가분할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채영이와 지영이를 생각해 봅니다.
지금 열심히 회사에 잘 다니고 있으니까 결혼을 강요할 생각도 없지만 그렇다고 그냥
두 손 놓고 쳐다보기만 하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내가 폐암 환자라는 것이 결혼 적령기의 두 아이에게 부담으로 느껴질까 두렵습니다.
3월 22일 (일) 맑음/황사 2/15도
- 항암 시작 784 일째
* 아우라 복용 170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삼성산> 산행 (10:00 - 15:30) *총 24,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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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사와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일요일..
산우들과 근교 산행을 하면서 봄 향기를 만끽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대학 동기이자 ROTC 동기인 친구의 부음 소식을 듣고 영안실을 다녀
왔습니다. 만 7년이 넘게 뇌경색으로 병상에 누워 힘들게 생명의 끈을 놓지 않던 친구가
결국 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친구의 8년 뇌경색 투병을 생각해 보니 나의 암 투병은
잽도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친구의 죽음을 앞에 놓고 내가 얼마나 행복하고
편안하게 투병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문상 온 동기들과 오랜만에 만나 안부를 전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예전 후보생 때의
추억에 잠시 잠겼습니다.
참으로 좋은 시절이었는데...
3월 23일 (월) 맑음 1/10도
- 항암 시작 785 일째
* 아우라 복용 171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전 30분 자전거
- 성모 이비인후과 외래
- 오후 40분 근력운동/1시간 자전거 *총 6,3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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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에 병원에 들려 청력검사한 결과는 다 좋다 입니다.
고막의 염증만 제거하면 괜찮을 거라고 하면서 작은 주사기 하나 가득 염증을 뽑아내며
보여 줍니다. 항생제와 소염제를 기대하고 있다가 곧 바로 주사기를 귀에 넣으면서
"조금 따끔합니다"라는 짧막한 경고와 함께 염증을 빨아 당깁니다. 황당했지만 최고의
처방, 저걸 몇 달 동안 귀에 담고 있었다니 충격이었지만 멍 했던 왼쪽 귀가 뻥 뚫리면서
순식간에 신천지를 경험하는 듯합니다. 이렇게 깨끗하게 소리가 들리다니.. 머리까지
맑아 집니다. 처방약 없이 일주일 후에 한 번 더 보자고 합니다.
3월 24일 (화) 맑음 -2/12도
- 항암 시작 786 일째
* 아우라 복용 172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전 30분 자전거
- 오후 1시간 20분 안양천 걷기
- 저녁 40분 자전거 *총13,000보
-*--*--*-*--*-*--*---*-*--*-*--*-*--*-*--*-*--*-*--*-*--*-*--*-*--*-*--*-
: 왼쪽 귀가 조금씩 다시 먹먹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하루 만에.. 들리는 건 여전히 잘
들리는데 뭔가로 귀를 막고 있는 답답한 느낌.. 다음 주 월요일 외래가 있는데 그때까지
경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인간의 몸이 얼마나 오묘하고 복잡한지 조금은 알겠습니다. 수 천만 가지의 경우 수에서
하나만 이상해도 우리는 불편을 느끼고 통증을 느끼고.. 아프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무 이상 없이 하루하루를 이어 간다는 건 하느님의 축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의 내 몸 상태가 그러했는데 그때는 하느님의 축복인지 모르고 당연하게만 생각했
습니다. 아파보니 이제 조금 눈이 뜨입니다, 그랴..
3월 25일 (수) 맑음 1/14도
- 항암 시작 787 일째
* 아우라 복용 173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전 자전거 30분
- 오후 1시간 30분 안양천 걷기
- 저녁 40분 근력운동/1시간 자전거 *총 12,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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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천 제방 양 옆으로 줄지어 선 벚나무들이 꽃망울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환상의 벚꽃 터널을 올 해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번만 더.. 한번만 더.. 했는데
항암 후 벌써 세 번째 맞고 있습니다.
벚꽃이 만개하고 비바람에 꽃잎이 다 날리고 나면 푸른 잎이 여름 내내 그늘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붉은 단풍으로 변했다가 낙엽이 될 것이고.. 흰 눈
내리는 겨울이 지나면 다시 봄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네 번째로 벚꽃을 즐길 수가
있겠지요. 그렇게 또 한 해가 말없이 지나 갈 것입니다. 내 건강도 조금은 더 좋아 지겠
지요.
3월 26일 (목) 맑음 2/15도
- 항암 시작 788 일째
* 아우라 복용 174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전 자전거 30분
- 오후 1시간 안양천 걷기
- 쇼핑 *총 12,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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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과 같이 아웃 스토어 매장에 들려 봄옷으로 치장을 했습니다.
살이 빠진 후 후줄 거래한 옷들을 이번 기회에 다 바꿨습니다. 몸에 맞는 옷을 입으니
새로운 기분이 듭니다.
아무래도 먹는 것 보다는 운동량이 많으니 살찌는 것은 포기하고 현재 체중만 잘 유지
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171Cm에 62Kg이면 조금 부족한 듯하지만 표준 체중에 들어가니 체력, 근력과 기력만
키우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습니다.
괜한 것으로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3월 27일 (금) 맑음 4/17도
- 항암 시작 789 일째
* 아우라 복용 175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후 1시간 안양천 걷기 *총 17,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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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일찍 이발소에 들렸습니다. 머리 삭발하고 6개월만입니다. 삭발을 해 준 이발소
사장님이 깜짝 놀라며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오랫동안 소식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는 얘기에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이제 갓 피어난 머리카락을 위에는 그냥 두고
밑에만 조금 다듬고 나니 훨 나아 보입니다. 이젠 날씨도 따뜻해 졌고 짧은 머리 모습도
내 눈에는 많이 익숙해 졌고 오늘 조금 다듬고 나니 외모에 어느 정도 자신이 붙어서
오늘부터 모자를 벗고 앞으로도 계속 벗고 다닐 생각입니다. 따뜻한 햇볕을 직접 받고
싶은 생각도 일조했다고 봅니다.
3월 28일 (토) 맑음 4/15도
- 항암 시작 790 일째
* 아우라 복용 176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오후 1시간 안양천 걷기
- 저녁 40분 근력운동/1시간 자전거 *총 8.5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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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과 점심을 집에서 느긋하게 해결하고 운동 삼아 텅 빈 사무실로 걸어 나왔습니다.
요즘은 날씨 얘기와 꽃 얘기를 빼 놓으면 할 얘기가 별로 없네요. 일상적인 생활의 반복이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고 그 와중에도 좋은 컨디션으로 봄 햇살, 봄 향기를 맡을 수 있음에
고맙고 감사한 시간을 가끔씩 가집니다.
텅 빈 사무실에 혼자 장 사익의 노래를 듣고 있자니 조용히 60 인생을 돌아 볼 시간이
주어집니다. 희미한 기억이지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초등학교 시절, 중.고등학교 시절,
대학시절, ROTC 후보생 시절, 2년의 초급장교 시절, 결혼 그리고 직장 생활, 대구에서
구미로 그리고 서울로.. 나름 보람도 있고 파란만장했네요..
항암만 잘 이겨 낸다면 극적인 드라마로 마무리를 할 수 있겠는데..
3월 29일 (일) 맑음/황사 4/17도
- 항암 시작 791 일째
* 아우라 복용 177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 강서둘레길> 트레킹 *총16,5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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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경 초등학교 동창들과 봄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나이가 나이니 만큼 산행은 못하고 둘레길을 몇 시간 걷고 왔습니다.
짙은 황사의 날씨였지만 비교적 포근한 날씨... 이 배낭, 저 배낭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찰밥, 도토리묵, 홍어무침, 각종 나물, 김밥, 말린 고추튀김
떡, 과일, 기타 등등... 진수성찬이 따로 없습니다.
두 다리가 아니라 입으로 정기가 다 옮아갔는지 얘기들도 재미있게 잘 합니다.
친구들의 배꼽 잡는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듯합니다.
변한 없는 친구들의 모습이 반갑고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3월 30일 (월) 맑음 7/20도
- 항암 시작 792 일째
* 아우라 복용 178일째
* 특이사항 : 없음
- 강남 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심장초음파, 복부/흉부 CT
- 오후 1시간 20분 안양천 걷기 *총 15,0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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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서둘러서 성모병원 이비인후과를 먼저 찾았습니다.
고막에 다시 염증이 생겼다고.. 염증 뽑아내고 고막에 심지를 심고 목요일 날 뽑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처방전은 내지 않네요.. 약도 같이 먹었으면 좋겠구먼,
그리고 임상으로 진행하는 심장초음파 검사, 검사 끝나고 “내 심장이 어때요..?”하고 묻자
웃으며 “건강하네요..."
"당근.." 내 스스로 내 심장만큼은 자신합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복부/흉부 CT, 내일 주치의 선생님과 마주 앉아 6주 전 CT와 비교
해서 얘기를 해 주실 겁니다. ‘서둘지 말자.. 조급해 하지 말자..’ 하고 스스로 최면을
걸지만 외래를 앞두고는 하루가 여삼추입니다.
별일 없겠지요.. 뭐~~
예약
2015년 4월 2일(목) : 15시 30분, 이비인후과 외래
2015년 5 월 11일(월) : 09시 50분, 복부/흉부 CT 촬영
2015년 5 월 12일(화) : 10시 20분, 종양내과 강 진형 교수 외래
2015년 6월 15일(월) : 뇌 MRI 촬영
2015년 6월 16일(화) : 방사선종양학과 김 연실 교수 외래
첫댓글 동필아 힘내라.
멋지게 이겨내고 있는 네가 자랑스럽다.
희망이라는 믿음이 그대를 치유케하리라~
잘 극복하고 있네요. 건강을 되찾고 옛날 얘기를 전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사진 보니 아픈사람 같지도 않쿠만,, 나보다도 산을 더 잘 탈것같애.
우리 광운 16기의 멋진 친구, 동필! 넌 극복 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