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핀(클리앙)
2023-08-04 22:41:09
새만금 매립지 시설 잘 되어 있는 거
놔두고 일부러 갯벌에 자리를 잡았답니다.
제정신일가요..?
[ 잼버리의 준비부족은 애초에 속내가 달랐기 때문이다 ]
이미 김나희 동지께서도 좋은 글을 써주셨고 전북녹색연합 등에는 더 많은 자료가 있지만 (관련 링크는 댓글에), 다시 한 번 핵심을 요약정리해보자.
잼버리가 일종의 재난이 되어버린 것은 단지 폭염 때문이거나, 새만금이라는 장소 문제만이 아니었다.
우선 예년 8월 초와 비교해서 올해가 특별히 더 더운 것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아니다. 원래 8월 초는 가장 더울 때이다. 새만금이라는 매립지를 장소로 선정한 것도, 안 하는 게 가장 좋았지만 일단 선정한 후에라도 준비기간 동안 각종 인프라를 충분히 만들었다면 지금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문제의 핵심은 잼버리 개최장소가 애초에는 매립지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새만금은 전부 매립지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물막이 방조제를 건설하고 나서도 완전히 매립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흙을 계속 쌓고 지반도 다져야 하는데 새만금은 지역이 매우 넓어서 매립이 완료되지 않은 곳도 많다.
그 중 한곳이 해창갯벌이라는 곳이었고 여기가 바로 이번 잼버리 개최지였다. 즉 매립이 완료되지 않은 곳을 개최지로 정하다보니, 바로 인프라를 만드는 게 아니라 매립부터 해야 하니까 준비기간이 부족해서 인프라가 거의 만들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새만금 지구 내에는 이미 매립이 완료된 곳들도 제법 있다. (계화도 서쪽 등등). 이런 곳은 매립이 완료되었으므로 인프라만 구축하면 되니까, 준비기간 동안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다. 물론 그래도 매립지에서 잼버리를 하는 건 문제지만 어쨌든 지금처럼 총체적 난국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왜, 매립부터 해야 하니까 시간이 걸리고 준비부족이 될 위험성이 컸던 (이미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 있다) 해창갯벌을 잼버리 개최지로 정했을까? 그건 바로 해창갯벌 매립이 원래의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잼버리 개최는 내세우는 핑계일뿐 실제로는 매립을 확대하고 거기 드는 예산을 확보하는 게 진짜 목적이다보니, 매립이 완료되지 않은 해창갯벌을 개최지로 정한 것이다.
사실 새만금은 좀 어정쩡한 상황에 처해 있다. 앞서 말했듯이 매립이 완료된 지역과 안 된 지역이 섞여있는데, 매립이 안 된 지역은 해수유통이 확대되면 다시 갯벌로 복원될 수 있다. 지금도 해수유통이 부분적으로는 되고 있다. 해수유통을 전혀 안 시키니까 시화호처럼 오염이 갈수록 심해져서 하루 2번 간단히 해수유통을 하고 있다. 이를 전면적으로 확대하면 완전히 매립이 안 된 지역은 충분히 갯벌로 복원될 수 있다.
하지만 그간 새만금 개발을 진행해온 세력들은 해수유통 확대와 갯벌복원은 물론이고 현재처럼 어정쩡한 상황조차 견디기 싫어한다. 무슨 핑계를 써서라도 매립을 계속해야 자신들에게 조직과 예산이 계속 지원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립 이후의 용도도 마땅치 않거니와, 갯벌이 오히려 매립지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는 것이 (생태적만이 아니라 관광 등 산업적으로도) 널리 인정되는 요즘 상황에서 매립을 계속할 명분 및 예산을 따기가 쉽지 않았다.
잼버리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갯벌을 매립하기 위한 핑계로 추진된 것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굳이 새만금에서 하겠다면 이미 매립된 지역에서 하는 게 준비할 시간이라도 충분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은 진짜 속내가 달랐기 때문이고, 이게 바로 현재 벌어지는 재난의 근본 원인이다.
(추가1) 잼버리만이 아니다. 지금 새만금에는 국제공항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역시 비슷한 이유라는 느낌이다. 새만금에 국제공항을 건설해본들 수지타산이 나올 리가 없다. 이미 건설된 지방공항들 대부분이 적자이며 건설비 회수는커녕 운영비조차 지자체에서 지원받고 있다. 그럼에도 수요도 거의 없는 새만금국제공항 추진 또한, 사실은 매립을 확대할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진짜 목적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추가2) 이미 들어간 매몰비용이나 전북지역의 어려운 경제상황 때문에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완벽하지는 않을지언정 해결방안이 있다.
오히려 해수유통을 전면확대해서 갯벌로 복원될 수 있는 곳은 최대한 빨리 복원시키고, 이미 매립이 완료된 곳에 추가 투자를 집중해서 일종의 생태관광지로 만드는 것이다. 한국 서해안 갯벌은 충분히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다. 갯벌복원에도 도움이 되고, 관광 인프라 쪽의 추가 투자로 전북지역 경제에도 일정하게 도움이 된다.
교통망 또한, 건설비 회수는커녕 운영비까지 지원해야 할 가능성이 큰 국제공항이 아니라, 전주 등 KTX 정차역과 새만금 갯벌 생태관광지를 잇는 철도망을 건설하는 것이 더 낫다. 역시 탄소배출 감소에도 도움이 되고 (비행기보다는 철도가 훨씬 탄소를 적게 배출한다), 전북지역의 관광지 접근성 등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뻔히 답이 없는게 보이는데도, 이왕 한 거니까 그간 했던대로 하자고 해서는 안 된다. 그러다간 새만금 내지 전북지역 경제 전체가 잼버리 꼴이 날 수도 있다.
첫댓글 클리앙 댓글 중---
델핀님
기본적인데에 돈을 안쓰고 참가자들 참가비 보전하는데에 썼답니다.
150만원중 100만원 가량을요.
4만5천명에 일인당 백만원이면 450억 입니다.
450억을 이렇게 썼습니다. ;;;
크리안님
계획이 통과되면 예산이 나옵니다.
오직 예산에만 집중하죠
델핀님
일년전에 콕찝어 부족한 부분 말해줘도 다 잘되고 있다고 호언장담하던 여가부 장관, 뜨거운물 나온다고 좋다던 행안부 장관, 귀하게 자라 불평한다는 전북도의원, 휴가 받아 놀러가서 전어 먹고 있는 스카우트 명예총재 ㄷㄷ
사용기님
가장 첫 부분인 입지선정부터 망했었고 이게 근본적 원인이었군요
미스터mojo님
저는 해당 지역의 매립이 이미 완료된 상황에서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잼버리를 유치했다고 생각했는데 거꾸로 매립을 추진하기 위한 구실 삼으려고 잼버리를 유치했다는거네요.
그럴 듯합니다.
그 시작부터 온갖 탐욕으로 출발한 곳이 새만금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