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생태와 아프리카현대미술, 에밀 조셉 타케((Emile Joseph Taquet,1873-1952) 신부의 업적을 재조명, 서귀포성당 대성전
서귀포 이중섭거리에서 칠십리시공원으로 이어지는 작가의 산책길을 따라 걷다보면 서귀포 지역의 무구한 역사와 함께한 제주교구 두 번째 본당, ‘서귀포성당’을 만날 수 있다. 1900년부터 시작된 서귀포성당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의 중요한 역사문화자원일 뿐만 아니라 28m의 등대 형상의 종탑이나 담을 허물고 세운 천연의 야자수, 또 바닷가를 지척에 두고 있는 이국적인 정취 등은 주변의 서귀포 풍경들과 함께 색다른 정취를 자아내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경관 못지않게 서귀포성당에는 최근 사목자이며 식물학자였던 에밀 조셉 타케((Emile Joseph Taquet,1873-1952) 신부의 업적을 재조명하기 위한 아름다운 행보들이 이어지고 있다.
타케 신부는 1902년부터 1915년까지 서귀포 본당의 전신인 한논(하논) 본당과 홍로 본당에서 제3대 주임으로 13년간 사목했던 프랑스인 사제이다.
그는 왕벚나무 자생지를 최초로 발견하여 제주가 원산지라는 단초를 제공하였고, 온주밀감나무를 첫 도입하여 서귀포가 감귤주산지가 되는 데에 커다란 공헌을 했으며 ‘타케’ 신부 학명으로 식물 13종을 유럽 논문에 발표, 제주 식물자원의 세계화에도 획기적인 업적을 남긴 제주의 선각자이다. 서귀포 성당은 이렇게 종교를 넘어 문화, 식물학계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타케 신부의 기념사업회를 올 4월부터 추진하며 타케신부에 대한 다양한 문화적 접근으로 그의 업적을 도민들과 공감하기 위한 활동들을 펼쳐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2016년 10월 7일(금)-17(월)까지 서귀포성당 대성전에서 열리는 “자연생태와 아프리카현대미술”전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진행되는 문화사목 프로젝트이다.
왜 아프리카 전시인가?
오늘날 가톨릭교회는 2015년 6월18일, 교종 프란치스코가 전세계에 선포한 ‘찬미 받으소서’라는 환경 생태회칙을 실천하기 위하여 저마다 고유한 방식으로 창조적이며 책임 있는 응답을 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은 온 인류와 지구의 위협을 하나의 근원적 문제로 보고 환경보호와 생태관계에 대한 새로운 회심과 가치정립이 신앙의 핵심 과제임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이에 서귀포성당은 식물학자인 타케 신부의 생태영성을 고찰하고 계승 발전시켜가는 활동으로 환경생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넓혀가고 있다.
서귀포성당은 2016년 4월 ‘타케신부 기념사업회’ 추진위를 발족하며 괄목할만한 활동들을 펼쳐가고 있는데, 지난 8월 퓨전국악공연 “제주 소리를 찾아서”를 통해서는 2곡의 왕벚나무 스토리를 창작곡으로 만들어 발표함으로써 대중과 공감하는 문화적 교류의 장을 활짝 열었고 이어 두 번째 프로젝트로 ‘자연생태와 아프리카 현대미술’展을 “아프리카 미술에 담긴 영성”을 주제로 열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강렬한 색채, 단순하지만 익살스러운 동물표현으로 전세계에서 크게 사랑받고 있는 팅가팅가(E.S. Tingatinga)의 작품을 비롯해 아프리카 미술의 양대산맥인 조지 릴랑가(George Lilanga)의 작품까지 약 30여 점의 작품들이 대성전에서 전시된다. 팅가팅가는 순수함과 강렬함이 공존하는 아프리카의 숨결을 표현하는 작가로 시대를 넘어 오늘날 <팅가팅가> 라는 이름이 아프리카의 대표적 회화장르가 될 만큼 미술사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아티스트이다. 또한 아프리카 공동체 사회와 인간 존재의미를 해학과 민속적 스토리로 표현한 조지 릴랑가의 작품은 인간의 가치를 색다른 시각으로 해석하며 우리 가슴에 진정한 행복에 대해 묻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밖에도 동양적 철학을 담고 있는 은도에 두츠, 마콘데족의 역사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헨드릭 릴랑가, 꿈의 세계를 환상적인 콜라주 기법으로 완성하는 압두나 카사, ‘여인’을 테마로 장식주의적인 표현기법을 통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헤타운 아세파 등 오늘날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들로 구성하였다.
이번 전시기간에는 도민들의 많은 관람을 위해 오전 10시에서 오후 7시까지 대성전을 오픈하며 단체관람의 경우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또한 매일 오후 3시에는 친환경, 자연생태, 생태영성등과 관련, 다양한 체험행사가 서귀포성당 내 하논카페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오픈 당일인 10월 7일 오후 5:30에는 아프리카 미술과 자연생태에 관한 특별 초청강연이 무료로 진행된다.
도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며 많은 분들이 함께 오셔서 문화예술로 전하는 환경생태의 중요성과 인류 공동선에 동참해 주시길 기대한다.
문의: 서귀포성당 762-3444 | 전시기획_이정희(010-2344-5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