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702964A57EA570E3A)
- 군산 발산리 오층석탑
군산 개정면 발산리 발산초등학교 뒤뜰에 다수의 석조 유물이 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다수의 석조 유물이 초등학교 뒤뜰에 있게 된 걸까요?
일본 야마구치(山口)에서 주조업으로 돈을 번 시마타니 야소야(島谷八十八)가 1903년에 술의 원료인 쌀을 찾아 군산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호남평야 땅을 145만 평을 사들여 군산의 거대 농장주가 되었고, 막대한 양의 쌀을 건조하기 위해 넓은 마당과 쌀을 쌓아둘 창고를 지었습니다. 이 창고를 해방 후 2층으로 증축한 것이 지금의 발산초등학교입니다.
시마타니
야소야는 이곳 쌀을 일본에 보내어 큰돈을 벌었습니다. 이 돈으로 우리 문화재를 긁어모았는데, 커다란 석탑과 석등에서부터 작은
보물까지 잡히는 대로 챙겼습니다. 이렇게 모은 우리 문화재를 자신의 농장 정원(지금의 발산초등학교)에 보관했고, 그 옆에
콘크리트 금고 건물까지 지어 귀중품을 보관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37254757EA572128)
- 발산리 오층석탑
이곳 뒤뜰에 멋진 탑이 있습니다. 발산리 오층석탑입니다. 원래 전북 완주군 고산면 삼기리 봉림사터(鳳林寺址)에 있던 것을 이곳에 옮겨놓았다고 합니다. 원래는 5층인데, 지금은 4층까지만 남았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9914757EA573008)
- 기단부
기단은 이층기단입니다.
하층기단 면석에는 면마다 모서리기둥과 1개의 가운데기둥이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면석이 뒤집혀 놓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으나) 바로 그 위에 1줄로 테두리를 둔 것이 특이합니다.* 그리고 하대갑석이 상대갑석보다 조금 더 두껍습니다. 상층기단 면석에는 모서리기둥만 있고, 상대갑석 아랫면 깊숙한 곳에 얕은 부연이 보일 듯 말 듯하게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02794857EA573F09)
- 탑신부
탑신부 몸돌 면석에는 모서리기둥만 있습니다. 지붕돌 낙수면은 급하고, 추녀 끝이 살짝 올라가 있습니다. 이처럼 지붕돌 추녀 끝이 살짝 올라간 형태는 고려시대 이후 석탑에서 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1EA4957EA574F27)
- 지붕돌
지붕돌 아랫면의 층급받침은 얕은 3단입니다. 그리고 가장자리에 절수구를 두었습니다.
그런데 지붕돌 윗면을 자세히 보시죠. 우동마루가 있습니다. 옛 백제땅에 세워진, 통일신라시대 석탑 양식을 이어받은 고려시대 석탑에서 백제시대 석탑의 희미한 흔적을 마주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288E4757EA575E34)
- 상륜부
상륜부에는 노반, 복발, 5개의 보륜, 보개가 있습니다. 후보물이라고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79E84957EA576D20)
- 발산리 석등과 오층석탑
탑은 봉림사터에서 옮겨온 것으로 전하는 발산리 석등과 함께 있습니다. 비록 완전한 모습의 탑은 아니지만, 늘씬하면서도 기품 있는 자태가 깔끔하게 차려입은 멋쟁이 같습니다.
* 달넘새님에 의하면, 하층기단의 하대저석과 괴임, 그리고 면석이 일석으로 된 부분이 뒤집혀 놓여 있으며, 하대저석이 극단적으로 퇴행한 형태라고 합니다.
첫댓글 역시 잘 보시는군요,,,,
이 탑은 하층기단저석과 면석이 일석으로 치석되어 있으며 현재 뒤집혀져 있습니다.
또한 지대석 상면에 합각선이 있는 특이한 특징이 있는 석탑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역시 석탑매니아 다우신 안목입니다.
예리하게 보시네요
지적하신대로 저석이 앏게 치석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본문 사진을 확대해보면 잘 보입니다) 하층기단 저석이 2단으로 표현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하층기단 저석 위에 괴임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러한 하층기단 저석 위에 괴임이 표현되는 석탑은 870년에 조성된 보림사 쌍탑에서 시작합니다.
발산리 오층석탑은 고려초기에도 그 계보를 이어주는 석탑으로 현재 하층기단 저석과 중석이 일석인 부재는 뒤집혀져 있는 것입니다.
@달넘새 ↓(사진 출처: 누들스님) 보림사 삼층석탑의 기단부.
보림사 삼층석탑의 경우... 하대저석과 하대갑석의 두께가 거의 같고, 하대저석 위에 얕은 괴임이 있습니다. 발산리 오층석탑에서 하층기단 면석 윗부분의 테두리를 하대저석으로 볼 때 하대갑석과 두께 차이가 너무 크고... 그리고 하대저석과 괴임의 위치도 보림사 삼층석탑과 다릅니다.
@달넘새 그래서...
1) 하층기단 면석이 제대로 놓인 것이라면, 면석 윗부분의 테두리는 특이한 형태의 장식으로 봐야 할 것 같고...
2) 하층기단 면석이 뒤집혀 놓인 것이라면, a) 하대저석이 없이 면석이 지대석 위에 바로 놓인 것으로 보고... 면석 윗부분의 테두리는 지대석 위의 또 다른 괴임으로 보거나 b) 달넘새님이 지대석으로 말씀하신 부재를 하대저석으로 보고... 면석 윗부분의 테두리는 하대저석 위의 또 다른 괴임으로 보는 게 어떨까요?
@하늘사랑 3가지 의견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특히 2)b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2)a의 경우 지대석 괴임은 반드시 지대석 상면에 붙어서 나타납니다.지대석 괴임 석탑은 개인적으로 20여기 파악하고 있는데 모두 지대석 상면에만 존재하며 그 괴임의 폭이 매우 좁게 나타납니다.
2)b의 의견은 저도 공유하고 싶습니다.
다만 하대저석으로 보신다면 하대저석 모서리에 합각선이 표현된 석탑이 없는 점과 하대저석이 별석일때 하대저석이 높게 치석되는 석탑이 고려시대에는 없다는 점이 걸립니다.
이 토론의 포인트는 하대저석이 낮게 치석(현재 뒤집혔다고 보고)되었다는데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지대석의 높이와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달넘새 11세기 초중반에는 석탑의 지대석이 어느정도 높아지기 시작하며 또한 2단의 지대석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지대석이 높아지기 시작하면 하층기단 저석을 낮게 치석하는 석탑이 등장합니다.
그 작례가 정도사지 오층석탑입니다.
그래서 하층기단 저석이 낮은 이유는 지대석이 높게 치석된 것과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발산리 오층석탑은 하층기단 저석 위의 괴임석탑의 퇴행기 석탑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11세기 중후반 이후에는 하층기단 저석 위 괴임 석탑이 잘 안보이기 때문입니다.
@달넘새 어렵네요...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끝으로 하늘색 화살표 부분을 하대저석으로 본다면, 노란색 화살표 부분은 무엇으로 봐야 할까요?
@하늘사랑 아~~오해하신것 같은데...
저 부재를 뒤집으면 자연스레 노란색 화살표가 하층기단 저석이 되며 하늘색 화살표가 자연스럽게 괴임이 됩니다.
그렇다면 하층기단 괴임이 하층기단 저석보다 커지는 희얀한 경우가 되는데 이는 하층기단 저석 괴임석탑의 퇴행기 모습이라 윤각선으로 훙내만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달넘새 아~ 이렇게 보셨군요... 노란색 화살표 부분을 하대저석으로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괴임은 그냥 두고... 하대저석만 왜 저렇게까지 퇴화한 형태로 표현하였을까요?) 혹시 이런 예가 있나요?
@하늘사랑 햐~~치밀하신 시선에 밑천이 다 털리게 되었네요
원래는 하층기단 저석 상면 위 괴임이 있는 석탑의 계보를 포스팅으로 계획했었는데
이젠 댓글로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도림사지 삼층석탑의 하층기단을 유심히 봐 주십시요.
공교롭게도 이 석탑도 하층기단 저석과 중석이 일석인 부재가 뒤집혀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대석 괴임과 이 부재와의 거리, 이 부재 하면이 좁고 상면이 넗은 점으로 보아
눈에 보이게 뒤집혀져 있는 모습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이런 뒤집힌 모습을 모른 채 대부분의 자료에는 천편일률 적으로
하층기단의 특이한 테두리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모두 하층기단 저석 위의 괴임을 인지하지 못해서 생기는 오류입니다
@달넘새 개인적으로는 도림사지 삼층석탑이 발산리 오층석탑보다 선행의 모습으로 추정하여
11세기 초중반 석탑석탑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11세기 중후반에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발산리 오층석탑의
하층기단 저석과 하층기단 저석 위 괴임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발산리 오층석탑의 하층기단 저석과 저석 위 괴임은 완전히 퇴행기에 접어든 모습이며
11세기 후반 이후에는 이러한 모습은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달넘새 도림사지 3층 석탑을 보니까 이해가 되네요
아주 유사한 모습이군요
@달넘새 역시 화수분! 많이 배웠습니다.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하늘사랑 오늘 하루 두 분 토론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일천한 지식으로 토론에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계속 읽으면서 많이 배웠읍니다.. 감사^^^
옥개석의 두터운 우동!!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눈과 맘이 즐겁습니다.
치밀한 관찰과 예리한 분석 !
완전한 이해는 못하지만, 앞으로 석탑을 볼 때 돼새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