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교중이, 대근이팀에 합류해 등산을 했다.
영일이와 내가 끼어서 예봉산으로 가는 도중에
명보와 연락이 돼서 명보팀과 합류해 검단산으로 올랐다.
명보팀 4명과 우리팀 4명이 소풍가듯 즐겁게 올랐지만
명보팀 선수 2명이 기권했고, 나머지 6명이 검단산 정상을 거쳐
광주 경안IC까지 대장정(하남시에서 광주시까지 산으로 걷는 무식한 코스다.
하여간 11시 좀 넘어서부터 저녁때까지 디립다 걸었다)을 시작했다.
나야 모르니 그냥 가자는데로 따라가는 수밖에...
그런데 처음 합류한 신입생 교육 측면인지 모르지만
장난이 아니었다.
한참을 낑낑거리고 올라가고, 내려가면서 이제 됐다 싶으면
다시 오르막이고 가도 가도 끝이 없었다.
대근이와 교중인 숙달이 돼서 잘도 가는데
90키로 몸무게로 쫓아가는 석춘인 도대체가 끝이 안보이니 죽을맛이다.
거기다 명보와 명보친구가 워낙 잘 쫓아가니
남자인 내가 꾀를 낼 수도 없었다.
영일이는 워낙 많이 뛰는애니 기본적으로 잘 걸었고,
설상가상으로 땀이 비오듯하니 물은 자꾸 먹히고,
결국 물도 떨어졌는데
가까운데 약수터가 있을거라던 지휘팀은 서로 이쪽이다. 저쪽이다하며
무작정 끌고가는데 그놈의 약수터는 사막의 신기루처럼 끝까지 안나타났다.
그래도 다행인게 이슬비가 촉촉히 내려 체온을 식혀줘서 죽지않은거 같다.
하여간 그렇게 찾던 약수터는 못찾고
개울물만 디립다 들이키고 해지기 전에 남한산성 근처로 내려와
저녁으로 쌈밥을 먹는데
문제는 지금부터다.
토요일 저녁에 교회 구역예배를 보는데
얼마전부터 나보고 구역예배를 인도하란다.
그런데 겨우 내려와 쌈밥을 먹으며 생각하니
예배준비도 못했고, 지금가야 애매하니
먼저 예배 인도하던 집사님이 하도록 유도를 하려고
집사람한테 전화해서
'아직 산에 있는데 전화가 잘 안되니 전화하지 말고
길을 못찾아 좀 헤메고 있고, 늦을거 같으니
예배는 미리 연락해서 알아서 처리해라.'하고 전화를 했다.
그리고 저녁 식사후 광주에 모여서
즐겁게 당구대회가 열렸는데
집에서 계속 전화가 왔고, 나는 받아도 애매한 관계로
일부러 전화를 안받았다.
전화를 안받으면 전화상태가 안좋아 그러려니 생각할줄 알았다.
그러려니 하고 당구를 마치고, 친구들과 헤어진후
집으로 전화를 했더니
내가 연락이 안되서 119에 신고하려던 참이었단다.
순진한 집사람은 아직도 산에서 길을 못찾아 못내려온줄 알고
아이들하고 큰 걱정하며 여기 저기 전화만 해대고 있었단다.
갑자기 머리가 띵한게
나의 가벼운 거짓말이 우리 가족을 난처하게 했구만 하는 생각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결국은 당구쳤단 얘기는 죽어도 못하고 대충 얼버무렸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가보다.
미안해서 오늘은 교회 끝나고
내몸이 천근 만근인데도 곤지암 대박 할인행사 구경도 가고
킴스 클럽에 가서 쇼핑도 하고
애들하고 돈까스도 먹고, 광주 장날이라 시장도 들리고
하여간 죄값을 톡톡히 치뤘다.
다리도 아프고, 졸리기도 하지만 자는 아이들과
집사람을 쳐다보니 조금 미안함이 풀리는거 같다.
그래도 가족이라고 서로 걱정해주는거 보니
그냥 사랑스럽다.
거짓말하지 말아야겠다.
하여간 명보가 헤어질때 당구 1등하라는 응원의 한마디에
어제 1등했다.
뿌듯하다.
같이 갔던 친구들 들어라.
어제 하여간 즐거웠고,
덕분에 내 체력이 조금 업그레이드 됐다.
다음에도 연락해라.
첫댓글명보덕에 석춘이가 1등한 것이군. 석춘이가 1등을 하려하면 다른 사람이 잃어야만 한다는 것을 간과한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나 3등했다. 석춘이가 평소대로라면 아마 난 최소한 2등은 했겠지? 물론 교중과 석춘의 3,4등 쌈이 치열했겠지만 ㅋㄷㅋㄷ... 당구칠때 무쟈게 전화오더만.. 그런줄 알았으면 전화받지 그랬니..
영일이만 좋았다.3살 어린 여자와 친구(66년생과 68년생)하기로 하였으니... 거기에 나까지 친구하려하니 조금 좋키도 하고 ... 명보가 석춘이 따라고 주문해서 내가 잃은 게야.. 왜 그산만 가면 헤멜까....비가 내리는 산에서 비를 맞고 걷는게 좋탄다. 누군 마누라 왈 산에 댕긴 후로 짐승이 되어간다던데..
땀인지 빗물인지 모르게 김이 모락모락나는 물에 빠진 생쥐가 되어 끝이 없는 고개를 열 번도 더 넘었다.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하는 호랑이가 나올 만하게 인기척도 없는 고개를 넘으며, 잿빛하늘이 노랗게 보였었다. 속옷착용한 부분은 땀띠가 벌겋게 나 있었지만, 잊지못할 동창생들과의 영광스런 첫산행이었다.
첫댓글 명보덕에 석춘이가 1등한 것이군. 석춘이가 1등을 하려하면 다른 사람이 잃어야만 한다는 것을 간과한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나 3등했다. 석춘이가 평소대로라면 아마 난 최소한 2등은 했겠지? 물론 교중과 석춘의 3,4등 쌈이 치열했겠지만 ㅋㄷㅋㄷ... 당구칠때 무쟈게 전화오더만.. 그런줄 알았으면 전화받지 그랬니..
아하~ 명보의 끝내주는 궁뎅이가 등산으로 담금질된 작품이구나! ^^
명보가 한 몫(?) 할줄 알았다니까!!!!!
마흔 을 넘어선 좋은 낭만 만들기? 딥다 부럽다. 나도 얼른 그 다열에 끼어야 할텐데...
영일이만 좋았다.3살 어린 여자와 친구(66년생과 68년생)하기로 하였으니... 거기에 나까지 친구하려하니 조금 좋키도 하고 ... 명보가 석춘이 따라고 주문해서 내가 잃은 게야.. 왜 그산만 가면 헤멜까....비가 내리는 산에서 비를 맞고 걷는게 좋탄다. 누군 마누라 왈 산에 댕긴 후로 짐승이 되어간다던데..
석춘이 고생했다. 담에 또 가자고 해야할지.... 무릅이 고생했다.. 영일이 산수유가져온거 먹고 힘 났다.담에 또 가져오고 준비좀 잘하자.. 이거 눈치보여 먹을 수가 있어야지. 명보 뒷심 좋터라..같이 다닐만해....
그누구 때문에 집집마다 남정네들 산으로 몰려 나겠구만
나말고 언넘의 지집애와 간겨?^^*
땀인지 빗물인지 모르게 김이 모락모락나는 물에 빠진 생쥐가 되어 끝이 없는 고개를 열 번도 더 넘었다.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하는 호랑이가 나올 만하게 인기척도 없는 고개를 넘으며, 잿빛하늘이 노랗게 보였었다. 속옷착용한 부분은 땀띠가 벌겋게 나 있었지만, 잊지못할 동창생들과의 영광스런 첫산행이었다.
허리가 36에서 34로 줄었다.
석춘인 빠지지 말고 가라. ㅋㅋㅋ
상우야, 일요일에 교회갔다와서 심심한날 인천에 와라. 계양산이 미친산행 아닌 소풍 삼아 하는 산행으로 좋단다. 바로 앞에 너 좋아하는 라이브 카페(쉘브르)도 있고. 여자애들 데리고 오면 내가 풀코스로 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