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핀 매화! 퇴계와 두향의 애닮픈 사랑이야기!

2008. 3. 9. 일요일 흐린날씨!     친구부부와  영화  " 스물일곱번의 결혼식리허설 "  관람하니 점심시간이다. 점심을 진해로 가서 생선구이를 주문하여 식사를 하였다. 봄날의 별미라는 도다리 쑥국을 처음 맛보았는데 국이 담백하고 고소하다.     봄이 완연하니 와이프가 논두렁가 봄나물을 캐러가자는 의견에 따라 야외로 나갔다. 지난해 3월 둘째주에도 영화관람후 야외로 나간 기억이 있다. 영화 일류셔니스트를 감상하고 마산시 바닷가 동진교 다리 아래 레스토랑에서 차를 마시고 쑥을 캔 추억이 있어 묘한 날이란 생각이든다.     야외로나가면서 8인계 모임의 선배형님 농장이 생각나 웅천고을로 향했다. 산비탈 양지바른 곳의 형님 농장은 약 1500여평! 지난해 계모임을 이곳농장에서  하면서 매실을 수확한 기억이 새롭다.     선배 형님께 농장방문을 알리고 농장 주변의 봄 나물을 찾아나섰다. 산 대나무 숲가에 봄나물의 백미인 다래가 많이 숨어있었기에 삽으로 푹 떠서 흙을 털어내니 향긋한 다래향기가 코를 찌른다.     길가의  유채나물과 어른 손가락 만큼이나 자란 쑥이 양지바른 밭두렁 아래 지천으로 널려있다. 농장에서 칼을 빌려 유채와 쑥과 냉이를 캤다. 여기저기 나물을 캐느라 땀이 났다. 비닐봉지 가득 나물을 캐니 뿌듯하다.     나물캐기를 중단하고 매실 과수원에 들어서니 화사하게 핀 백여그루의 매화가 나를 반긴다. 매와나무 아래 앉아서 땀을 식히니 바람이 매화향기를 실어다준다. 향긋한 매화향기에 정신이 몽롱하다......     겨울추위가 심할수록 매화향기는 짙어진다는 말을 얼핏 들은 기억이 새롭다.  진한 향기에 정신이 몽롱할 정도이니 물러간 겨울이 예년보다 더 추웠나보다...... 눈을 감고 매화향기에 오래도록 취하였다.     유난히 매화를 좋아한 퇴계선생과 기생 두향의 이루지 못한 슬픈 사랑 이야기가 하늘  저멀리서 아련히 피어오른다. 퇴계는 매화를 노래한 시를 백여수 이상 남겼는데 매화 사랑에는 사연이 있었다.     퇴계가 충북 단양군수시절 48세의 나이로 부인과 아들을 잃은 슬픔에 젖어 있을때 18세의 관기 두향이를 만났다. 두향이는 시와 서예에 능하고 특히 가야금을 잘탔다.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두사람의 사랑은 일년이 채 못되는 기간에 막을 내려야했다.     퇴계가 경북 풍기군수로 부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퇴계와 두향은 서로를 마음깊이 사랑했다. 마지막 헤어지는 날 두향은 시조 한 수를 지어 퇴계에게 바치며 이별을 슬퍼했다.     이별이 너무 슬퍼 잔들고 슬피울때 어느덧 술은 떨어지고 님마저 가는구나 꽃지고 새우는 봄날을 어이할까 하노라     헤어진 퇴계와 두향은 두번다시 살아생전 만나지 못했다. 퇴계가 단양을 떠날때 두향은 수석2개와 매화 화분 하나를 선물로 바쳤는데 퇴계는 그 매화를 평생 애지중지했다.     두향은 그 후 관기 신분을 벗어나 퇴계와 산책했던 남한강변에 움막을 짓고 퇴계를 평생 그리워하며 살았다. 퇴계는 후일 판서에 오른후 은퇴하여 말년에 안동에 은거하며 후학을 가르치다 세상을 하직하게 되었다.     퇴계가 세상을 떠날 때 남긴 유언이 매화에 물을 잊지말고 주라는 것이었다. 퇴계가 죽은후 두향은 안동을 찾아 조문하고 단양으로 돌아와 남한강에 몸을 던져 투신했다. 나이와 신분을 초월한 두사람의 슬프고 진실한 사랑!     퇴계와 두향의 슬픈 전설이 얽힌 매화나무는 지금도 안동 도산서원 앞에서 두사람의 슬픈사랑을 말없이 전하며 봄이 되면 화사한 꽃을피워 서원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봄의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다......   퇴계가 남긴 주옥같은 시!   陶山月夜泳梅(도산월야영매) 달밤에 도산에서 매화를 읊다란 시를 소개한다.   陶山月夜泳梅     도산월야영매                  山夜寥寥萬境空    산야요요만경공         산속밤 적막하고 온 세상은 빈듯한데 白梅凉月伴仙翁    백매양월반선옹         흰 매화 맑은 달이 늙은 신선 벗해준다. 箇中唯有前灘響    개중유유전탄향         그 속에 오직 앞 내 흐르는 소리 楊似爲商抑似宮    양사위상억사궁         높을때는 상음이고 낮을때는 궁이구나.     매화꽃 흐드러지게 핀 매화 숲속에서 퇴계와 두향의 슬픈사랑 이야기를 하니 친구부부와 와이프는 매우 안타까워하며 재미있어한다...... 매화 향기에 오래도록 취하고 담소하며 화창하고 따뜻한 휴일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