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에서 일하며 사색하며,를 쓴 이 할아버지의 정체가 드러났다. 그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아니다. 이 겸손해지려 무진장 애쓰면서도 자기 자신이 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모든 기도와 바램은 우연의 일치를 향해 손을 뻗는 것이라 하였다. 또, 우연한 기회를 어떻게 포착하고 대처하는가에따라 인생의 모든 것이 달라지기도 한다,고 하였다.
그는 기도를 우연의 일치를 갈망하는 것이라 표현하며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존재를 무시하였다. 불교 신자들은 살아계시고 진실하며 성실히 신자들을 돌보시는 부처님께 감사찬송 드리며 기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있다. 불교신자들의 기도는 기복신앙에 의지해 있으며 그 옛날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오기전 아낙네들이 물 한그릇을 떠놓고 하늘에 비는 것과 비슷한 신앙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기도는 우연에 기대고 있는지 아닌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는 그분의 뜻에 합당해야 응답된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리는 것이 성도의 기도이다. 나의 뜻을 이루려는 것은 성장한 성도의 기도가 아니다.
에릭호퍼라는 사람은 심지어 노력을 강조하지도 않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애쓰는 사람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도 아니다. 그의 말뜻은 우연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상사가 마치 수많은 우연들에 의해 움직여지는 것처럼 말한다. 나같이 믿음이 있는 사람의 관점에서 이런 사상은 얼마나 안일하고 어처구니가 없는지 모르겠다.
참새 한마리도 하나님 몰래 우연히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사람의 머리카락 수까지도 세고계신 분이 하나님이라고 성경에 씌여있다. 믿는 이에게는 우연이 없다. 그러나 사탄에 매인 자들에게는 악한 영이 주관하는 법칙이 적용된다. 하나님은 그 이름을 의지하는 자들에게 의로운 손을 뻗을 수 있으시다. 매사가 우연이라고 하는 자들에게는 실제로 우연의 법칙이 적용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가는 길이 생명길이 아님은 분명하다.
오후 두시 사십 분이 되었다. 창문으로 햇살이 새어 들어오고 있다. 조용한 오후, 차 지나가는 소리가 멀리서 가끔 들린다. 온 세상이 조용하다. 나는 세탁한 지 오래된 회색의 여름 바지를 입고있는데 다음 번에는 세탁기에 넣어야겠다. 새로 렌트한 세탁기는 잘 돌아가고 있다. 새로 산 저자렌지도 잘 작동되고 있다. 새로 산 검은색 팔걸이 의자 두 개도 잘 쓰고 있다. 5일에는 삼성카드 대금이 결제된다. 오늘은 롯데캐피탈 대출금이 통장에서 자동이체 되는 날이고 6일에는 방세 20만원을 내야 한다. 정용흥 장로님댁에 안간 지 한달은 된 것 같다. 가능하다면 오늘밤에 한번 가 보아야겠다. 창문을 열어놓았는데 장마비에 빗물이 새어들어오지는 않았는지 보고 와야겠다.
집에 커피가 똑 떨어졌다. 나는 문득 미숫가루가 먹고싶다. 다음에 커피숖에 가면 미숫가루를 시켜 마셔봐야겠다. 요즘 나는 커피숍에서 페퍼민트나 캐모마일을 마신다. 상동 포로수용소 맞은편 천씨씨 커피에 가면 페퍼민트 일리터를 삼천원에 마실 수 있다. 그런데 마셔보니까 얼음이 많이 들어있었다. 그래서 일리터라고 해도 실제로는 그보다 양이 훨씬 작다고 보면 된다. 집에서는 콤부차를 저녁마다 한병씩 마시고 있다. 맛은 별로 없지만 몸에 좋다니까 꾸준히 100포를 다 마실때까지 먹어야겠다. 괜히 100포나 사가지고 혼자서 실컷 마시게 생겼다. 억지로 떠먹이지 않는 이상 콤부차를 마실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콤부차는 녹차나 홍차를 발효시킨 발효음료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