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소설 팬들의입장' 게시판 1435번 글에 제가 달았던 리플입니다만, 가입한지 좀 됬지만 이게 곧 제 의견이기에 이제서야 올립니다.
음.. 저는 구지 선을 그어서 말을 하자면 안티입장이라고 볼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인터넷소설'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본래의 의의자체는 '온라인으로 아마추어 작가들이 소설을 쓴다' 이니까요.
그런데 아무래도 '인터넷소설' 중에는 연애소설류가 많은듯 싶습니다. 뭐 그에 대해 이유까지 구구절절 말씀드릴 필요는 없어보이니 생략하고, 그 순정만화에 많이 나올법한 뻔한 스토리는 솔직히 당연히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애소설도 연애소설 나름이지만, 그 스토리야 말로 '소나기공주'님이 말씀하신대로 사람들이 한번쯤은 꿈꿔볼만한 러브스토리이기에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모티콘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모티콘 소설은 부정합니다. 이유인즉슨, 소나기 공주님께서 '저희들의 부족한 글솜씨를 무마하기 위한 코드' 라고 말씀하셨는데, 귀여니팬들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은 아닐수도 있겠지만, 문학분야의 한 갈래인 '소설'이라는 장르에서(물론 문학전체에 적용되는 말입니다) 상황묘사를 이모티콘으로 대체한다는건, 자신의 문장력이 부족함을 내새우며 알리는 꼴인데, 부족한 문장력을 내새운다는 것이 저로써는 허용할만한 범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글파괴에도 한몫을 하는것이 이모티콘이기도 하죠.
10대들의 코드라.. 뭐 틀린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사용해도 국어를 지키자는 자치단체들을 비롯, 여러곳에서 이모티콘&외계어 퇴치운동을 하는 이 시점에, 소중한 우리언어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소설'이란 장르에서 이모티콘과 외계어가 난무하는 것이 과연 옳은일일까하는 의문이 드는군요.
이모티콘&외계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야, 아마추어작가들이 쉽게 글을 올릴수 있는 '인터넷소설'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입니다. 뭐 그 뻔한 스토리는 말 그대도 뻔해서 제 개인적으로는 그리 맘에 들어하지는 않습니다만, 그것은 사람마다 관점에 따라 틀린 부분이라, 남들에게까지 뭐라 할수있는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약간 유치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재밌기도 한 작품 몇편을 읽어보기도 했구요. 그래서 그 부분은 그리 거부감이 크지는 않습니다. 손으로 직접 책장을 넘기며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아시는 분이니 만큼, 제 말씀에 어느정도는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이모티콘소설이 나오기 전의 어떠한 책을 봐도(물론 시는 예외입니다. '시적표현'으로 인해, 아니면 운율을 맞추기위해, 의성어 의태어를 늘려쓰는 경우가 종종있으니말입니다) '한글파괴'는 하지 않습니다. 한글이 세종대왕이 만드셨던 당시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예로 들며 이모티콘&외계어를 미래에 정착할 언어라고 하시는 팬들도 간혹 있는데, 아무리 변했다고 하더라도, 우선은 국문학자들에 의해 변한것이고, 최소한 이모티콘처럼 특수문자를 난무한다던가, 아니면 외계어처럼 심각한 탈락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고전한글에서부터 지금까지 받침이 많이 바뀌었다면 모를까, 한자의 뜻은 무시한체 음만을 이용한다던가, 띄어쓰기를 무시한다던가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 전례를 볼때, 심각한 한글파괴를 하는 글이, 문학으로 인정받아 책으로 출판되어 나오는 것뿐만 아니라,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 현실이,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킬 사람은 우리밖에 없습니다. 안 그래도 영어조기교육이니 뭐니 국어의 자리가 위태로워지는 현실을 볼때, 잘 모르고 이모티콘&외계어를 두둔하는 학생들을 볼때면 다음세대, 또 그 다음세대가 되었을때 과연 우리말과 우리글이 지켜져 있을수 있을까 하는 심히 걱정스러운 의문이 듭니다.
이모티콘 소설을 두둔하시는 여러분, 감히 이렇게 말씀드리지만, 훗날을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모티콘&외계어' 는 절대 신조되어진 말과 글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