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촬영>
2023/08/20(일요일)
제 137회차.
모임시간:0700시
모임장소:종로 3가 파고다 기원.
촬영목적:상업광고.
오늘은 색다른 촬영에 임한다.
단역 배우로 특별히 초청되었다.
내 프로필을 보고 바둑 잘 두는
사람으로 나를 선택한 모양이다.
드라마 '더 글로리' 촬영 장소인
종로 3가역 5번 출구 나와,바로
좌측 10미터 옆에 있는 보광빌딩
3층 '파고다 기원'에서,오늘
두 번째 촬영 씬, 바둑 두는 장면의
동영상을 찍는다.
글로벌 제약회사 영국에서 제일
크고,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큰
GSK 한국회사의 천식 가래 기침약
'뉴칼라'라는 제품 광고를 하기
위해,콘티 내용중, 삽입 내용을
넣기 위해 바둑 두면서, 입을 막고 기침하는 장면을 촬영한다.
나한테 맨처음 배정된 촬영 시간은
08시에서 09시로 한 시간이
배정되어 있으며,의상 점검 및
분장을 위해 07시까지 기원에
도착해달란다.
촬영팀에서 준비한 의상차로 가서바지와 남방을 세벌 정도 갈아
입히고,어느 옷들이 제일 맷칭되는지를 묻고,감독한테 컨펌을 받는다.
의상 디자이너한테 바지 기장과,
허리 둘레를 물어본다.
바지 기장 36.5 인치,허리둘레
33인치란다.
의상팀 5명과 분장팀 3명이 나한테 달라붙어 최선을 다한다.
기원에서는 촬영 감독을 보좌하는 스텝들 20여명이 분주하게 감독을 도와준다.
"배우님,배우님,이쪽으로 앉으세요."
듣는 기분이 묘하게 엎된다.
진행 피디가 나를 따라 붙어,의상실, 분장실에 가는데 동행을 한다.
몇번 있었기는 했지만,오늘같이
특별 대접을 받기는 처음이다.
진짜로 유명 배우가 된 기분이다.
08시 촬영이 시작된다.
'레디,큐,액션'
기원에서 즐겁게 바둑을 두는 60대 남성,가볍게 기침을 하는 60대남성으로 콘티에 적혀있다.
계속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
물이 끓는 주전자 소리 인서트.
색색~ 휘이 휘이 숨소리가 난다면.
넷플릭스에서 성황리에
방송되어,세계적으로 유명해졌던 '더 글로리' 촬영 장소,
파고다 기원에서,송혜교,정성일
배우가 읹았던 그 자리에 앉아,바둑을 두며,기침을 하는 장면을 찍는다.
77세의 기원 박원장이 나에게 말해준다.
이 자리에서 송혜교 배우가 바둑두는 장면을 찍는데 하루종일 찍었다고 귀뜸해 준다.
바둑 두는 상대는 기원 원장이다.
오늘 촬영씬이 18개 장면인데,
바둑두는 장면이 광고에 주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고,문감독이 말해준다.
허리를 약간 숙여라,허리를 약간
펴봐라,안경을 위로,약간 처지게,
기침 목소리를 빠르게 해라,기침
소리를 처음엔 낮게,세 번 째 기침은 쇤소리로 크게,목소리를 정상
속도로 해라,빠르게 해 봐라,
문감독의 주문이 끝없이 계속된다.
각기 다른 사진을 찍기 위해,카메라를 멀리서,중간정도로,아주 가까이서 카메라를 들이대고,촬영을한다.
카메라 들이대도 얼굴색 하나도
변하지 않고,천연덕스럽게 잘도
맞춰준다,이골이 난 배우같이.
촬영 현장에서 수없이 배우들의
촬영 장면을 봐 왔던터라,배우 못지
않게 촬영에 임하면서,촬영 중간
중간에, 문감독에게,리액션,음색과
톤이 괜찮느냐,몸의 자세,의자와
바둑판과의 거리등,프로 배우처럼 묻고 답하면서 촬영을 계속한다.
20여번 각기 다른 모습의 동영상을 촬영한다.
언제부터 광고가 방송에 나오려나,
매우 궁금해진다.
피디한테,최종 광고 동영상 셋팅
완료되면,보내달라고 해야지.
장피디한테,오늘 촬영비는 얼마이고,언제 돈 보내주느냐고 물으며,
인사를 하고,촬영 참여 일지를
내고 집으로 향한다.
오늘까지 촬영에 임한 횟수가 137회인데,오늘 촬영비가 최고 많은
금액이 될 것 같다.
보조출연 촬영 수당은 게임도 안된다.
단 세 시간 촬영에,최고 금액의
촬영비 수수라,가슴 뿌듯하다.
일반 드라마나 영화 촬영 현장에서,
주간 및 밤새가면서 보조 출연으로
참여해서 받는 돈이,30만원을 넘지
않는다.
의상 및 분장에 1시간,촬영에
대략 1시간 반인데,세 시간 찍은
촬영비는 최고 금액이라.
이래서 유명 배우 되려고,난리로구나.
문소영 감독 및 장현진 피디한테,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한다.
16일부터 연속해서 닷새간 촬영에
임했으니,체력이 아직 괜찮은가,
자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