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부도 등으로 아파트 공사가 중단되면 계약자들은 어떤 마음을 가질까. 어렵게 마련한 내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고 대부분 분양대금을 돌려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사고사업장 6개 단지 중 5개 단지(83%)의 계약자들이 분양대금 환급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사업장은 부도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공정이 25% 이상 늦어지는 곳을 말한다. 대한주택보증은 이 같은 사고사업장에 대해 입주 예정자들의 의견에 따라 공사를 계속할지, 분양대금을 돌려주고 공사를 그만둘지를 결정한다.
올 들어 분양대금 환급 요구 사업장 비율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31곳 중 22곳(71%)이 돈을 돌려받기를 원했다. 2008년에는 지난해와 같은 71%(45개 단지 중 32개 단지)이었지만 2007년엔 환급 사업장(13개 단지)이 전체 사고사업장(25개 단지)의 절반 정도였다.
올 들어 6개 단지 5개 단지가 환급 요구
사고사업장 입주 예정자들이 아파트 준공보다 환급을 원하는 것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분양된 분양권 시세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는 단지가 잇따르면서 이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중견 건설업체 주택담당 임원은 “시세가 분양가보다 많게는 1억원 넘게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입주 예정자들이 그동안 납부한 분양대금이라도 아끼려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 한번 공사가 중단되면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져 다른 아파트보다 시세가 낮게 형성될 것이란 걱정도 많다. 때문에 집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던 2008년 이전보다 주택시장이 가라앉기 시작한 2008년 하반기부터 분양금 환급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주택보증 보증이행팀 김옥주 파트장은 “분양대금 환급 요구가 많아진 것은 그만큼 수요자들이 주택경기를 나쁘게 전망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