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목) - 태권도 승급 심사도 보고, 거짓말에 관한 일장연설, 어제 못한, 햄스터 꾸미기?

[산돌지기]

<태권도>

오늘은 지난 시간동안 배웠던

태극 1장이랑 2장을 심사를 보았다.

아울러 발차기까지.

학교에서도 연습하고 개인적으로 집에서도 연습한

태극 1,2장.

역시 심사시간 관장님은 호랑이가 되시는구나.

해우가 본보기로 맨 처음에 1장을 하다가 탈락~

모두가 탈락을 했다.

이유는 앞지르기가 명치를 향해야 하는데 하늘로 향해 뻗치고 있어서.

쌤이 속으로,

거봐, 쌤이 뭐랬어, 손을 내리랬더니 아니라고 쭉쭉 뻗어올리더니만~

다시 심사를 할 때는

앞서와는 달리 다들 합격의 영예를~

다음은 2장.

2장은 단체로 심사를 봤는데,

채린이하고 하연이가 끝부분을 헷갈렸을 뿐

연습을 열심히 한 티가 많이 나신다면서 합격을 시켜주셨다.

발차기에서는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1,2장에서 잘했던 세명의 친구들은 발차기가 엉성했던 반면

태극에서는 좀 헤맸던 두 명의 친구들(채린, 하연)은 발차기가 기가 막혔다.

관장님: 누구는 이걸 잘하고 또 다른 사람은 다른 걸 잘하는거야.

그렇다, 내가 못하는 게 있으면 또 내가 잘 하는 게 있다.

영휘는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앞굽이가 거의 찔러총(?) 자세처럼 되어서

웃음도 나오고 마음이 찡하기도 했다.

오늘 영어 시간에 읽기를 했는데

자신있게 쭉쭉, 한두 번 실수도 해가면서 너무 잘하는 것이다.

영휘는 이제 뭔가가 뚫어졌어,

그래서 이젠 막힐 게 없어,

했더니 영휘가 히히, 좋아한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건 기쁨이요 보람이다.

반면 퇴보하는 모습을 보는 건 속이 상한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발판이 필요하다.

그 발판은 꾸준한 노력도 되고

마음의 자세도 된다.

태도를 바르게 하고 노력을 하면

사실 크게 어려운 일은 없다.

반면 삐딱한 마음으로 노력도 하지 않으면

퇴보는 불을 보듯 뻔한 일...

태권도 시간에 모두 합격하여

오늘은 몽셀통통을 선물로 받았다.

하연이가 제일 좋아한다,

달콤한 유혹을 못 뿌리치는 하연, ㅎㅎ

전에 영월서 만든 쿠키도 그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다 먹고 말았던 달콤소녀~

<쉬는시간>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쌤이 엄하게 아이들을 꾸짖었던 날이다.

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는 거짓말이다.

장난으로라도 거짓말을 자꾸 하게 되면

아이들 사이에 오해가 쉬 생기고

학교 분위기가 흐트러지기 쉽다.

무엇보다 거짓말은 스스로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성경말씀에도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라는 말씀이 있다.

수업 준비하는 시간에 아이들이 다투고 있었다.

요즘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라 쌤이 간섭을 하려고 다가가는 사이에도,

거짓말 치지 마, 너도 거짓말 했잖아,

이러면서 다투는 것이다.

누군가 장난으로 거짓말을 했는데

다른 친구가 또 거짓말을 하자 그건 못 참고

거짓말 하지 말라고 하니까 거짓말 한 친구가

네가 먼저 해서 따라한 거라고~

쌤이 화가 많이 났다.

누군가 한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것도 그런데

서로서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서로 거짓말 했다고 야단을 하고 있으니...

...........................................................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선 거짓말은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즉, 엄마가 하나만 먹으라는 사탕을 열 개 먹고 나서

안 먹었다고 하는 것과 같은 거짓말.

이런 거짓말은, 어린 시절에 안 하면 이상한 것으로

이때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풀어가면 된다.

(너 왜 거짓말했어? 하고 때려주면 거짓말은 강화된다.)

둘째로 뭔가에 마음이 눌린 아이들이 거짓말을 잘 한다.

이것은 앞의 거짓말과는 좀 달리,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거나 많다고 느끼는 아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아이 말이다)

그것을 하기 싫어서 거짓말이라는 보호책을 찾는 경우다.

이때도 역시 거짓말 자체를 징계하면 악순환.

문제의 원인을 보고 아이의 눌림을 풀어줘야 하는데

부모가 '욕심'을 내려놓지 않을 경우에는 절대 풀리지 않는다.

혼내면 혹 아이가 거짓말은 하지 않게 될지 몰라도

진실한 아이가 되기는 어렵다. 무서운 일이다.

세번째는 거짓말 하는 문화로부터 전이된 경우이다.

즉 거짓말이 일상화되어 있고

진실이 결여된 문화 자체가 아이에게 전이되어

거짓말을 이상하거나 나쁜 것으로 생각지도 않은 채

언제든지 거짓말을 입에 달고 다니게 되는 경우.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고

아이와의 약속을 우습게 깨는 습관이 있는 부모 아래서 자라거나,

거짓말(악의적이든 장난이든)이 일상화된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

이런 아이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정직하고 진실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것은

엎어진 컵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만큼이나 비현실적이다.

거짓말 하는 문화는

아이에게 거짓말만 전해주는 게 아니라

사람에 대한 불손하고 거짓된 태도

자체를 전해주는 것이기에 더욱 심각하다.

이 경우 해결책은

그 거짓말하는 문화로부터 아이를 차단해주는 것이다.

일단 차단이 먼저이고 그 다음이

그 아이의 거짓말 하는 습관을 차차 고쳐나가는 것.

거짓의 문화에 노출되었던 아이를 진실한 아이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평균 이상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

심한 경우 그 아이는 왜 자기가 진실해야 하는지, 그 감각 자체를

상실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애정과 관심, 에 더하여

그 아이를 안타깝게 여기는 어른의 분별력도 필요하다.

이미 거짓의 문화에 물든 아이는

쉽게 진실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 아이가 그런 거짓의 문화,

문화화된 거짓에 노출되어 있다고 느끼게 되면

그 문화를 전해주는 집단으로부터 차단해주는 것이 올바른 일이다.

적어도 가정 안에서

또 우리 학교 안에서 아이들을 잘 지켜주고

진실한 삶으로 아이들을 이끌어주는 것이

어른들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떤 것일까.

1,2,3이 동시에 있는 아이일 것이다.

욕망 때문에, 단순한 거짓말부터 시작했는데,

집안으로부터의 억압이 거세고, 스트레스 상황에 늘 노출되어 있는데다가

그가 속한 집단 중에서 거짓의 문화에 물들어 있는 집단이 있다...

면, 그 아이의 영혼은 진실한 영혼으로 성장하기가 너무 어렵다.

1, 의 경우는 부모와의 관계가 잘 맺어진 아이라면 쉽게 그 시절을 잘 통과하여

진실한 아이로 자랄 수 있고,

2의 경우는 부모가 욕심을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법을 깨닫고 실천한다면 가능성이 있다.

3의 경우는 그 거짓의 문화와 단절시키고

진실한 문화, 진실을 가르치고 훈련하는 문화 (우리 기독교는 이런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속에

아이를 놓아야 한다.

1,2,3이 다 결합된 경우라도

하나하나 문제를 들여다보면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른들의 잘못된 판단이 여기에 개입할 때.

대체 우리 아이가 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집에서는 너무 잘 해주는데...

대체 뭐가 문제라는지 모르겠어요,

저렇게 좋아하는데...

그렇다면 두 가지 중 하나이다.

2의 경우인에 모르고 있거나

3의 경우인데 차단을 해주지 않고 있거나...(즉 그 집단을 설혹 아이가 좋아하는 경우라도 차단해야 한다는 뜻)

문제는 우리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는 데 있다.

북한은 나라 전체가 거짓의 문화로 점철되어 있다고 한다.

여기에 어린이를 넣어 놓고 진실되기를 바란다면 우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진실됨이 잘 훈련된 어른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내면이 성장하여

흔들림 없는 무언가를 가질 때까지이다.

그때까지는 적어도 거짓의 문화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학교도 존재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오늘 일어난 일은 아주 사소하고 별 일 아닌 것으로 통 크게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쌤은 아이들이 스스로 '별 것 아니다'라고 여기는 것들이라도

반복되거나 습관화되는 것은 '별 것 아닌 게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아이의 영혼이 정직하고 진실한 그것으로 자라나는 데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반복되거나 습관화되기 전에 뭔가 어른들의 배려가 필요하다.

쌤은 아이들이 종종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볼 때,

그때그때마다 다르게 반응한다.

1의 경우는 쌤도 대하기 쉽다.

아이가 사탕을 몰래 먹고 안 먹었다고 하면

그 아이를 몰래 샘방으로 불러 다른 간식을 준다. ㅋㅋ

2의 경우는 쌤이 좀 힘들다.

그럴 때는 부모님들께서 잘 판단하셔야 하고

실제적인 변화와 관심을 보여주셔야 하기 때문이다.

3의 경우는 쌤도 너무 힘들다.

잘 하던 아이가 어디선가 이상한 태도

이상한 눈빛, 거짓말들을 실습하듯이 학교에 와서 보여주면

쌤은 그 아이가 아니라

그 아이가 묻혀온 그 '문화'를 가진 집단 전체와 대결하는 듯한 힘겨움을 느낀다.

1의 거짓말은 결코 그 거짓말과 전쟁을 선포하면 안된다.

2의 거짓말 역시 거짓말 하는 아이와 전쟁을 선포해선 안된다.

하지만 3의 경우는 아이와 학교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쌤은 3의 거짓말과는 전쟁을 선포하는 바이다.

그 아이랑 전쟁하는 게 아니라 그 아이에게 거짓의 문화를 전해준 바로 그 진앙지와 말이다!

이유는 하나, 우리 아이를 보호해야 하니까.

진실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세상,

적어도 우리 학교 아이들만큼은

진실하고 정직하고

고운 아이들로 자라게 돕고 싶다.

<어린이 특강 - 이어서 만들기>

오늘은 공군 비행장 견학을 가기로 했었는데

'전격' 취소가 되었다.

그래도 우리는 할 일이 많다.

어제 세연 특강에서 다 하지 못한 지점토 꾸미기를 했다.

세연이가 색모레를 가지고 와서

아이들이 흥미롭게 - 하지만 좀 어려워했다 -

꾸미기를 했다.

가는 모레를 가지고 하는 작업이라

해우가 많이 힘들어했고,

반면 채린이는 어찌나 솜씨가 좋은지 가루를 솔솔 뿌려가며

재미있게 꾸미기를 했다.

세연이 아이들에게 절대 낭비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세연은 모레를 들이붓다시피 ㅎㅎ

해서 꾸미기를 했다.

하면서 스스로 하는 말이,

채린이는 조금 가지고도 잘 하는데,

나는 많이 쓰고도 잘 못하네~

원, 나, 참, 누가 그렇게 입바른 평가를 해달랬나?

세연이 말에 다들 웃음을 짓는다.

가끔 너무 옳은 소리를 해서 실소를 머금게 하는 세연.

오늘은 세연과 채린이 영휘네 놀러가도 되어서

한바탕 야단이 났었다.

쌤이 놀이터에 가서 전해주는데,

세연아, 세연아, 해도 세연이가 채린이 얘긴 줄 알고

멍하니 있더니,

채린이가, 너야 너, 하고 나서

온 아파트가 떠나갈 듯 비명을 질렀다.

그 바람에 채린이도 덩달아 영휘네를 가게 되었다.

좋겠다, 느그들은,

쌤은 친구네 집 놀러가 본 게 언젠지 기억이 가물가물*^^

산돌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