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꺼져"
=..=. 다흰이 이뇬, 삐져도 단단히 삐졌구나.
하긴..
다흰이가 있다는 것 자체도 기억못하고
동군영만 데리고 쌔빠지게 도망가댔으니..
위험천만인 상고가는 길을 나 혼자서는 결코 네버 못가니..
마이 뿌랜드 다흰이의 검도 3단 실력을 구경하며
무사히 도착하려 했더니만..
벼룩의 간뎅이 소갈딱쟁이인 다흰이는,
도통 내 애교에도, 내 아부에도 눈 깜짝안하고
아까부터 '꺼져'라고만 연신 내뱉는다.
이번꺼까지 정확히 25번째.
-ㅁ=
이다흰 이뇬이 워낙 갈치처럼 가시가 사방에 돋은 년이라,
한번 삐지면 보통 삼일은 간다.
그.러.나.
"..다흰아. 니 토스트 좋아하지? 먹을래?"
"....상고 간댔지? 내가 니 지켜줄께"
..-_-
뇌물에 웃고 우는구나.
내 생각과는 달리, 어느 어떠한 것 하나도
우리에겐 위협적인 존재와 마주치지 않고
곧바로 상고교문에 도달했다.
우리의 다리가 똥자루여서 그런지,
한시간 땡 치고 바로바로 뛰어달렸는데.
왜이리 상고에는
자신의 따뜻한 가정이 있는 홈으로
귀가하는 분들이 눈에 밟히는지.
"..벌써 끝난 거 아니야? 반은담 못 만나면 어떡혀~ㅠ"
"...."
..아니야.
끝났다고 해도,
군영이한테 오늘 상고 간다고 말했는데,
벌써 돌아갔을 리 없어.
나올거라고 믿은 지 20분이 지난 시점.
태빈이를 보려 이놈 저놈의 낮짝을 두루 살펴보던
다흰이는 맥이 빠졌는지 다리를 구부려 앉는다.
"아오, 쒸배틀아. 걔네 간거 아니여?"
"..안갔어 나올거야.-_-!!!"
"그려.. 그려..에이고"
내 무장한 표정을 보고 떼쓰기를 포기했는지,
무리를 지어 귀가하던 놈년들이 사라지고..
극 소수의 두세명만이 교문을 넘나든다.
폰을 열어 몇 시인지 확인하니..
벌써.. 40분이 흘렀구나.
..-_= 다흰이 니는 자니?
콜콜 드르렁 거리며 정녕 그 쭈구린 자세가
편한지 잠들어있던 다흰이를 깨우려 할 찰나.
"깔깔깔깔. 오늘도 레인보우 갈거지?"
..뒤를 돌아보면..
많이 귓가를 만나본 목소리.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눈코입.
내 중딩 뿌렌드.
도라희.
..허리까지 내려오던 그 긴 생머리는
제치고 약간의 어깨를 넘는 웨이브 머리가
군림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엔..
깔깔깔깔 누군가를 보며 웃는 라희와 꼬옥 팔짱..을 끼고 있는
어젯밤 그리워 뜬 눈으로 지새게 만든,
한 바가지 눈물을 쏟아내게 해 팅팅 붓게 만든,
그 한마디 전하려고 이곳까지 이르게 한,
"은담아.."
그리고 그와 그녀 뒤에는,
낯이 닳도록 익은 3명의 멋진 놈들과,
..-_= 웨이브 집단인지 라희같은 구불구불한 길
머리를 하고있는 4명의 가시나들.
너희들도 오랜만이로구나.
정의민. 인태빈. 동.. 아니 니놈은 어제 봤지.
"방구쟁이다>ㅁ<♬"
의민이 너는 낮이든 밤이든,
찜통더위 여름이든, 삼한사온 겨울이든
상대가 할머니든 갓난애기든
여전히 밝구나. = _ =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허공에 퍼지고..
신발을 제대로 신지 않고 찍찍 끌고 내려오던
은담이는
드디어.. 교문아래서
쭈그려 졸고있는 -ㅁ- 다흰이와
(..다흰이의 그런 허무맹랑한 태도에
인태빈, -_- 이런 꾸진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나 한시원을 포착한다.
난 이렇게나 눈이 커졌는데,
심장이 벌렁벌렁, 심장박동수가 최고치를 기록하는데,
왜 너는 아무런 동요도,
미세한 당황함도 베겨있지 않는거니..
"어? 시원아 ^_^♡"
어느새 내 코앞까지 다다른
낯익으면서도 낯설은 무리.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라희가 심하게 날 반겨주고,
바로 뒤에 서 있던 군영이와 의민이가
어색한 분위기를 비집고 튀어나온다.
..근데 라희야.
팔짱.. 빼면 안되겠니..?
"왔냐..?"
"..으으.."
"방구쟁이 오랜만이다!! 보고싶었어엉~"
"...안녕 의민아. 근데 방구쟁이는 그만 해줄래=ㅁ="
옆을 보니.
드디어 자세가 불편했는지 몸을 움직이던 다흰이는,
실망스러운 티가 팍팍 묻어나 있는
인태빈의 표정을 보고,
전혀 딴 사람이 된 듯
벽에 45도 기댄 도도한 포즈로 그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러나.
=ㅁ= 이미 인태빈은 니가 침 흘리며 잤다는 걸 알고있어!!
"..-_-먼저간다"
"에엥? 레인보우 안가냐?"
"..안가"
"태, 태빈아!!!"
매우 큰 보폭으로 이미 멀찌감치 사라져가는 인태빈을
따라잡으러 가는 사상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뇬..
=_= 내 존재를 무참히 씹어버리고.
너까지 가면, 이 상고 놈년들을 나 혼자 대항하란 말이냐.
-ㅁ- 정의민 동군영은 그렇다쳐도,
히죽히죽 깔보며 비웃고있는 웨이브사단뇬들과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웃는 모습이 달라진 라희.
....차갑다.
그리고.. 아까부터 아무런 말 없이
여기 이렇게 서 있는 내가 보이지 않는지
아님,내가 조금마한 흔들림도 만들 수 없는 인물인지
묵묵부답인 빨간대갈.. 반은담.
"웬일이야 ^ㅇ^?"
"..그, 그냥..."
심하게 애교가 늘었구나 =ㅁ-
도라희 니 목소리 완전 코맹맹이로구나.
"내가 불렀다"
내 옆에서, 우물쭈물 뻘쭘하게 서 있는 내가 측은했는지
옆으로 자리 이동해준 고마운 동군영.
ㅠ.,ㅜ 자식, 인정많은 새끼였고나.
그동안 똥구녕이래서 미안~
"...왜"
드디어. 처음으로.
말문을 연 은담이.
그러나, 얼굴은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무서운 얼굴이다.
"..오, 오랜만이야 ^_^.."
이럴때는 은근히 인사를 건네야 하는게 상책이다
암. -ㅁ-, 상책이야 상책.
그러면, 최소한 짧더라도 대답은 있을 듯 했는데.
이 썰렁빠진 분위기 깨고 어떻게든 말 이어나갈 수 있을
듯 했는데.
그러기엔 은담이의 대답이.
너무..냉정했다.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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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수능 날이라지요.
지는 이렇게 쉬는 날이 생겨 행복에 빠져있으나..
고 3 수험생분들은 지금 문제들과 결투를 벌이고 계시겠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구요.
요번 시험 못보셨다고
인생 마감하시려는 어리석으신 분들 없어야하는데!!!
모두모두 힘내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