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부터 보물섬호는 일거리를 주었다.
왜 이상하게 고속도로만 타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전날 눈이 많이 내려서 국도보다 고속도로를 타야지 하고 고속도로를 올라 갔는데...
시속 100, 110, 120을 번갈아가면 잘 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보물섬호에서 이상한 신호를 보내 주었다.
신호는 찜빠처럼
1. 갑자기 가속이 되지 않고
2. 시속 80 이하로 떨어지며,
3. 차량의 떨림을 동반하는 증상을 보인다. 마치 타이어가 편마모나 휠발란스가 안 맞는 것 처럼.
4. 언덕에서는 더더욱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목적지를 60여 키로를 남겨둔 채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집 근처에 도착했다.
일단 급한대로 집 근처 현대블루헨즈에 방문해서 점화플러그와 배선은 갖고 있고, 연료필터도 갖고 있으니 교화만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기사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교환비가 7,9만원이 나오는데 교환하겠냐고 물었다.
여기에 험한 글을 쓰고 싶지는 않고, 바가지가 너무 심해서
차량 컨디션이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집 근처 카센터를 찾아 헤매다가 아무 카센터에 들어갔다.
아... 이건 뭐 마치 구걸하는 느낌....
점화플러그는 갈아 줄 수 있는데, 다른 차를 정비 중이라 연료필터는 못 갈아 주겠다고 해서
다시 세번째 카센터에 방문.
증상을 설명하고 일단 점화플러그와 배선을 교환하기로 했고,
휘발유 차량의 연료필터는 굳이 교환할 필요없다고 하시지만,
혹시 모를 필터 속 수분(최근 올 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고려)을 제거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먼저 점화플러그를 교환하고 보니 2번 3번이 불완전 연소가 되어 시꺼멓게 숯검댕이가 되어 있었다.
겨울철이라 그런가 했던 백연 색깔이 예사롭지 않았던 것이었다.
카센터 사장님은 점화코일은 의심했고, 부품을 수배했는데 주변에 부품이 없어 출고를 했다.
차량을 입고 해서 수리 완료를 했으면 좋았지만, 일정이 있어서 일단 차량을 출고 했다.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하는 중에 급하게 인천에서 운영중인 세*모터스의 오사장님께 연락을 드리고,
다음 날 입고 하기로 했다.
토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입고 해도 된다고 하셔서 얼마나 안심이었는지...
만약 입고한 날에 수리가 되지 않으면 사장님 앞 마당에 차박 신세도 부탁드려야 하기 때문에...
다음 날 날이 밝았다.
심란한 마음을 뒤로 하고
인천으로 가야 하는데
집에서 인천까지 내비로 45~ 50Km 정도 거리...
긴급견인출동 서비스 중 확장형까지 가입을 해도 커버가 되지 않는 거리였다.
할 수 없이 약간의 금전적 출혈도 감수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유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올라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다시 지하주차장 언덕에서 일보 후퇴를 하고,
긴 호흡과 동시에 풀악셀 2회째 도전에 간신히 성공을 했다.
그 순간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코걸이 랙커를 부를 수 밖에 없는가 하는...
인천까지 가는 긴 여정에 코걸이로 가는 것이 마음에 놓이지 않아,
긴급 견인 서비스를 신청하고 담당 기사님을 배정받아 전화를 받았을 때, 세이프카를 요청 했다.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했는데...
다행히몇 분 지나지 않아 도착했는데, 차 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 중 직전에 근처에서 작업을 마치고
운 좋게 보물섬과 연결되었다고 하시는 부산 출신의 서글서글하게 윗 연배로 생기신 분...
아무리 견인 서비스라고 하지만 불평하지 않으시고 멀리 인천까지 옮겨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서울로 향하는 경인고속도로는 엄청 막혔는데.... 보물섬때문에 일을 못하셨을지....
목적지에 도착후 오사장님은 각 점화플러그를 탈거 하고 압력테스트를 해 봤다.
역시 점화코일이 의심된다며 부품 수배에 나섰다.
긴장되는 순간!
이 추운 날씨에 출고를 할 수 있는가... 할 수 없는가에 달려 있다.
다행히 부품 수배 완료 후
잠바가스켓 교환과 간극조정을 요청했다.
잠바가스켓을 싣고 다닌 것이 신의 한수! ㅋㅋㅋ
간극조정과 잠바가스켓 교환이 완료 될 쯔음...
부품이 도착했다. 타이밍이 절묘 했다.
새로온 님
품번 : 27301-02720
품명 : COIL ASSY IGNITION
어찌나 이 부품이 반가웠던지....
제발 이 부품이 말썽 부렸기를 간절히 바랐다.
20년 동안 수고한 점화코일
수고 했다.
점화코일의 위치는 사진과 같다.
차량을 정면에서 바라 볼 때 냉각수 상부 호스의 왼쪽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엔진 해드 옆에 붙어 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하고 나니 예전 컨디션으로 돌아갔다.
국도를 296Km 정도 운행하는 동안 차량의 컨디션은 돌아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올드카를 운행하면서 이 날 처럼 점화플러그를 교환 해 주시면서 다른 부위의 고장을 예상 해 주시는 카센터 사장님이나,
시간에 맞게 세이프카를 탈 수 있게 운전 해 주시는 기사님이나 언제나 귀찮게 해도 환한 웃음으로 수리 해 주시는 인천 사장님이나
모두에게 감사한 날이었다.
비스토 터보 2001년식 수동 164,952.5Km
첫댓글 부품이 꾸준히 조달된다는게...고마운거죠. ^^
네, 맞습니다. ^^
와 잘타구 다니시네요 저는 2002년식 자동터보인데 7만 키로인데 대단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