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주샛별 기자] 불가리, 샤넬 등 명품 브랜드들이 매년 몇 차례씩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줄지 않자 소비자 불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웨딩밴드 브랜드로 유명한 이탈리아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BULGARI) 는 이달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앞서 백화점업계는 이달 인상 소식은 소문일뿐이라면서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국내 주얼리 제품의 가격을 최대 9% 가량 올렸다.
백화점 관계자는 “불가리는 가격을 평균 연초에 한번, 중후반에 한 번 정도 올린다”면서 “이탈리아 로마 본사에서 환율 등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불가리의 인기 모델인 ‘비제로원’ 링과 디바스 드림 네크리스 등 특히 신혼부부들의 수요가 높은 컬렉션들이 인상 대상의 품목이다.
샤넬은 지난달 27일 대표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과 보이백 등의 가격을 최대 7% 가량 올렸다. 클래식 플랩백 스몰 사이즈는 1390만원에서 1497만원으로 7.69% 올랐고 미디움 사이즈는 1450만원에서 1557만원으로 인상됐다.
샤넬은 한 해에 가격을 두 차례 이상 올리는 ‘N차 인상’의 대표 브랜드로 꼽힌다. 샤넬은 올해 초부터 주얼리와 시계를 대상으로 첫 가격 인상에 나선 바 있다.
국내 최대 명품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인상으로 샤넬 신발도 대부분 200만원 이상이 됐다”, “이제 진짜 샤넬은 못살 것 같다”, “정말 저 값 주고 사야하는 거 맞죠” 등 기습 인상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밖에 지난 2월에는 루이비통이 일부 가방 제품 가격을 올렸고, 에르메스도 신발과 가방 가격을 인상했다. 디올은 지난해 1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1월에는 주요 가방 제품과 주얼리 제품 가격을 최대 20%, 8월에는 10% 가량 올렸다.
잇따른 명품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의 불만도 끊이질 않고 있으나, 명품업체들은 가격을 올리는 대표적인 이유로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 등을 꼽고 있다. 필리프 블론디오 샤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로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도 식을 줄 모르는 명품의 인기가 가격 인상에 주효했다”며 “제품이 부족해 미리 결제한 뒤 입고 후 받는 ‘완불 웨이팅’ 서비스까지 성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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