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한여름 폭염(暴炎)이 시작됐다. ㅠ
몇일전엔 34℃까지 오르더니 오늘은 좀 선선하다.
가뭄이 심하고 온도변화가 큰 탓인지 야생화 꿀이
예년에 비해 유밀상태가 대단히 나쁘다.
이번주부터 분양용 왕대를 생산하기 위해 첫 이충을 했다.
60틀에 1,920 마리를 이충해서 이중 약 1,500 마리쯤 생산되고
만들어진 왕대중 선별해서 1,000개는 분양하고 나머지는 예비
또는 여왕벌 출방용으로 쓰인다.
왕대 및 처녀여왕벌 분양은 늘 긴장의 연속이고 부족하면
난리나기 때문에 분양예약을 생산량의 70% 받는다.
5월이 아까시아라면 6월은 밤꽃의 계절이다. ^^
이번주부터 밤꽃이 피면서 벌이 붙기 시작했고 다음주엔
만개로 가면서 꿀이 제법 들어오기 시작할 듯 하다.
벌통을 열면 비릿한(?) 밤 꽃 향기가 물씬 풍기고 꽃이 많이
맺혀있어 올핸 화수(花鬚)가 길어 꿀이 잘 날것으로 기대된다.
변수는 지나친 가뭄으로 습도가 낮고 건조한 게 문제다.
지난주에 밤꿀을 받기위해 그 동안 들어왔던 아카시아 끝물과
떼죽나무 꿀이 주성분인 야생화꿀을 채밀했는데 농도가 진하고
한 군당 1되도 안되는 정도지만 맛은 일품이다. ㅠㅠ
계속된 광고성 전화와 초보자 분들의 끈질긴 질문 공세로 일상이
거의 마비되는 듯 해서 헨드폰 전원을 뽑았는데, 마음은 편치않다.
가장 안타까운건 해외지사에 근무하는 아들과 외국에 늘 머물러야 하는
딸과 자주 카톡을 했었는데 폰을 끄면서 연락이 안되는 상태다. ㅠㅠ
밤꿀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꿀을 완전히 제거해서 절량에 가까울 정도로
잔인하게 빼내야 쓴 밤꽃에 꿀벌이 붙으면서 유밀이 된다는게 중론이다.
지난주 야생화꿀 채밀은 새벽 04:30부터 준비해서 05:00경에
소문환기창 (이동용 소쿠리)으로 소문을 닫고 채밀을 했는데,
무밀긴데도 꿀벌이 채밀기에 전혀오지 않는다.
오전 8시경 채밀이 끝난후 소문을 개방하니 온 천지가 벌이다.
밤꿀을 받기위해 계상 상단의 소비를 축소했다. 아카시아 땐 계상에
8~10매로 채워서 꿀을 받았는데 밤꿀은 한번에 그리 많게 들지않기에
5매로 축소하고 빈 소비는 뽑아 채밀전용 소비로 저온저장고에 보관했다.
점차 밤꿀이 들어오는 것을 봐 가면서 5매에 가득차면
한장씩 더 넣어가면서 받는것이 채밀하기 편할 듯.... 기대가 너무 큼..ㅋㅋ
밤꽃은 수꽃이 먼저피고 한주일 후에 암꽃이 피면서 화밀을 분비하기
때문에 초기보다 꽃이 시들무렵에 많은 꿀이 들어옴을 볼 수 있다.
밤꽃이 피기 시작한후 1주일 정도 지나서 밤꽃을 한움큼 따서
꼭 쥐어보면 끈적함을 느낄수 있는데, 맛을보면 약간 달고 쓴맛을
느끼게 되면 그때가 바로 유밀이 시작되는 싯점이다.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면서 낮으로 한두차레 소낙비가 내려
습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유밀이 잘 되는데 아카시아 꿀처럼 폭밀은 없고
서서히 채워지게 되며 꿀이 잘 나는해는 2번 채밀도 가능하다.
올해는 한달가량 계속된 가뭄으로 꿀 분비가 불확실한 상태다.
계상군 하단에는 소비 6매가 들어가 있는데
지난주부터 유봉과 유충판을 뽑아서 분봉을 시작했다.
밤꿀받기 중반을 넘어서면 유충과 어린벌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봉장 뒷쪽 빈 공터에 무왕군 교미상을 편성하고 벌을 한장 더 털어넣어
외역봉은 원통으로 돌아가고 유봉 위주로 착봉이 잘 된 교미상을 만든다.
지난주에도 교미상을 편성하고 왕대이식을 했는데
여왕벌 출방 상태가 좋고 큼직한 신왕들이 나왔다. ^&^
익은 왕대를 교미상에 넣고 3일후 살짝 내검을 해서 여왕벌이 없거나
실하지 못하면 제거하고 다시 왕대를 붙이고 하면 좋은왕이 양성된다.
30℃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나와 또 다른 나와의 싸움 이였다. ㅠㅠ
눈은 쓰리고 코끝에서 떨어지는 땀방울을 훅훅 불어가면서 해냈다.
왕대생산을 위해 품종이 좋은 종자 벌 5통을 4월에 구입해서
한 달간 관찰을 해 그 중 수밀력과 산란상태, 온순성 등이 뛰어나
좋아 보이는 넘을 씨앗 통으로 선택하고 집중적인 관리를 했다.
넉넉한 식량을 공급해서 제리 분비를 촉진시켜 여왕벌 유충들이
충분한 제리를 먹고 자라도록 한 결과 왕대가 실하게 형성됐고
태어난 여왕벌도 큼직하다.
교미상 편성은 봉판이 좋은 소비에 착봉이 잘 된 3장으로 하고
2장 정도 벌을 더 털어넣어서 강하게 편성하고 보관 중이던 밀봉된
저밀 소비를 격리판 뒤에 한 장씩 대주었다.
분봉이 끝나갈 무렵에는 꿀 소비가 부족해서 벌통 뒤편 모서리에
가루설탕을 자판기용 종이컵으로 3컵씩 부어서 식량이 되도록 했다.
수년간 분봉작업을 해본 결과 4월말부터 5월 하순 아카시아 꽃이
피어있을 때 분봉시킨 벌은 100% 성공했고, 7월 분봉은 식량부족과
개미들의 공격, 盜蜂(도봉)발생, 이어지는 장마 등으로 실패가 많았었다.
저밀 소비가 없어서 봉지사양이나 광식사양기로 내부에 설탕물을
주면 盜蜂(도봉)이 극성을 부리고 결국 굶어죽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때문에 代案(대안)으로 교미상 벌통 구석에 마른 설탕을 주면 도봉은
없는데 몇일만 방치하면 개미들이 공격해서 몰살시키는 경우가 흔하다.
초보시절엔 불개미 떼의 공격으로, 도봉 발생으로 교미상의 절반
이상을 잃어야 했다. 요즘은 이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초봄부터
교미상에 쓸 저밀소비를 확보했고, 부족한 벌통에는 마른 설탕을 주고
개미의 공격을 근본적으로 차단시켰다.
인근에 있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폐 엔진오일을 한 말 얻어와서
개미집 구멍마다 종이컵으로 한 컵씩 검은 오일을 선물했다. ㅠㅠ
개미구멍에 천천히 따라 부은 뒤 흙으로 덮어서 지져분 하지 않도록
위장을 하고 10여 일이 지났는데도 개미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땅속에 숨어있던 여왕개미와 유충까지 몽땅 몰살된 것 같다.
산행 길에 잠시 봉장에 들려 목을 축이고 밤 꽃 향에 흠뻑 취해있던
살결고운 보살 님이 개미집에 기름 붓는 모습을 보고 曰(왈)
" 저리 생전에 殺生(살생)을 많이 해서 어찌 극락 갈꼬... ㅉㅉㅉ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