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양(人身供養)
김 종 제
당신이 부러 자물쇠 채워
굳게 닫아 놓은
문門 속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알맞는 열쇠 하나 얻어야 하리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팔아야 하리
눈 먼 애비 불상타 하여
잘난 세상 구경시켜 드리겠다고
인당수에 몸 던질 심청이 찾는
절박한 심정의 뱃사공처럼
풍랑 거세게 치는
당신을 고요히 잠재우기 위해
누군가의 인신공양人身供養이
급하게 필요하리
눈 감고 풍덩 하고 빠진다면
시신조차 찾을 수 없는
용왕의 깊은 바다가 있어야 하리
연꽃 타고 다시 떠오른다면
볕 하나 들지 않는 어두운 골짜기의
마음을 돌이켜 세울
봄의 환한 햇빛이 필요하리
죽지 않고 한 겨울을 살다 돌아온
나무와 꽃처럼
푸르고 붉은 빛을 마구 마구 터뜨려
단숨에 당신의 눈을 뜨게 하리
오랫동안 빗장 걸고 문 닫았던
당신을 깜짝 놀라게 하여야 하리
풍랑 거세게 치는
내 몸을 인신공양으로 바쳐
깊은 세상에서 두둥실 떠오르는
당신 하나 제대로 건져내야 하리
사랑 하나 제대로 얻어야 하리
첫댓글 마음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을것 같은데..인내가 필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