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502 (화) 송영길 "검찰 자진출두"…檢 "와도 조사 못 받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피의자로 입건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5월 2일 검찰에 자진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오더라도 조사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영길 전 대표 측 선종문 법무법인 광야 대표 변호사(사법연수원 38기)는 5월 1일 "송영길 전 대표는 5월 2일 화요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중 변호인단이 검찰에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고 일정을 조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검찰 관계자는 뉴시스에 "기존 계획대로 수사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내일 송영길 전 대표가 오더라도 조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도 해야 하고 압수수색 대상자가 송영길 전 대표 말고도 많이 있다"며 "객관적으로 봐서도 이런 상태에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출석한다고 조사가 되지 않는다. 우리 일정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4월 29일 송영길 전 대표의 주거지 및 후원조직에 대한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벌인 데 이어 이날도 경선캠프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송영길 전 대표가 세운 정책연구소인 '먹고 사는 문제 연구소'가 외곽 후원조직으로 기능하며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선거 자금을 조달했다고 보고 회계 자료 등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파악됐다. 다만 송영길 전 대표는 검찰이 출석을 거부하더라도 5월 2일 중앙지검을 방문한다는 입장이다.
송영길 전 대표 측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에서 오지 말라고 해도 꼭 가겠다. 현장에 기자들이 있을 테니 수사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사를 받지 못해도 현장에 있는 취재진들에게 현재 의혹과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전 대표는 앞서 지난달 4월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뒤 4월 25일 검찰에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 일정 상 아직 조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서면진출서를 제출하라"며 출석 불가를 통보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9400만원 이상이 살포된 정황이 포착된 이상, 즉 플러스 알파(α) 자금이 확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전 대표는 귀국 전인 지난달 4월 22일 파리 현지 기자회견에서 "후보가 그런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며 사실상 혐의를 부인했다. 송영길 전 대표 측은 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6월 부터 '만 나이'… 한 살씩 어려진다
국민 10명 중 8명은 만 나이로 법령을 정비할 경우 위·변조된 신분증을 확인하고 주류 등을 판매하다 적발된 사업자에 대해 행정제재나 형사처벌 등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1일 국민권익위원회와 법제처는 이같은 내용의 ‘나이 확인에 대한 사업자 부담완화’ 국민의견수렴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권익위와 법제처는 올해 6월부터 ‘만 나이’ 제도 도입으로 인한 사업자의 나이 확인에 대한 사업자들의 부담과 어려움을 고려해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11일까지 국민생각함에서 ‘나이 확인 관련 사업자 부담완화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는 4434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3583명(80.8%)이 ‘나이 확인과 관련해 억울하게 피해를 본 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부담 완화 방안으로는 ‘억울하게 피해를 본 사업자에 대한 행정제재처분 완화’(47.9%)가 가장 높았다. 이어 ‘사업자의 신분 확인 요구권 및 구매자 준수의무 명문화’(17.4%), ‘모바일을 활용한 신분확인 방법 다양화’(16.4%), ‘형사처벌 수준 완화 또는 벌금의 과태료 전환’(16.2%) 순이었다.
기타 의견에는 ‘해외 입법사례와 같이 구매자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도 필요하다’ ‘모바일 등록증, QR패스 등의 방식을 적극 검토해야한다’는 답변도 있었다. 법제처는 ‘만 나이’ 통일에 따른 연 나이 규정 법령 정비 시 나이 확인에 따른 사업자의 어려움을 고려해 △나이 확인을 위한 신분증 요구 법적 근거 △위·변조된 신분증을 믿거나 폭행 또는 협박으로 신분을 확인하지 못한 사업자에 대한 제재처분 감경·면제 근거 등 사업자 부담 완화 방안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법제처 방극봉 법제정책국장은 “일상생활에서 만 나이 사용문화의정착을 위해 연 나이 규정 법령을 만 나이 기준으로 정비하면서, 나이확인과 관련한 사업자의 부담 완화 방안을 함께 마련해 나이 기준 변경에 따른 국민 혼란이나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권익위 양종삼 권익개선정책국장은 “국민생각함은 정부 정책 추진과정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좋은 도구”라며 “국민권익위는 정부 부처와 협업을 통해 제도개선 사항을 발굴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00엔당 1천원 넘네”… 일본 여행객 ‘사라진 엔저’에 당황
돌아오는 5월 황금연휴에 일본 오사카 여행을 가는 20대 후반 직장인 이새미씨는 지난 4월 27일 미리 환전하려고 환율을 알아봤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 1월 1차 환전을 할 땐 100엔당 940원대였던 엔화 환율이 1000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씨는 “지난해 연말부터 엔저현상이 펼쳐진 상황이라 환율이 더 내리길 기대하며 우선 40만원만 환전을 해놨었다”며 “여행기간이 일본도 ‘골든위크’라서 각종 비용이 비쌀 때인데, 환율마저 치솟으니 앉아서 손해를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100엔당 1000원을 크게 밑도는 ‘엔저 현상’이 계속되던 올해 초 일본여행을 예약했던 여행소비자들이 4월 들어 원-엔 환율이 치솟자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1~2월까지만 해도 100엔당 940원대를 오가던 원-엔 환율은 지난 6일 1001.34원을, 27일 또다시 1001.61원으로 1000원을 넘어섰다. 원-엔 환율이 10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원-엔 환율은 30일 현재 100엔당 985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8일 일본은행이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도 0%대로 유도하는 등 ‘금융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해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원화가 무역수지 악화 등으로 더 약세를 보여 원화 대비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원-엔 환율이 널을 뛰면서 일본여행을 앞다퉈 예약했던 여행소비자들은 환율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월 교토 여행을 예약했다는 30대 직장인 연아무개씨는 <한겨레>에 “27일 원-엔 환율이 1000원을 넘어 놀랐는데, 28일부터 다시 1000원을 밑돌고 있어 환전하지 말고 좀 더 기다려봐야 하나 싶다”며 “여행 카페에는 매일매일 엔화 환율을 체크해 싸졌을 때 은행 앱 등을 통해 조금씩 환전을 하라는 조언이 올라오더라”고 말했다. 원-엔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자, 장롱 속에 묵혔던 엔화를 중고마켓에서 거래하는 움직임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최근 당근마켓·중고나라 등에는 ‘당일 네이버 환율 기준으로 엔화를 판매·구매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특히 ‘은행에서는 제값을 쳐주지 않는 엔화 동전을 구한다’는 글도 쏟아지고 있다.
중고마켓에 엔화 판매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출장 갈 일이 많아 엔화를 비교적 많이 갖고 있는데, 한동안 원-엔 환율이 떨어져 보관만 했다”며 “100엔당 1000원을 넘었던 27일부터 조금씩 나눠 팔고 있다”고 말했다. ‘짠물 소비’를 하는 여행소비자들의 고민은 깊어가지만, 엔화 환율이 1000원선을 넘어서더라도 일본여행의 인기가 이른 시일 안에 식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상회복 이후 이미 판매된 일본여행 상품이 많은데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이후 불붙은 보복여행 열기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에 집중되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인터파크에서 올해 1월1일~4월7일까지 3개월여간 예약이 이뤄진 5월 출발 해외여행 패키지상품 예약 인원은 전년 동기에 견줘 3000%(31배)가 폭증했는데, 이 가운데 1위는 베트남(28%), 2위는 일본(12%)이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아직은 원거리보단 동남아와 일본 등 근거리 여행지에 선호가 집중되고 있고, 이런 흐름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어린이날·어버이날을 겨냥해 관광·온천·유니버설 스튜디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오사카+교토+나라+온천호텔’ 패키지상품이 판매 1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말했다.
아이들 웃음소리 넘쳐나는… 장흥 '은퇴자 마을'
"아이들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이런 농촌마을은 찾아보기 힘들죠." 거대한 사자가 도약을 위해 일어서려는 형상을 하고 있는 전남 장흥 사자산(667.5m). 그 사자의 앞발톱에 자리하고 있는 안양면 로하스마을은 은퇴자 도시로 조성됐다. 알프스의 어느 전원주택단지를 본뜬 것 같은 아늑한 분위기, 남도의 온화한 기후, 서남해안의 자연경관, 청정환경을 자랑하는 로하스마을은 전원마을, 은퇴도시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더욱이 은퇴자 마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젊은층의 거주비율도 높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을 곳곳에 넘쳐나는 이채로운 풍경도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매일 아침이면 10여명의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을 태우고 학교로 바삐 향하는 통학버스의 엔진소리가 요란한 로하스마을의 생생한 이야기를 마을일꾼 3명에게서 들어봤다. 올해 로하스마을 이장을 맡은 '퇴직 공무원' 임수동 이장(69)과 '마을 개척자'인 이종천 로하스마을 개발위원장(76), 그리고 '서울 사모님' 정재희 로하스마을 총무(60‧여)가 이야기꾼으로 참여했다.
로하스마을은 2009년부터 도시민 유치를 위해 장흥군이 '3세대가 공존하는 미래지향형 친환경 전원도시'를 목표로 추진했다. 사실상 1단계로 조성된 로하스마을을 비롯해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단독주택 180세대와 공동주택(타운하우스) 120세대 등 총 300세대가 로하스타운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주택단지와 함께 상업시설, 편의시설을 도입해 의료, 문화, 체육, 복지혜택도 함께 누릴 수 있는 친환경 전원도시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7년 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로하스마을로 입주민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3년 전에는 '로하스리(里)'라는 행정리로 출범했다. 4월 말 기준 43세대, 96명이 마을에 거주하고 있다. 마을 구성원은 외지인이 70%가량 차지하고 토박이 장흥군민은 30%정도다. 외지에서 들어온 주민들의 경우 서울에서 7세대(11명)가 들어왔고, 광주에서 6세대(10명), 여수에서 3세대(6명), 부산에서 2세대(4명) 등이 이사를 왔다.
마을 구성원 대다수는 은퇴자들이지만 초등학생 자녀를 동반한 젊은세대 가구도 10세대에 이른다. 이렇다 보니 이 마을의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숫자도 10명이 넘는다. 임수동 이장은 "아침이면 안양면, 장흥읍내 초등학교 등에서 통학버스를 보내와 아이들을 실어나른다"면서 "농어촌 학교의 경우 학생이 부족하다보니 우리 로하스마을 학생들을 경쟁적으로 모셔가려 한다"고 전했다.
은퇴한 노부부가 노후를 보내는 여느 전원단지와 달리 로하스마을은 이처럼 젊은층도 다수 들어와 살면서 마을에는 활력이 넘친다. 주변 농어촌마을과 비교해 아동인구가 많은 편에 속하면서 지난 2021년 전남도교육청 공모사업에 '로하스 도란도란 마을학교'가 선정되기도 했다. '로하스 도란도란 마을학교'는 마을주민들이 아이들에게 직업교육이나 문화강의를 진행하는 시간을 갖고, 방과 후 프로그램과 공동보육을 통해 이웃 자녀들에 대한 관심과 소통을 제고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마을 현안을 논의하고 이끌기 위해 개발위원회, 부녀회, 노인회 임원들로 구성된 12명의 운영위원회는 매달 회의를 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마을 단체방도 만들어 수시로 마을소식을 전하고 건의사항을 받는 등 주민간 소통도 활발하다. 평생교육사업이나 장흥군체육회에서 운영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을에서 다수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장흥군 공무원 출신인 임수동 이장의 경험과 인맥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로하스마을에 사는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마을일꾼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서울 출신인 정재희 총무의 경우 은퇴 후 시골살이를 꿈꾸며 전원주택을 찾아 로하스마을로 들어온 대표적인 모델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준 정부기관에 근무하던 그는 일찌감치 남편과 함께 명예퇴직을 신청한 뒤 서울생활을 접고 꿈꿔왔던 전원생활을 2년 전부터 이곳에서 시작했다.
정재희 총무는 "서울에서 살 당시의 조급함 같은 건 모두 사라지고 너무도 여유가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은퇴자 마을이라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이 넘치고 마을인심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종천 로하스마을 개발위원장은 "원주민 없이 새로 조성된 마을이지만 젊은 친구들도 다수 들어와 살면서 은퇴도시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자산 중턱에 자리해 정남향의 입지적인 강점, 마을 앞에 펼쳐지는 자연풍광, 남도의 풍성한 먹거리, 넉넉한 마을인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마을이 조기 안착했다는 평가다.
입소문이 나면서 로하스마을의 이국적인 풍경을 보러오는 관광객들도 줄을 잇고 있다. 농촌지역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취약한 병의원 시설이나 문화향유 공간 부족 등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정재희 총무는 "아프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 열심히 운동하는 등 스스로 몸관리를 하는 효과가 있다"고 웃음지었다. 임수동 이장은 "은퇴 도시를 넘어 활력 넘치는 대표적인 농촌마을로 가꿔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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