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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장인이 만드는 수제 캔디(파파버블 캔디), 싱가포르식 바비큐 육포(비첸향), 소금을 가미한 커피 음료(딘앤델루카의 솔트 캐러멜)…, 얘기만 들어도 ‘뭘까’ ‘어떻게 다를까’ 싶은 음식들이 모여 있는 곳이 요즘 백화점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슈니발렌처럼 해외에서 건너온 먹거리들이라는 것. 또 국내에선 낯선 브랜드지만 현지에서 유명한 음식들이기도 하다.
일본의 명물 카스텔라 전문점 ‘분메이도’도 그런 경우다. 밑바닥에 설탕 알갱이가 박혀 있어 식감이 독특한 것으로 유명한 분메이도는 지금껏 일본에 가는 여행객들에겐 한 번쯤 맛봐야 하는 먹거리였다. 하지만 올해 신세계 측에서 경기점에 이어 이번 달 강남점에 입점시켰다. 미국 캘리포니아 등 북미에서 널리 알려진 수제 햄버거 브랜드 ‘자니로켓(신세계)’, 영국 수제 과자로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는 ‘벤스쿠키(현대)’ 역시 최근 백화점에 입성한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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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브랜드들이 주로 간식·소스에 포진돼 있다면, 델리(포장은 물론 식당 기능을 갖춘 즉석 조리식품)·식당 쪽은 국내 맛집들로 꽉 채워져 있다. 최근 갤러리아가 리뉴얼한 지하 식품관 ‘고메 494’가 미식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것도 그런 이유다. 최소 1주일 전에는 예약해야 먹을 수 있다는 이태원 ‘핏제리아 디부자’, 삼청동 골목길의 소문난 만둣집 ‘천진포자’, 샐러드·파니니 샌드위치로 유명한 ‘마마스’ 등 23개 업체가 한공간에 들어섰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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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백화점마다 각기 다른 메뉴들로 승부하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수제·전통·웰빙. 최근의 음식 트렌드가 그대로 담겨 있다. 손으로 만든 우동(롯데 마루가메조제면), 미국 전통 레시피로 만든 수제파이(갤러리아 타르틴), 유기농 밀가루와 무염 버터로 만드는 빵(현대 르알래스카)이라는 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 실제 각 백화점이 밝힌 인기 매장들은 대부분 세 가지 키워드와 겹쳐 있다. <표 참조>
백화점마다 차별화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
1990년대만 해도 백화점 식품관은 수퍼마켓이 메인이었다. 장을 보기 위한 도시인의 ‘부엌’으로 기능했다. 당시에도 푸드코트가 있었지만 메뉴는 허기를 달래는 정도였다. 만두·김밥·돈가스·꼬치 등이 대부분을 이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일본식 델리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맞벌이 가족, 1인 가구가 늘면서 음식을 해 먹기보다 사다 먹는(그것이 경제적으로도 더 이점이었다) 젊은이들이 늘었기 때문. 또 백화점을 좀 더 고급스럽고 감각적인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업체들의 전략도 반영됐다. 자연스럽게 백화점 식품관은 ‘레스토랑’의 기능으로 변모하게 됐다.
2001년 신세계 강남점에서 처음으로 델리가 한 섹션으로 설정됐고, 식품관엔 포장용 먹거리들이 대거 등장했다. 크레페·오코노미야키 같은 외국 음식들이 이때부터 하나 둘씩 대중 앞에 등장했다. 2~3년 전부터는 수입 초콜릿·디저트류 종류도 급격히 늘어났다. 재고 부담이 덜하면서 ‘럭셔리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제품군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다양한 해외 먹거리와 시내 맛집들이 백화점을 채우면서 ‘미식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백화점마다 식품관을 두고 맛 경쟁을 벌이지만 매출은 백화점 전체로 따져 채 5~10% 수준이다. 그것도 객단가가 높은 수퍼마켓을 빼고 나면 숫자는 더 낮아진다. 그럼에도 백화점마다 지하 식품관에 ‘더 새롭고, 더 신기한’ 먹거리를 잔뜩 가져다 놓는 이유는 뭘까.
백화점 식품팀 담당자들의 말은 한결같다. 식품관이 ‘트래픽 제너레이터(Traffic Generater)’, 즉 고객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동력기란 얘기다. 식품관에 들렀던 손님들이 화장품·패션의류 쪽으로 구매를 이어가는 ‘분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백화점 지하가 매출 신장을 이끈다는 뜻의 ‘데파치카(department+地下)’라는 신조어가 쓰이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식품팀 곽철기 MD의 설명이 현실을 알려준다. “백화점 제품의 70%가 패션 부문입니다. 아무래도 브랜드가 겹칠 수밖에 없죠. 반면에 음식은 상대적으로 중복이 덜해요. 그래서 백화점마다 식품관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게 되고, 고객이 꼭 오도록 만드는 비장의 무기로 브랜드 선점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거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화점마다 유명 맛집을 입점시키기 위해 ‘십고초려’도 불사한다. 갤러리아의 경우 업체에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고 수수료율을 낮춰주는 등 상생의 전술까지 구사했다. 수시로 ‘팝업스토어’를 도입해 핼러윈엔 호박 요리, 초겨울엔 ‘남대문 호떡’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과거에 비해 고객 수준이 달라진 것도 이유다. 10년 전만 해도 음식에 대한 정보나 요구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았다. 식사 위주의 대중적인 메뉴만 갖춰도 됐다. 하지만 이제는 외국 거주 경험이 있는 사람이 늘어났고, 식사뿐 아니라 커피·디저트 등 음식에 대해 특별한 취향을 갖는 이도 많아졌다. 맛 블로그나 SNS를 통해 음식 정보를 공유하는 일도 백화점 식품관이 달라지는 데 한몫했다. 신세계 식품팀 이재철 MD는 “유학·연수생활에서 맛본 음식을 백화점에 문의하는 고객들도 심심찮게 있다”고 귀띔한다.
또 음식을 먹는 것만이 아닌 ‘재미있는 체험’으로 이해하는 고객층도 넓어졌다. 슈니발렌의 인기 요인을 ‘망치로 깨뜨려 먹는 과자’라는 컨셉트에서 찾는 것도 그래서다. 갤러리아의 경우 이런 점을 반영해 고객이 식품관에서 구입한 육류·채소를 그 자리에서 조리해 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환상 맛보는 ‘미식의 테마파크’
백화점 지하 식품관이 트렌드의 집결지가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김인호(소비자 가족학) 성균관대 겸임교수가 쓴 『백화점의 문화사』(살림)를 보면 이유가 설명된다. 이 책에 따르면 백화점이란 ‘만국박람회’와 ‘유원지’의 기능을 수반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1852년 프랑스 파리에 ‘봉마르셰’ 백화점이 처음 만들어진 배경에는 ‘만국박람회’가 있었다. 런던·파리·뉴욕·오사카 등 19세기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각각 행사가 열렸다. 목적은 단 하나. 과학적 진보를 대중에게 선보임으로써 시민을 계몽하겠다는 의도였다. 미싱(1851년 런던), 엘리베이터(1853년 뉴욕), 전동기(1867 파리), 전화기(1876 필라델피아) 등 세기의 발명품들이 모두 만국박람회에서 소개됐다.
이처럼 이국적이며 진기하고 경이로운 물건들은 도시인들을 집결시켰고, 또 매료시켰다. 북적대고 들뜬 분위기에서 삶의 여유를 향유하는 공간도 됐다.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 다양한 삶의 정보를 보고 느끼는 ‘무료 유원지’이기도 했다. 봉마르셰의 창업자 부시코는 이 점에 주목했다. 도시인들에겐 만국박람회처럼 낯설고 신기한 볼거리를 주면서도 ‘살 수 있는’ 물건들을 갖다 놓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여긴 것이다. 김 교수는 현재의 백화점 지하 식품관이 다른 어느 매장보다 ‘만국박람회’와 ‘유원지’의 기능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음식은 친숙한 대상이지만 입과 귀가 순식간에 현혹당할 제품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먹거리를 접하면서 듣게 되는 ‘스토리 텔링’은 그 효과를 더한다. “음식이 아니라 마치 뉴요커나 파리지엔이 되는 듯한 환상을 맛보는 것이죠. 그래서 백화점 식품관은 ‘미식의 테마파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첫댓글 그래서 백화점 식품관쪽 잘 안가요 ㅎㅎㅎ
살찔가봐요?
안 가는게 일단은 성공~~ㅎ
던도 굳고...먹을거보면 유혹이 아흐~
내입맛과가..아니라서리....유라입맛따라살다간 망해버려서...갸데리고안가..걍 무시해삐...ㅋ
가끔은 세상 물정 모르는게 약일때도 있어요..ㅎㅎ
한번쯤 맛은 보고 싶네요 ㅎ
저도 먹는거 무지 좋아하는데....ㅋㅋ
먹을게 넘마나요~~~
입이 즐겁죠?
절제하지 않은면 뚱보 된다는 게 ...슬펴요...ㅠㅠ
하나씩만 맛보죠 ㅎ
설 갈때마다 터미널에있는 신세계백 가게됩니다..
엄청나요~~ 싹다 업어오고싶다눈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