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전에 들어왔나 : 먼저 말을 해야 할 경우에 말 없이 그저 웃기만 하는 사람에게 이르는 말. 동상전은 옛날 구리개(현재의 을지로 입구)에 있던 잡화상을 말한다. 이곳에 궁녀들이 뿔이나 가죽으로 만든 남자의 생식기를 사러 들어가서 차마 말은 못하고 기둥을 안고 웃기만하면 주인이 알고 그 물건을 내주었다는 데서 나온 말.
둘 사이가 아주 옹치다 : 서로 아주 미워하는 사이를 일컫는 말. 옹치는 한나라 고조 유방과 한 고향 사람인데 초나라 패왕 항우의 부장으로 있을 때 유방을 수없이 괴롭혔다. 그래서 고조가 세력만 잡으면 옹치가 제일 먼저 화를 당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막상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자 장량의 건의를 받아들여 옹치를 제후에 봉했다고 한다.
뒷구멍으로 호박씨 깐다 : 옛날에 매우 가난한 선비가 살았는데 글공부에만 매달려 집안 살림은 돌보지 않았다. 어느날 선비가 밖에서 돌아와보니 아내가 무엇인가를 먹으려하다가 얼른 엉덩이 뒤쪽으로 감추는 것이었다. 선비는 아내가 자기 모르게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에 불쾌감을 느끼면서 감춘 것이 무엇인지 추궁했다. 그러자 아내는 울상이 되어 말했다. 방바닥에 호박씨가 하나 떨어져 있기에 그것이라도 까먹으려 했더니 빈 쭉정이더라고. 선비는 아내의 이 말에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이런 이야기로부터 남 몰래 엉큼한 일을 하는 것을 일러 '뒷구멍으로 호박씨 깐다'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지금은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모처럼 능참봉을 하니 거둥히 한 달에 스물아홉 번이라 : 정조는 사도세자의 아들로 효성이 지극했다. 그래서 뒤주 속에 갇혀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틈만 나면 능으로 거둥을 했다. 이 때 가난한 선비가 어렵게 능참봉이 되었는데, 늘 임금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만 했다. (다른 능을 지키는 능참봉들은 대개 1년에 한두 차례만 하면 되었다.)
목탁 귀가 밝아야 한다 : 먹으러 오라고 하는 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는 말. 절에서 밥 먹으러 오라고 할 때 신호로 목탁을 치던 데서 유래한 말이다.
무진년 팥방아 찧듯 : 무진년에 흉년이 들었으나 팥농사만은 매우 잘 되어 집집마다 팥만 짛어 먹었다는 데서 온 말이다.
묻지 마라 갑자생 : 육십갑자 중 맨 처음인 갑자생이므로 가장 어른 대접을 받아야 하고 또 그만큼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뜻으로 쓰이던 말이다. 1940년대초 일제가 징병이나 징용으로 젊은 청년들을 전쟁터로 끌고가기 위해 신체검사를 할 때 갑자생(1924년생) 언저리의 청년들은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인지라 물어 볼 것 없이 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당시에 이 말이 더욱 널리 퍼지게 되었다.
밀양놈 쌈하듯 : 임진왜란 때 밀양에서 벌어진 싸움이 매우 오래 걸렸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소대성이 모양 잠만 잔다 : 잠 잘 자는 사람에게 하는 말. 고대소설 "소대성전"에 나오는 주인공 소대성이란 사람이 시도 때도 없이 잠만 잤다고 하여 생긴 말이다. 같은 뜻으로 "소대성이 이마빡 쳤나?"라는 말도 쓴다.
순임금 독장사 : 장사는 사람을 속여야 한다는 뜻으로 일컫는 말. 중국의 순임금이 세상 물정을 알기 위해 독장수로 꾸미고 거리로 나갔다. 깨진 독을 지고서 처음에는 "깨진 독 사시오"하고 사실대로 외치니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었다. 다음에는 마찬가지로 깨진 독을 지고 거짓으로 "성한 독 사시오"하고 외치자 아무런 의심없이 독을 사갔다. 이러한 이야기로부터 장사하는 사람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순임금 독장사'라는 말이 나왔다.
* 순(舜) 임금 독 장사
: 장사하는 사람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의 말
옛날 중국의 순임금이 독장사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세상물정을 알고 싶어 독을 지고 나섰다. 깨진 독을 지고 다니며 “깨진 독을 사시오”하니 팔리지가 않았다. 그래서 거짓으로 “성한 독을 사시오”하니까 그제서야 사람들이 너도나도 의심없이 독을 사더라고 했다. 누군가 언제부터인지 이 우화(寓話)에 장사꾼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을 붙여놓았다.
그게 아니다. 깨진 독을 속아서 산 사람들이 다음에 그 독장수의 독을 살 리 없다. 독장수는 폐업할 수밖에 없다. 한 나라의 임금이든 저자거리의 장사꾼이든 속임수로 성공하지는 못한다.
고대 중국의 요순시대는 어진 임금과 순박한 백성의 시절이었기에 태평성대라 한다. 순임금의 독장사 이야기는 순박한 백성을 속여서는 안된다는 반면교사이지 속임수를 합리화시키는 말이 아니다.
송도 오이 장수 : 지나치게 이익을 꾀하려다가 도리어 손해를 봄. 송도에 사는 오이 장수가 한양에 가면 오이 값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한양으로 갔다. 그런데 마침 한양의 오이 값이 뚝 떨어져서 제 값을 받기가 어려웠다. 이번에는 의주에 가면 오이값이 많이 나간다는 말을 듣고 의주로 갔으나 그곳에서도 오이 값이 떨어졌다. 할 수 없이 오이를 지고 송도로 돌아왔으나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이미 오이가 다 썩은 뒤였다. 여기서 나온 말이 '송도 오이 장수'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 느닷없는 일을 당했을 때 쓰는 말. 옛날에 여자들은 남편이 죽은 뒤에 수절을 해야 했다. 남편을 잃고 오랜 세월 동안 본능을 참아가며 수절을 하는 여자들은 더러 밤중에 누가 몰래 업어가길 바라기도 했단다. 이런 인습 속에서 남자의 성기를 홍두깨에 빗대어 나타낸 말이다.
아들 한 죽 난 집 고추값 : 물건 값이 매우 비쌀 때 쓰는 말. 남존여비 사상이 강했던 옛날 아들을 낳지 못하면 시집에서 쫓겨나는 일도 있었다. 때문에 아들이 없는 여인들은 아들을 낳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그 중 아들을 낳은 집 대문에 쳐놓은 금줄의 고추를 구해서 하복부에 차고 다니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속설도 있었다. 특히 아들을 많이 낳은 집의 고추일수록 귀하여, 아들 한 죽(열명)을 낳은 집의 고추는 소 한 마리 값에 버금갈 정도로 비쌌다고 한다.
여편네(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 : 여자 팔자는 남편에 달려 있다. 뒤웅박이란, 박을 쪼개지 않은 채로 꼭지 근처에 구멍만 뚫거나 꼭지 부분을 베어 내고 속을 파낸 바가지를 말한다. 이 뒤웅박에 부잣집에서는 쌀을 담고 가난한 집에서는 여물을 담기 때문에, 여자가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느냐, 아니면 가난한 집에 시집을 가느냐에 따라 그 여자의 팔자가 결정된다는 뜻으로 쓰였다.
염충강이 무장 먹듯하다 : 모든 일에 두서를 모르고 아무데나 엄벙덤벙하는 사람의 비유.옛날에 염충강이라는 바보가 있었는데, 쓴 것이나 짠 것이나 분간을 못하기 때문에 무장을 마구 퍼 먹고도 그 맛을 몰랐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무장은 마른 메주를 물에 담갔다가 익은 뒤에 달이지 않고 먹는 장.
옥동 같이 춥다 : 매우 춥다는 말. 옥동은 서울 옥인동을 가리킨다. 이 곳에는 조선 말기의 세도가 안동 김씨 집안 사람들과 이완용 등이 살았으며, 그들의 위세가 마치 찬 겨울바람 같았다는 데서 비롯한 말이다.
윤달 만난 황양목 : 진척되지 않고 더딘 일이나 키가 작은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황양목은 윤달이면 자라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한 치씩 줄어든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속담임.
자라알 바라보듯 한다 : 자라는 모래밭 속에 알을 낳은 다음 마음이 놓이지 않아 그 곁에서 늘 알을 바라보고 있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자식이나 재물 같은 것을 다른 먼 곳에 두고, 자나 깨나 늘 잊지 못하여 그리는 마음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
작아도 하동 애기 : 키는 작아도 사람이 똑똑하다는 말. 경남 하동 지방 사람들이 키는 작지만 똑똑하다고 하여 생긴 말이다.
종달새 열씨 까듯 : 입을 잠시도 다물지 않고 계속 조잘거림. 열씨는 삼의 씨를 일컫는 말. 종달새가 열시를 까먹으면서 계속 조잘거리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청산 보은 처녀 눈물 흘리듯 : 말은 못하고 속으로만 눈물을 흘리는 것을 이르는 말. 청산과 보은은 대추가 많이 생산되는 곳이었다. 이 고을 처녀들은 대추 농사가 잘 되기를 빌었는데, 그 이유는 대추를 팔아 혼수감을 장만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복날 비가 오면 그 해 대추 농사는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리하여 복날 비가 내리면 청산과 보은 처녀들은 말없이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고 하여 생긴 말이다.
첫댓글 조회수 0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가끔 들어와 .많이 배우면서 ...인사말 한마디 없이 슬쩍 가는 객 ..감사함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두고두고 유용하게 잘 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잘 읽었습니다.. 옥동같이 춥다라는 말을 몰랐었는데 재미있네요.. 감사합니다..
역시 뜻을 아니 재밌군요. 너무 좋은 글들이 많아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