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치타에서 바이칼 호수까지,
치타에서 바이칼호수까지 792키로, 거기다가 길도 양호하지 않으니 피로 두배, 속도 못내니 예정시간 10시간 9분 이지만 13시간이 걸렸네요. 와 징하다~~~
오는 길에 참으로 많은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가다가 주유소는 왜 그리 먼지, 오늘 혼났습니다.
기름이 1/4정도 남아 있길래 다음 주유소 나오면 넣어야지 하고 마음먹고 주유소를 찾으면서 운행했지요.
근데 가도 가도 주유소가 안나옵니다.
100키로를 가도 안나와, 빨간불이 들어옵니다. 마음이 타네요. 얼른 나와야되는데...
빨간불 들어오고 급하게 지도를 펴고 주유소를 살펴보니 45키로 남았네요. 이런 낭패가...
길 위에서 기름이 없어 차가 서버리면 어쩝니까.
나도 모르게 운전하는데 온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네요. 오금이 저리네요.
내리막길은 과감하게 기어를 넣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고 탄력으로 내려갑니다.
우와 다행히도 빨간색이 들어온 후로 45키로를 달려 주유소에 안착하니 긴장이 쫙 풀리네요.
긴장 풀린 김에 화장실도 한번 다녀옵니다. 휴~~ 살았다.
또 길을 가다보니 감자를 심는지 도로 옆의 밭에 작은 종자를 심었는데 무슨 밭이 끝이 안보입니다.
작은 산 하나 전체가 밭인것 같아요. 혹시 농부가 어떻게 밭을 갈고 있는가 해서 그 옆을 보니까 젊은 사람 셋이서 웃통을 벗고 앉아 있는데 어디에 앉았는가 보았더니 탱크네요.
아니 무슨 밭에 탱크를 몰고 오나, 이놈의 러시아라는 나라는 도대체 이해가 안되네요.
밭에 탱크를 몰고 와서 무슨 일을 했는지 땀을 흘리며 탱크 위에 앉아서 쉬는 모습을 보니 또 하나의 기억이 되는군요.
또 하나는 휴게소입니다.
러시아 도로상에서는 대체로 두가지 형태의 휴게소가 있습니다.
트럭카페라고 해서 식당이 있고 주차시설이 있는 곳,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휴게소 개념이지만 많이 빈약합니다.
또 하나는 간이휴게소 같은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졸음쉼터가 연상되더군요.
그런데 여기는 주차공간과 재래식 화장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화장실이 아주 옛날식이라 밑을 보면 여성분들은 기겁을 합니다.
적나라한 우리의 배설물이 군단을 이루는 것 같아요. 그것들이 때로는 밟고 서는 판 위에도 널부러져 있는 모습은 상상을 하기 싫습니다.
그래서 이 화장실에 들어갈 때는 심호흡을 크게 하여 숨을 참고 절대로 절대로 아래를 보지 말라!!!
그래서 내 눈을 보호해야 합니다.
이때 날벌레도 조심해야 합니다. 한번 물렸는데 굉장히 가렵고 오래갑니다. 파리는 얼마나 큰지 엄지손가락 한마디 정도 합니다.
러시아는 뭐든지 무시무시하게 큽니다.
또한 주유소 사용방법이 있더군요. 우리도 우리나라에서 익숙하게 써와서 그렇지 외국인이 온다면 쉽지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
먼저 주유할 자리를 잡습니다. 자리잡은 곳의 번호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카운터로 찾아가면 문을 열고 들어가서 주문하는 형태도 있고 창살이 있는 큰 창에 조그만 구멍을 통해서 주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경유 혹은 휘발유를 몇 리터 넣겠다고 하고 계산을 하면 해당 번호의 주유가 활성화됩니다. 그곳에서 해당 리터를 주유하고 쿨하게 떠나면 됩니다.
이를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 1번 기름을 넣을 곳의번호를 확인한다.
2번 사무원에게 가서 주유할 내용을 알린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이렇게 글로 적어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한껏 머금고 사무원의 얼굴을 쳐다보면 대부분의 사무원은 역시 미소 혹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같이 웃어줍니다. 그리고 계산을 하고 얼마라고 숫자로 알려주면 계산하면 됩니다.
위의 글은 3번 주유기/경유/50리터라는 뜻입니다.
3. 계산을 마치고 주유하면 됩니다.
정량을 계산했는지 매의 눈으로 감시하지만 매번 만족한 양이 주유됨을 알게 된 후로 경계를 좀 풀고 있습니다.
간이 휴게소의 모습입니다.
주차공간과 왼쪽이 화장실인데 완전 옛날 화장실이라 끔찍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 같은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우리 옆에 차를 세우고 세분이 내리더니 자연스럽게 화장실로 가지 않고 대자연속으로 가시네요. 시원한 현장...
쓰레기도 옆에 버리면 되고요
항상 안전운전을 책임지고자 열과 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은 에피소드 위주로 담아보았습니다.
바이칼은 다음글에서 뵙겠습니다. 감사...
첫댓글 윤수님의 헤프닝은 저에게 즐거웁입니다
오늘 내일 바이칼 호수에서 푹 쉬시고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동행인도 특별히 시경써 주시고요
그동안 밀린 일들과 재정비를 하는 쉬는 시간이 너무 좋네요. 내일까지 더 휴식하고 모레 아침 길을 떠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연 화장실 너무 웃기네요..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나도 자연스럽게 자연속에서 해결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