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중심 교육 사조에 대하여 가장 조직적으로 반발을 일으킨 학자는 John Dewey로, 실용주의적인 철학 사상의 영향을 받아 기존의 형식주의 교육 또는 주지주의적 경향에 반대하여 생활 중심, 아동 중심 교육 사조를 주장하였다. 여기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친숙한 생활 주변의 소재를 학습 내용으로 해야 하며, 충분히 동기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내용과 경험을 내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적 준비성과 아동의 흥미는 교육 내용의 선정과 조직에서 중요한 개념이었다. 우리 나라는 제 2 차 교육과정기에 생활 중심 교육 사조의 영향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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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구체적인 사물의 접촉이나 경험이 내용의 선정이나 조직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었고, 추상적인 내용 즉, 수학이나 과학은 일선 학교에서 소흘히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1950년대 후반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호의 발사 성공을 계기로 미국이 큰 충격을 받고, 먼저 수학과 과학 교육에서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생활 중심 교육 사조에 대한 비판은 아동들의 구체적인 경험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아동의 지적 발달 메카니즘을 무시했다는 것이고, 생활의 실용성만을 강조한 나머지 지식의 구조나 지식의 발달 과정을 소흘히 하여 아동들의 지적 발달을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다. 학문 중심 교육 사상
지식의 구조와 그 발달 과정을 중시하는 학문 중심 교육의 강화를 주창한 대표적인 학자는 하바드 대학의 Jerome S. Bruner이다. 우즈 홀 회의의 토의 결과를 보고서 형식으로 기술한 그의 저서 "교육의 과정"은 학문 중심 교육의 중요성과 특징을 잘 요약해 주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제 3 차 교육과정에서부터 받아드려서 부분적인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제 7 차 교육과정)까지 그 원칙이 지켜지고 있다.
경험 중심 교육 사조에서 강조되었던 학습 준비성에 의하면, 원자의 구조를 초중등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Bruner는 "어떤 교과든지 적절한 표현 방식으로 제시되기만 하면, 어떤 발달 단계에 있는 어떤 아동에게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시각화한 원자 모형을 제시하여 아동들로 하여금 유추하게 하면 원자 구조의 기본 아이디어를 수용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학습 내용을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맞게 제시하면, 어떤 내용도 가르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서 어떤 내용을 가르칠 것인가에 관한 물음에서 "지식의 구조"와 "탐구 학습"이란 개념이 등장하였고, 학생들의 발달 단계란 단어는 Piaget의 인지 발달 이론을 수용하고 신뢰하는 데서 나온 말이다. 지식의 구조에 대한 개념은 학습 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하는 데에 영향을 주었고, 탐구 학습은 교수/학습 방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발달 단계란 개념은 지식의 구조를 어떤 표현 방법으로 제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였다.
Bruner가 정의한 지식의 구조는 "기본 개념과 원리 또는 핵심 아이디어"이다. 이것을 단순히 과학자들이 이루어낸 지식의 덩어리라고만 생각한다면, 교과 중심 교육 사상과 별반 차이가 없다. 지식의 덩어리이면서도 그것을 낳게 한 탐구 과정이란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지식의 구조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배우는 물리나 과학자들이 하는 물리가 수준은 다르지만 종류에서 다르면 안된다고 하는 것이 학문 중심 교육 사상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즉, 초등학교 3학년이 학습 활동에서 하는 일이나 물리학자가 하는 일이 같을 수 있는 핵심적인 학습 내용이 지식의 구조가 될 수 있다.
물리학자가 하는 일이나 학습 활동이 동일한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강조된 것이 탐구 활동이다. 과학자가 기본 개념이나 원리 또는 핵심 아이디어를 얻는 과정과 동일하게 학생들도 실험을 통하여 기본 개념과 원리 또는 핵심 아이디어가 이해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 전까지는 과학적 방법이나 과학적 탐구 과정은 실험실 안에 있는 과학자의 전유물로 간주되었었지만, 학문 중심 교육 사상은 과학자들이 하는 탐구 활동을 초등학교 수준에까지 과감히 도입하도록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현재 교과서에 실려있는 대부분의 실험 내용은 그 당시에 개발된 것들이다. 미국에서는 초등학교의 SCIS, SAPA, ESS와 같은 교육 과정이 나오고, 중학교의 IPS, ISCS, 고등학교의 PSSC, CHEM study, CBA, BSCS, ESCP와 같은 교육과정이 나왔다. 영국에서는 Nuffield 교육과정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도 중학교 시절 IPS반이라는 특수반에서 신기한 실험들을 했던 소중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선정된 지식의 구조를 발달 단계에 맞게 표현하는 것이 학문 중심 교육과정의 중요한 핵심이다. 학생의 발달 단계 즉, 감각 동작기,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에 따라 학습 내용의 표현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Bruner가 말한 세 가지 표현 방식은 작동적 표상, 영상적 표상, 상징적 표상이며, 평형성 개념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직접 시이소오 게임을 하도록 하는 것은 작동적 표상으로 전조작기 학생에게 적합하고, 양팔 저울을 이용하여 추의 위치와 갯수를 조절하도록 한다면 영상적 표상으로 구체적 조작기 학생에게 적합하며, 수식으로 표현하여 나타낸다면 상징적 표현으로 형식적 조작기 학생에게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학문 중심 교육과정에서 강조되었던 실험실에서의 탐구 수업은 대인수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 능력의 한계와 기본 개념이나 원리를 이해하는 것보다 실험 기구의 조작 방법을 이해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어려움, 적절한 평가 방법의 부재, 탐구 과정을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 결과를 중시하여 음식 요리를 하는 것과 같이 지시된 순서에 의한 실험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아무리 학생의 발달 단계에 맞는 표현 방법으로 제시된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진로와 적성에 관계가 없다고 여긴다거나 학습 내용이 흥미와 동기 유발에 어려움이 있는 학문적 내용인 경우에 학습에 의욕을 잃게 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다시 학생들의 흥미와 진로, 실생활 관련 내용에 대한 관심이 크게 대두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학과 사회와 기술과의 관계에 대한 관심과 이에 대한 요구의 증대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제 5 차 교육과정에서부터 이와 같은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라. STS 교육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