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개인 복기차원에서 남기다 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대충 넘겨주세요^^
오랜만에 대회 후기를 끄적여 보네요.
참고로 전 마라톤 4년차에 접어들었고
2022년 JTBC - 2023년 동아마라톤 - 2023년 국제평화마라톤 - 2023년 춘천마라톤까지 공식적으로 4번의 풀코스를 뛰었고
이제야 메이저 한바퀴 돌아 5번째 풀코스 2024 동아마라톤(서울마라톤)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비공식 풀코스 기록은 1번 있습니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23년 춘천마라톤 3:18:38 입니다.
# 대회를 위한 준비_훈련
매번 주요대회를 앞두고 2~3개월 전 작은 부상들에 시달렸던 트라우마가 있어
올 겨울은 어느때보다도 조심스럽게 훈련을 하려 했고
12월에는 377km, 1월300km, 2월 300km 훈련을 하였습니다.
중간중간 작은 부상은 있었지만 어느정도 부상경험치가 있어서 그런지
약간의 통증은 참으면서 적당히 달래가며 뛴 덕분에 마일리지 면에서 이전보다는 준비가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12월에는 언덕위주 조깅을 많이 했고, 1월에는 조깅과 빌드업주, 2월에는 지속주/페이스주 위주로 하였고
중간중간 포인트 훈련으로 인터벌과 레피티션주를 하였습니다.
장거리 훈련이 부족한 대신 뛰는 횟수를 많이 늘려 달리는 몸을 만들어 가도록 했고,
주훈련기간이 겨울이다 보니 평상시 잘 안하는 러닝머신도 자주 이용을 했습니다.
# 대회를 위한 준비_신발선택
제 발은 발볼이 넓고 발등이 두꺼운 편이라, 국내에 딱 맞는 신발이 잘 없습니다.
기존 제 대회화는 나이키 베이퍼2였는데 치수를 1~2치수 크게신다보니 풀코스 이후 항상 발에 무리(부상)가 왔습니다.
베이퍼2를 오래신다보니 바꿀 때가 된 참에
그나마 볼이 좀 넓게나오고 최근 인기있었던 아디다스 아디오스프로3을 대회화로 낙점하고 구입을 하였습니다.
2/25 챌린지레이스 32km에 아디오스프로3 개시를 하였고 달릴 때는 아주 좋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연습 중 무지외반증이 심해져서 뛰기가 힘들었고 신발끈 묶는 방식도 바꿔보고
'악마의뿌리'(신발끈 묶는 뿌리)도 제거해보았으나 통증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나름 꾸준히 준비해 온 동마는 포기할 수 없다보니
대회를 코앞에 두고 통증이 최대한 없는 신발을 찾다가 나이키 에어줌템포 넥스트%를 급하게 구입하였습니다.
대회 하루전, 아디오스프로3과 에어줌템포, 베이퍼2를 바꿔 신어보며 통증 테스트를 하다보니
결국은 변수를 줄이고자 원래 신었던 베어퍼2를 한번 더 신고 나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디오스프로3과 에어줌템포를 산 돈이 매우 아까웠습니다 ^^;
# 대회를 위한 준비_몸무게, 식단, 잠 등
제 키가 170cm이니까 마라토너로서 저에게 이상적인 몸무게는 60kg 입니다. (키-몸무게=110 이 이상적임)
하지만 현실은 70kg였고, 그나마 1~2월에 살이 좀 빠져서 68~69kg 왔다갔다 했습니다.
목표는 67kg 였는데, 결국은 68kg 몸무게로 대회를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번에는 일주일간 카보로딩을 했는데, 이번에는 굳이 필요없다 느껴서 식단관리는 따로 안했고
다만 하루이틀 전에는 물과 이온음료 자주 마시고, 쌀밥과 면 위주의 식사를 했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대회 하루 전에 못참고 짜장라면도 한개 먹었네요^^;)
저에게 중요한건 식단보다는 금주 문제인데, 대회를 6일 앞둔 월요일 어쩔수 없는 술자리가 있어
소주3병 정도 과음을 했습니다. 그 다음날 자괴감도 들고 처음으로 내 몸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수요일에는 막걸리 한통, 목요일에는 레드와인 한잔, 금/토는 금주를 했습니다.
당연히 안먹는게 제일 좋긴 하지만 3일 정도만 안마셔도 컨디션에는 큰 이상이 없는것 같긴 합니다.
컨디션을 위해서 또한 중요한 건 잘 자고 잘 싸는 것인데,
대회 전날은 긴장과 설렘으로 깊은 잠을 자기 어렵다보니 금요일 밤에 진짜 잘 자려고 노력을 했고
토요일은 낮에 책을 보며 뒹굴뒹굴 하다 졸리면 졸린대로 쇼파에서 졸았습니다.
그랬더니 의외로 토요일 밤에도 4~5시간은 푹 잤습니다.
대회 아침 제 루틴은 항상 쌀밥과 계란후라이 1개, 스팸 5조각인데
춘마때는 멀리간다는 생각에 밥을 한가득 먹고 부대꼈던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반공기만 식사를 하였습니다.
화장실도 짜내고 짜내서 3번 정도 갔더니 편안했습니다.
(참고로 매번 불안한 문제이긴 하나, 아직까지 풀코스 대회 중에 화장실 문제를 겪은 적은 없습니다)
# 대회를 위한 준비_페이스 설정
이전 풀코스 대회에서 항상 전반보다 후반 페이스가 좋았는데, 유일하게 작년 동마에서만 후반에 퍼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3:20 목표로 가야할 정도의 몸이었는데, 초반에 뛰다보니 몸이 좋다고 3:15 목표로 수정했던 것이 독이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대회에 앞서 제 몸과 훈련에 맞는 페이스 설정은 정말정말 중요하다는걸 배웠습니다.
이번 동마 목표는 애초 싱글(3:09:59) 이었으나 2월까지 싱글에 맞는 스피드가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챌린지대회 32km는 제 동마 페이스를 설정할 아주 중요한 대회였는데
싱글 페이스에는 못미쳤지만, 싱글로 가도 괜찮겠다는 자신감을 준 대회였습니다.
# 대회날 아침_준비운동
대회장은 뭔가 모르게 항상 어수선 합니다.
몸 푸는 거에 집중하자 생각하며 갔는데도 서로 만나 인사하고 사진찍다보면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갑니다.
먼저 짐을 맡기고 동갑 친구들 크루에 가서 사진 몇 장 찍고 클럽 집결지인 파이낸스센터로 갔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준비운동을 하였으나 역시나 제대로 몸을 풀지 못하고 어수선 합니다.
신경이 온통 신발과 발에 쓰이다 보니 신발끈을 조였다 풀었다 서너번 반복했던 거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이번 동마에서 클럽 단체사진을 못찍었네요.
마지막 소변을 보고 나가 혼자서 1.5키로 정도 조깅과 질주를 했는데 몸을 풀기엔 조금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나 알면서도 매번 당하는 아쉬운 상황입니다.
# 대회날_레이스
싱글을 목표로 같이 뛰기로 했던 사람들이 4명 있었으나 이런저런 상황으로 2명과 함께 출발을 하였습니다.
첫 1~2k 페이스는 계획대로 4:45, 4:42 페이스로 나왔는데, 3k 지점에 4:17이 나와서 살짝 당황을 했습니다.
페이스는 나름 일정했으나 gps가 100미터 정도를 잘라먹은 탓이듯 합니다.
아무튼 거기서부터 시계와 실거리가 안맞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당황하지 않고 4키로부터 진입하고자 하였던 4:30 이내 페이스에 잘 안착을 하였고
중간에 살짝살짝 4:24 정도로 빨라지면 바로바로 조정을 해가며 이븐페이스에 맞추려 하였습니다.
뛰다보니 10키로 정도에서 같이 뛰기로 한 친구를 따라잡아 만났으나
다시 한명씩 헤어져서 러닝아카데미 소속 친구 최세운과 둘이 달리게 되었습니다.
30키로 지나가니 친구가 저 먼저 가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달래가며 함께 가고 싶었으나
친구의 숨소리가 조금 거칠어지고 있길래 안되겠다 싶어 30키로 이후부터는 홀로 레이스를 하였습니다.
(그 친구는 후반에 조금 뒤쳐지긴 하였으나 3:18:48 PB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아! 26키로 지점에서 클럽 자봉단을 만났는데 역시나 자봉의 응원은 항상 큰 힘이 됩니다.
급수는 5키로마다 물-포카리-물 순으로 무조건 먹었고
10키로마다 파워젤 하나씩 총 3개. 25키로 지점에서 친구 소속 자봉단이 준 아미노산 같은 음료 약간.
그리고 33키로 지점에서는 제가 직접 준비한 에스프레소 원액 약간을 먹었습니다.
잠실대교를 지나니 클럽 2차 자봉단을 만나 한번 더 큰 힘을 얻었고
다 흘려서 거의 못먹긴 했지만 콜라 맛도 살짝 봤습니다.
다행히 잠실대교 지나서까지 몸상태는 괜찮았습니다.
발은 계속 아팠지만 하프 지나고나면서부터는 감각이 없어져서 차라리 잘되었다 싶었습니다.
사실 무난하게 싱글을 되었다 생각하고 남은 거리와 시간을 계산해봤는데 왠걸 시간이 많이 모자라다는 걸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아마 가민 기준 거리가 최종 1키로가 더 찍히다보니 페이스를 다 지켰는데도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3시간 8분대로 무난하게 들어와야 함)
결국 40키로 지나면서 스퍼트를 하였습니다.
마침 40키로 지점에서 전직장 선배 두명이 10키로 대회참가하고 응원차 기다리고 있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스퍼트를 하니 확실히 근육이 으르렁대는 모습이 보이네요 ㅎㅎ
골인지점을 400미터 정도 앞두고 와이프가 처음으로 응원나와 있었고, 우연히 와이프를 만난 전직장 후배도
같이 있길래 아주 깜짝 놀랬으나 덕분에 큰 힘을 받았습니다.
남은 거리는 약 200미터. 싱글까지 남은 시간은 45초 정도.
다행히 힘이 남아 막판 스퍼트를 하였더니 3:09:57 2초 차이로 목표한 싱글 달성
일부로 그런건 아닌데 이렇게 아슬하게 싱글을 주인공이 될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래도 아슬하니 결과물이 더욱 짜릿하긴 하네요.
# 대회가 끝나고
항상 풀코스 뛰고나면 배가 고파 못견뎠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그렇게까지 배고프진 않았네요.
짐찾고 와이프를 만나 같이 사진 찍고, 동갑크루장이 만들어준 꽃목걸이도 걸어보고,
클럽에가서 자봉단이 푸짐하게 준비해준 음식과 사발면, 막걸리 한사발 먹고
다시 피니쉬 라인으로 주섬주섬 가봅니다.
풀코스를 뛰고도 다시 일어나서 걸어갈 체력이 남았다는 것만으로도 저한테는 큰 발전인 것 같습니다.
왼발에 신경을 써서 달린 탓인지 처음으로 손바닥 만한 물집도 잡혔네요. 이 또한 영광의 상처입니다.
동마에서 아쉬움이 생길까 대구마라톤을 신청해놨는데,
목표도 달성했고 발 회복시간이 길게 필요할 거 같아 대구는 패스할까 고민중입니다.
대신 다음 목표는 당연히 제마 썹 쓰리 입니다. 까짓것 되도 그만 안되도 그만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남겨놔야 나중에 복기하기 좋을 거 같아 주저리 하다보니 넘 글이 길어졌네요.
항상 함께 달려주시고, 응원과 격려로 힘주시는 상암마라톤클럽 모든 구성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싱글 달성은 모두 클럽 덕분입니다.
첫댓글 사랑하는 동생 1빠로 댓글 달아요. 동생이지만 배울게 많아서, 항상 응원합니다. 가을에 같이 서브 3 함 가보자 화이팅 !!!
감사합니다 형님 먼저 하실거 같긴 한데 썹3 함 가시죠!!!
정현씨와 경훈씨 보면서 많이 배웁니다.
늘 ~~ 감사합니다~
경준형님 감사합니다!
대회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셔서 완주하시는 것 같아요. 훈련에서도 자주 뵈요~
후기 읽으니 가을에 서브3 달성, 정현 씨도 저도 탈퇴할 일은 없겠다 싶네요~ ^^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 또 얼마나 차근차근 꽉 차고 단단할 것인지!
저도 발볼 발등 땜에 이 신발 저 신발 제법 실패해본 터라 후기 더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늘 응원해요! 파이팅!
진짜 발에 딱 맞는 신발 하나 있었음 소원이 없을 정도예요. 언제가는 딱 맞는 신발을 찾겠죠 ㅎㅎ
응원 감사드리고 아직은 머나먼 얘기같지만 차근차근 목표까지 가보겠습니다.
우와 저정도 마일리지에도 싱글 가능 한거 보니 타고난듯
싱글 도전 축하 합니다.
우와 빌드업 기록은 더 단축 시킬 가능성 높네요.
요즘은 마일리지 많이 안뛰고도 잘 뛰는 친구들이 넘 많아졌더라고요.
훈련프로그램도 좋아지고 운동화 등 장비도 좋아져서 그런가봐요.
타고난 정도까지 실력은 아니지만 꾸준히 뛰다보면 좀더 단축되지 않을까 합니다.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력형 보다는 타고난 케이스야
부상만 잘 관리하면 많이 높은곳까지 올라갈수 있어~~
더 해야된다
딱 싱글 할만큼만 준비했어 ㅎ
화이팅!
메이저 대회 뛸때 시계는 수동으로 해야됨
네 아슬아슬한 준비였는데 그나마 결과가 잘 나온것 같아요.
이번에는 그나마 부상 잘 달래가며 준비했는데.. 제 몸이 부상리스크가 많은 몸 같아요.
잘 준비해서 더 높이 올라가보겠습니다 형님! 많이 끌어주세요 ㅎㅎ
35km 이후 전혀 밀리지 않은 힘은
대회 준비 프로 그램 이 좋았던 거 같습니다.
대회 경험을 쌓아 롱런 하시기 바랍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코치님
롱런 할수있도록 차근차근 정진하겠습니다
축하해요...
꾸준히 뛰던데 결실이 나오네요~
가을 기대합니다 화이팅!
축하와 응원 감사합니다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