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浮屠)는 승려의 무덤을 상징하여 그 유골이나 사리를 모셔두는 곳이다. 이 부도(浮屠)는 운길산에 자리한 수종사(水鍾寺)에 있는데, 수종사(水鍾寺)는 조선 세조 4년(1458)에 왕명에 의해 중창된 사찰이다. 전체적으로 8각을 기본으로 하여, 2단을 이루는 기단(基壇) 위에 탑신(塔身)을 올리고 머리장식을 얹은 모습이다. 기단부는 일반적으로 상·중·하의 3단으로 구성되는데 이 부도는 간략하게 2개의 돌로만 마련한 것이 특이하다. 탑신의 몸돌은 둥근 형태가 변하여 거의 사각형에 가깝고, 용의 모습을 매우 도드라지게 새겼다. 지붕돌은 두꺼운 편이고, 처마는 느린 U자형을 이룬다. 꼭대기에는 노반(露盤:머리장식받침) 위로 보주(寶珠:구슬모양 장식), 보륜(寶輪:수레바퀴모양 장식) 등이 남아 머리장식을 하고 있다. 지붕돌 윗면에 남아 있는 기록을 통해, 조선 세종 21년(1439) 왕실에서 뜻을 모아 이 부도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부도 안에서 고려시대 청자로 만든 항아리와 은으로 만들어 금을 입힌 6각의 단지(보물 제259호)를 발견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 부도는 옥개석 낙수면에 '태종태후정○옹주사리탑시주○○유씨금성대군정통4년기미시월일입(太宗太后貞○翁主舍利塔施主○○柳氏錦城大君正統四年己未十月日立)'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세종(世宗) 21년(1439)에 왕실 발원으로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1439년(세종 21)에 태종 태후가 발원하고 유씨와 금성대군(錦城大君, 세종의 여섯째아들)이 시주자가 되어 조성한 ‘정의옹주(貞懿翁主)’의 사리탑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