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혼자서 공연이나 음악회를 자주 갑니다. 저만의 밤문화(?) 이지요
저는 해외나 다른 도시에 학회를 가면 꼭 그 도시의 공연을 한두개 보는게 낙입니다.
그런지가 10년여 되다보니, 같이 간 동료 선후배들은 이젠 당연히 그러려니 하고 냅둡니다.
이젠 심지어는 같이 가자고 따라오시는 분도 있긴 합니다.
영화나 뮤지컬이나 음악이나, 극장 혹은 공연장이란 물리적 공간이 필요한 문화입니다. 그러니 공연장에는 좌석이 있어야지요.
그런데 아무리 사람들이 밖에서 밀려있고, 사람이 못들어가고 있어도, 극장과 도서관은 빈좌석이 틀림없이 있습니다.
이 원칙은 거의 실패해 본적이 없어서. 지레 겉만 보고 포기 하지 않습니다. 인생에서 다른것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ㅎㅎㅎ
저는. 예약을 그리 잘하는 편이 못되서 늘 당일에 해결합니다.
일단 약속이 펑크난 사람들이 꼭 있게 마련입니다. 얼마 전에는 젊잖은 노신사에게 그런 동반자 펑크표를 구했습니다. 89불 좌석이었는데, 솔직히 나는 이걸 살 능력이 없다고 했더니 흔쾌히 20불에 주셨습니다. 그뒤에 다른 공연 인터미션때 만났는데 정말 반가워 하시더군요. 가끔은 애호가의 입장서 그냥 주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럼 저도 홀내의 바에서 커피나 맥주한잔 사드리고 함께 음악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요.
그리고 당일 이른 시간에 '러시 티켓'이라고 현찰로 9불을 주는 자선식 좌석이 있습니다. 제가 그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티켓입니다. 물론 통상 좋은 자리는 아니지만, 운이 좋으면 앞좌석이 나오기도 합니다. 또 학교에 다니는 후배들에게 학생증을 부탁도 합니다. 그러면 통상 1불입니다. 보스턴은 학생도시라. 대학생들은 왠만하면 50프로 할인이거나, 거의 무료에 가까운 금액이 많습니다.
그러나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하면 쓰는 방법은 발코니 좌석 최상단의 기둥 옆에 벽에 고정된 간이 좌석을 구입하는 겁니다. 보통 10불이하이고, 아무리 큰 연주가 있어도 20불을 넘어가는 법이 없습니다. 또 장애자를 위해 의자가 없는 휠체어 자리가 공석인 경우도 매우 저렴합니다. 이때는 간이 의자를 가져다 줍니다. 전 이전부터 이런 붙박이 간이 좌석들을 너무 좋아해 왔습니다.
관찰자의 관찰자가 되어, 음악을 그리고 그에 반응하는 나와 타인을 느끼곤 합니다.
자주 그러다 보니 보스턴 심포니 홀은 많이 익숙하고, 보스턴은 제겐 나름 편한 도시입니다.
어제는 평소엔 늘 시시하고 웃기기만 하고 별 예술성도 없다고 생각한 뮤지컬을 보러 뉴욕에 갔습니다.
뮤지컬에 과문하기도 하거니와, 그 감정 과잉인 노래와 나름대로 진지하려고 하는 그런 폼들이, 내겐 그저 희화화된 오버로 느껴져, 끝까지 재미있게 본 뮤지컬이 없었습니다. 그냥 오히려 문학적인 연극이나, 순수음악인 클래식, 재즈, 국악, 락, 메탈 공연을 더 애호하는 입장에서, 가장 정이 안가고 애매모호한 장르가 뮤지컬이었다지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하나도 선열하게 잘하는것 없는 어정쩡한것의 짬뽕이 뮤지컬??... 이란 편견에서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용서 하시라~ 뮤지컬 관계자 분이여 ^^;;
그런데 어제, 선배부부께서 이건 꼭 봐줘야 한다며, 뮤지컬 극장으로 초대해주었습니다. 혼자라면 쉽게 예약해서 가지 않았을거인데. 그래! 이참에 나도 한번 본고장의 뉴욕 뮤지컬에 함 시도해보자.하면서요~~
뉴욕은 번스타인의 뉴욕필 이후로는 클래식보다는 메트로 폴리탄 오페라와 많은 수의 뮤지컬이 도시의 상징이 되버렸지요.
클래식은 뉴욕이 둥부 빅 파이브 오케스트라에서 우위에 선 적도 별로 없고 지금은 더 더욱 다른 도시에 한참 밀려버렸습니다.
토요일이라 버스는 30분 연착하고, 막히다 보니 1시간 여유 두고 출발하였는데도 겨우 10분전에 뉴욕의 극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미쿡의 대책없는 지연에~ 투덜거리면서 잰걸음으로 극장으로 뛰어가보니,..
아~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길밖으로 길게 늘어선 줄에, 만석인 관객에 정말 놀라웠습니다. 여기가 바로 Home of The Phantom of the opera라고 하는 <<Majestic theatre>>구나~~ 음..
클래식 공연은 줄서는 법이 드붑니다. 대부분 하루에 한번 공연하기때문이죠. 보수동의 NEC( New England conservatory)에서 무료공연은 지정 좌석이 없으므로 공연장에가서 줄을 서긴해도 실내에서 빙 돌아 줄을 서지, 길밖으로 줄을 길게 서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당황한것은 뮤지컬, 판토마임, 그런 공연은 가방검사를 합니다. 클래식 공연에서는 가방검사를 한다던가 음식물 검사를 하는 것을 본적이 없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클래식 관객은 아예 음식물을 가져가지를 않고, 인터미션에 로비나 카페에서 샴페인이나 맥주 혹은 포도주 같은 음료를 마시면서 쉽니다. 베를린 필하모닉 필 같은곳은, 인터미션에 정원을 오픈해서 바랍도 쐬면서 잠시 기분을 돌리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베를린 필은 홀이 오각형이고, 정원도 그 상징인 오각형 정원입니다.
근데 제목은 더 패넘 옵더 아페라 인디..
첫댓글 팬텀.... 저의 favorite이기도 합니다. 음악은 정말.....^^
'공연관람 고수'시군요!
한국에서도 그런 시스템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뮤지컬이라는 걸 딱! 두번 봤는데,
캐나다에서 'The Phantom of the Opera'
한국에서 '오페라의 유령'
두 공연의 다 장단점이 있었는데...
한 공연은 감동적으로 다가오는데 내용이 아리까리...
한 공연은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는데 감동이 좀...ㅋㅋ
^^
ㅎㅎㅎ 그렇군요.
전 가끔 혼자기차여행을 합니다..거의 예매를 안하고 기차 타기 바로 전에 표을 구하죠..역쉬..예매할때는 없던 표가
바로 10~20분사이에 취소되는 표가 한 자리 정도는 꼭 생기더군요..고 맛(희열?)에 예매를 안하기도 한다는...ㅋㅋㅋ
20대때 유럽여행 가서 '캣츠'라는 뮤지컬을 봤는데..그 생생함과 원본의 아우라를 저도 흠뻑 느꼈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역시 acco님은 용기 있는 여행자 이신듯...ㅎㅎㅎ
용감한 자만이 아우라를 누리리라~ㅎㅎㅎ
저도 대부분의 문화생활은 혼자 하는데, 뮤지컬도 한 번 보러 가봐야 겠어요. ㅎ
줄서있는 도서관에 자리 많이 있으셨나요? 시험기간에 도서관에 자리 없어서 막 헤매던 생각, 메뚜기 하던 생각, 시헙 때마다 '명'이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 이런 옛날 생각이 막 납니다. 기말때 후드러지게 피어있는 철쭉이 너무 미웠어요. 정말 저도 안드로메다에 왔네요.
그러게요. 왜 벚꽃과 단풍은 시험 기간에만 그리 화려하던지요.ㅎㅎ
게다가 추운 겨울 새벽에 도서관 가던 기억은 지금도 통증으로 다가오곤 합니다.ㅋㅋ
뮤지컬의 ㅁ과도 안친한 저마저도 팬텀은 귀에 익숙해요. 브로드웨이 공연이 제일이라는데 그걸 보셨군요!
제가 젤 사랑하는 뮤지컬입니다!!!!!또 보고싶다~~ㅠㅠ 한국에서 이미 두번을 본 것을 뉴욕가서 또 봤습니다~ 아~~그 무대 디자인 그 공연장의 아담하고 꽉찬 분위기~~아참 영화도 참 잘 만들어 졌어요~^^ 이외에도 레미제라블, 위키드 정말 추천합니다!!!!!광추!!! 그담에 지킬앤 하이드~~그리고 노틀담 드 파리~~물론 캣츠가 더 유명하지만~~^^
사진 감사해요~~추억이 새록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