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으로 본 역대 대통령
- 어느 택시 기사의 글
오늘, 새벽 2시에 인사동에서 웬 60대 초반의 신사 한 분이 타셨다.
멀리 경기도 광주를 가자고 하셨다.
그는 생김새가 천상 골샌님 같은, 그야말로 노사모들이 수구골통이라고 할 만한 고지식해 보이는 예스러운 선비 풍모의 신사였다.
광주를 가는 가느라고 천호동을 지날 무렵 문득 말을 걸었다.
택시에서 손님 혼자서 장거리를 가려면 운전기사와 이야기를 해야지 안 그러면
참으로 지루하고 따분할 때가 많다.
따라서 운전기사는 어느 손님이던 대화의 상대가 될 만큼 교양과 상식을 갖추어야 한다.
마치 영국의 팝이라는 선술집의 바텐더는 손님과 밤새 문학 음악 미술 인생을 이야기해도 막히지 않아야 한다는 상식과 비슷하다.
" 기사 양반 나는 관상을 좀 보는데 기사양반은 운전할 양반이 아니야. "
" 아무나 하면 되지, 그것도 관상이 있습니까 ? "
" 분명히 있지. 사람은 40세가 넘으면 살아 온 인생과 속에 든 지식이 얼굴에 각인되지. 그건 평생 안 변해요. "
" 운전을 한 지는 얼마 안 되지만 차차로 운짱 얼굴로 변해 가겠지요 "
" 어허 40세까지 닦아온 인생의 관상은 그 후에 무슨 일을 해도 안 변한다니까. "
" 그럼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관상을 좀 평해 보세요. "
" 어려운 주문일세 그려."
" 역대 대통령을 다 겪으셨으니 평가할 수 있잖아요. "
" 할 수는 있지요. 그러나 대통령을 평한다는 것은 活막?어려워요. "
" 대충, 그냥 우스갯소리로 해 보시지요. "
" 해 보지. 그럼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첫째 지적인 용모로 많은 지식과 총기가 넘치지. 그러나 카리스마가 강하고 교만한 기가 너무 넘쳐요. 그래서 백성들을 우습게 본 경향이 있어요. 검소하고 청빈하게 살다가 돌아가셨지. 그런 카리스마와 지적인 우수성이 없었으면 아마도 우리나라의 건국은 어려웠을 거야. 미국도 이승만이니까 알아주고 우리를 지원해 주었을 거야. "
" 그럼 윤보선은요? "
" 윤보선은 솔직히 대통령 관상이 아니었어. 그냥 선비 관상이었어. 겁이 많고 좋은 게 좋다는 식의 기회주의적인 인상이 깊지. "
" 그럼 박정희는요? "
" 그야말로 강한 관상이지. 너무 강해서 어느 누구도 범접하기가 겁나는 관상이었지. 관상학적으로 쥐 상호야. 이조 때 정승들 초상화를 보라고, 전부가 다 쥐 상호야. 쥐 상호는 노력하는 상이며 검소한 상이며 부지런한 상이지. 집념이 강하고 목표의식이 강한 상이 바로 쥐 상호야. 그 분 귀를 보라고 부처님 귀야. 귀인 상이지. 그러나 깊은 어두움이 얼굴에 각인되어 단명할 운을 타고 났지. "
" 전두환은요? "
" 호랑이 상이지. 보스기질로 각하 소리보다는 행님 소리 듣는 것을 더 좋아할 상이지. 그도 대통령 상은 아니었어. 의리 있고 부하들을 목숨 걸고 챙기고 그런 상이 호랑이 상이지. 집단의 우두머리는 될 망정 일국의 지존이 될 상은 아니었지. "
" 김영삼은요? "
" 김영삼 그도 대통령 상은 못돼, 그냥 선비상이었어. 역시 쥐 상호로 출세를 할 상이었지만 여름 쥐 상이야. 겨울 쥐 상이 아니었어. 나약하고 고집 세고 허세가 있고 그러나 정직한 상이었지. 거짓말을 못하는 전형적인 선비 상이었지. "
" 김대중은요? "
" 김대중이는 관상학적으로는 곰 상으로 대통령 감이었지만 너무 그늘이 깊고 음흉한 상이었지. 비밀이 많고 살아온 인생이 순간순간 자기 과시와 허풍이 많은 인간이었지. 따라서 순간 순간을 넘기기 위하여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하고 정치적인 제스추어가 심한 인상이지. 내세울 만한 아무런 배경이 없이 출세하려니 그렇게 된 모양이야. "
" 노무현은요? "
" 현직 대통령을 평하는 것은 싫은데. "
" 그래도 한 마디만 해 보세요. "
" 궁기가 너무 철철 넘쳐서 국민들이 불행해. "
" 대통령이 궁기가 넘친다고 해서 국민이 불행해지나요 ? "
" 매일 보는 얼굴이고 지도자로 모시는 것 아닌가, 그러면 국민들은 자기 최면에 걸리게 되지. 따라서 국민 모두가 풍요로운 생각보다는 궁상스런 생각을 갖게 되지. "
" 설마 그럴리가? "
" 그리고 눈꼬리가 밑으로 쳐져 있으니 궁상스럽고 복이 달아나는 상이야. 게다가 원숭이상인데 관상학에서는 좋은 상이 아니지."
" ........ !"
" 얼굴이 너그럽지 못하고 무언가 불만이 많고 트집을 잡으려는 듯한 강한 인상을 주거든. "
" 손님, 광주 다 왔는데요 ."
" 요금이 얼마나 나왔나 ? "
" 예 35,000원 나왔는데요. "
그는 광주에서 내렸고 나는 빈 차로 서울까지 터덜터덜 돌아왔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274%2F13774%2F1%2F098-17-03-711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