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게까지 이야기 하느라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조금 힘들었다. 종일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동선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평창 유동리 오층석탑
근처에 있는 하리 석조보살입상근처에 주차할 곳을 놓쳐서 첫답사지가 되었다. 히메님을 제외하고는 다들 한번이상 다녀온 곳이라 길을 잃을 염려가 없어 순간적으로 답사 순서를 변경해서 진행한다. 잠시 비가 가늘어져서 드론을 띄웠다. 드론으로는 특별한 것이 보이지는 않는다. 세종아빠님의 설명으로 도깨비 얼굴 같은 문양을 다같이 살펴보니 사자가 앉아 있는 모양으로 보인다. 복련끝에 귀꽃이 있다.
평창 하리 석조보살입상
전에 진입했던 길과 다르게 새길이 나 있다. 주차할 곳만 잘 찾으면 찾아가는데 어려움이 없다. 비에 젖어서 전에는 보이지 않던 곳이 조금 잘 보인다. 정병의 윗부분도 보이고 희미하지만 완천으로 보이는 부분도 보인다. 아담하고 예쁜 보살님이다. 어제는 거의 종일 탑만 봐서 그런지 불상을 봐서 좋다.
평창 방림리 석조여래좌상
평창 문화예술회관 1층에 있는 향토사료관에 있다. 전에는 전시공간으로 썼는데 지금은 창고가 되어 있다. 세종아빠님과 히메님은 우리나라 석불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방림리 마을에서 면사무소로 옮겼다가 다시 향토사료관으로 옮겼다고 한다. 조금 이상해 보여도 내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이 답사객의 숙명이다.
제천 소악사지 삼층석탑
이전 답사지가 대상리 석탑재였는데 근처에 가보니 풀이 너무 많이서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낫을 사들고 올까도 생각했는데 빗방울이 굵어져 가보고 결정하기로 했는데 과감하게 포기하고 제천으로 향했다. 소악사지까지는 1시간이상 걸리는 길이지만 답사에 대한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소악사지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다시 굵어진다. 히메와 또르는 처음오는 곳이라 아주 좋아한다. 자연석을 치석한 것으로 보아 탑은 현재 있는 다리가 원래 자리로 보인다. 두꺼비인지 맹꽁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절터를 배회한다. 탑식석이 2개의 돌로 이루어져 있다. 경사가 급한 산길이고 비가 와서 차가 안미끄러지고 오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별탈없이 잘 만났다.
원주 용운리 삼층석탑, 석조여래좌상
제천에서 오늘 해산할 예정인 원주로 한참을 달렸다. 나는 석탑 드론촬영을 위해서 왔고 또르와 히메는 미답지라 부푼 기대를 하고 왔다. 늘 그렇듯 세종아빠님은 좋습니다~~를 외친다. 드론촬영하는 동안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점이 제일 아쉬운 점이다. 내가 촬영하는 동안 나를 기다려주는 도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드론을 띄우자 마자 빗방울이 굵어져서 빨리 드론촬영을 하고 도반들과 같은 호흡으로 답사를 한다. 세종아빠님이 1층 탑신석의 연화문 별석받침이 뒤집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과거 보수전의 사진에서 뒤집혀 있었고 점심 때가 지났는데도 다들 배가 고픈 줄 모른다. 상층 갑석의 3단괴임과 현재 모습은 그 크기가 맞지 않다고 한다. 동의가 된다.
원주 평장리 마애공양보살좌상, 불두
세종아빠님이 공양보살이 단독으로 있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안내판을 보니 국도공사로 인해 불두만 교항리로 옮겼다가 다시 원래 있던 자리가 근처로 옮겼다고 한다. 그러면 공양보살이 불두만 남은 부처님을 향해 공양한다는 설정이 이해가 된다. 선을 후대에 보수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오른쪽 팔을 그린 선이 대의의 위에 그려져 있다. 다 세종아빠님이 설명해 줘서 알게 된 사실이다. 이전에 두번이나 왔는데도 알지 못했던 사실이다.
원주 수암리 마애삼존상
여전히 선이 희미해서 보이지 않는다. 우협시보살만 겨우 알아볼 수 있다. 조명을 비춰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비가 오락가락한다. 종일 내리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그래도 메인답사지에서는 큰 불편없이 답사해서 다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원주 부흥사지 석탑재
늦은 점심을 먹었다. 아마 오늘 저녁은 건너뛰지 싶다. 석탑재 앞에 주차를 하고 내리는 순간 습기를 가득 머금은 열기가 몰려든다. 잠시동안 머물렀는데도 땀에 쏟아진다..안내판에는 석탑면석에 있는 것이 팔부중이라고 하는데 탑을 들고 있는 다문천왕이 보인다. 그래도 지정문화재인데 조금만 신경을 썼으면 좋으련만..지방문화재 안내판은 이런 일이 종종 있다.
원주 흥양리 마애여래좌상, 입석사 청석탑
계획에 없던 곳인데 시간이 조금 남을 듯 하여 다녀왔다. 또르님이 제일 좋아하는 마애불이라고 한다..또르님은 시내버스타고 걸어서 입석사까지 다녀왔다고 한다..하루 종일 입석사 한군데만 답사했었다는 추억담을 들려준다. 입석대에 있던 석탑은 불상대좌와 청석탑 부재만 쌓아 올려 이전에 정신없던 모습에서 조금 단정해진 모습이다. 절에 새로 복원한 탑의 탑재도 입석대에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애불은 삼단대좌에 앉아 있다. 상호도 좋고 비례도 좋다..여덟개의 눈으로 여기저기를 꼼꼼하게 살피다 양쪽 무릅옆에서 치석의 흔적을 발견한다. 세종아빠님이 범어같다고 한다. 양쪽에 네 글자가 새겨진 것으로 보이는데 세종아빠님도 처음 인지하게 되었다고 한다..눈이 많으면 가끔 운좋게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거나 인지하는 경우가 있다. 답사를 할 때 이런 때는 희열을 느낀다. 오늘 답사지 중에서 제일 가슴뭉클한 순간이었다.
원주 역사박물관 일산동 오층셕탑 등 문화유산다수
1년전에 넷이서 함께 왔었다..박물관은 언제봐도 좋다. 작년에 왔을 때 없던 원불이 있다. 나는 일산동 석탑 드론촬영을 하고 전시실에 늦게 들어갔는데 세종아빠님이 못보던 불상이라고 한다. 선각인데 잘 새겼다. 여기까지 답사하고 모레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졌다..늘 그렇듯 함께 하는 시간은 빛의 속도로 지나가고 기다리는 시간은 달팽이의 속도로 지나간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많으면 좋겠다.
첫댓글 많이 다니셨네요 원주 용산사지는 발굴조사 후 복원되었고 원래는 횡성군이었다 원주로 편입 석탑복원은 김정기박사의 고증자문으로 복원 비가와도 답사는 막을 수 없다
탑의 3단 괴임의 3단과 별석받침의 크기가 맞지 않아서 혹시 뒤집힌 게 아닐까 의문이 든다는게 현장에서의 의견입니다. 비가 오면 오는대로 답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마드님 덕분에 즐거운 답사했습니다. 준비하시고 진행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특히 관계 당국의 허가를 받기 위해 공문을 보내시는 등 애써 주신 덕분에 편하게 살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예전에 허락없이 들어갔다가 군인들의 경고를 받았던 인제 갑둔리 석탑을 다시 살펴보게 된 것도 감사드리고,
준비없이 갔다가 두 번이나 출입을 거부당했던 한계사지에 공식적으로(?) 출입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노마드님께서 애써 주신 덕분이었습니다.
또 이처럼 거의 실시간으로 답사기를 올려주시니 다녀온 곳을 다시 정리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다시 한번 노마드님께 감사드립니다. ^^
꿈같은 2박 3일을 보냈습니다..세종아빠님의 설명으로 그 전에 보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것을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적어뒀다가 갈 기회가 있을때 참고하겠습니다
도움이 되면 좋습니다..
원주 용운리 석탑 ...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었습니다.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촌스럽지도 않으면서 자그마하지만 빈틈이 없어 함부로 넘볼 수도 없고, 편안하게 안정되어 있으면서 수긋하고 꾸밈 없어 영락없는 댕기 드린 처녀였습니다.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 .....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원주처녀라는 표현이 조금은 이해됩니다. 좋은 날 휭하니 다녀가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