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중앙박물관 ‘등운산 고운사’ 특별전 소묘(素描)
드렁큰푸우님이 소개하기도 했지만 현재 불교중앙박물관에서는 ‘등운산 고운사’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미 다녀오신 분도 계시겠지만 전시 사진을 주마간산 격으로 소개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등운산 고운사의 한자 표기는 騰雲山 孤雲寺입니다. 무언가 도교적인 느낌을 주는 산 이름, 절 이름인데 절집 안에는 가운루(駕雲樓), 우화루(羽化樓) 등 역시 불교보다는 도교적인 느낌의 이름들이 더 있습니다. 전시 포스터는 구름 속에 용이 노니는 모습이어서 이러한 산 이름, 절 이름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려 한 것 같습니다.
입구. 좌우가 보이게 찍어두지는 않았습니다. 중앙에는 부처님이 좌정하고 있고, 왼쪽에는 오래된 여러 현판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사적비 탁본 등이 전시되었습니다.
중앙에 전시된 불상은 고운사석가불좌상으로 조선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는 불상입니다. 나한전에 모시고 있는 불상입니다.
우측의 1전시실로 들어갑니다. 우측에는 두 전패의 옹위를 받는 불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나발의 머리카락이 무척 뾰족하고, 반달 모양의 중간계주가 정상계주와 거의 맞닿아 있네요. 극락전에 모시고 있는 아미타불좌상입니다.
고운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명부전 권속들입니다. 1670년에 조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보기에 왼쪽 시왕은 제7 태산대왕이고, 오른쪽은 제5 염라대왕입니다. 앞쪽에는 동자상 넷이 서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대체로 불상보다는 불화와 스님들의 진영이 더 비중이 높습니다.
안동 광흥사도 경북 북부권역인데 1692년에 조성된 광흥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입니다.
2전시실로 들어갑니다. 입구에 가까운 좌측에 언뜻 꽤 닮아 보이는 두 보살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둘 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목조 관음보살좌상입니다. 둘 다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이며, 장식이 무척 많습니다. 안동 봉정사목조관음보살좌상은 1199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눈두덩이 볼록 튀어나온 게 인상적이네요.
안동보광사목조관음보살좌상은 복장전적과 양식 등을 근거로 13세기 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봉정사 보살좌상과 큰 차이가 없는 시기입니다. 이 보살좌상은 2014년 답사 때 어렵사리 만난 기억이 있습니다.
광흥사의 동종이 불교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중앙박물관을 자주 들르시는 분은 이미 여러 차례 보았을 텐데요, 이번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전시실에는 스님들의 진영이 꽤 많이 있고, 우리 회원님들이 좋아하는 감로도도 한 점 있습니다. 용담사 감로도라고 합니다.
고운사 안에는 왕실 축원을 목적으로 하는 연수전(延壽殿)이란 특이한 전각이 있습니다. 국왕의 어첩(御帖)을 봉안한 건물로, 20세기 초에 다시 건립되었지만 조선 후기의 건축 기법에 장식성이 잘 더해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건물입니다. 한편으로는 왕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조선후기 불교계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건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제3전시실은 바로 이 연수전 관련 내용으로 꾸몄습니다.
전시실을 나가는 길목에는 신유한(申維翰)이 지은 사적비 비문(아마도 銘에 해당하는 부분일 텐데 비문을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중 일부를 옮겨 적어놓았습니다.
괘불을 보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갑니다. 이번 고운사 특별전에는 3점의 괘불이 전시됩니다. 물론 모두 경북지역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것들이고요. 부석사, 봉정사, 축서사 순으로 대략 한 달 정도씩 번갈아 전시됩니다. 괘불은 평상시에 볼 수 없는 문화재이니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전각 안에 봉안하는 불화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큼에도 불구하고 괘불은 부처님을 단독으로 모시는 예가 대부분입니다. 한 부처님을 중심으로 여러 보살들, 신중(神衆)들이 묘사되지요. 다른 부처님이 등장한다면 대개 자그맣게 묘사됩니다. 그에 비해 몇몇 괘불들은 여러 부처님을 함께 모시고 있습니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부석사 오불회 괘불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기서 오불(五佛)은 삼신불(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석가불)과 삼세불(석가모니불, 약사불, 아미타불)을 말합니다. 석가모니불이 겹치기 때문에 5불로 충분하며,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가장 크게 모셨습니다. 화면 상단 가운데 위치한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아미타불과 약사불이 수평으로 배치되었습니다.
수직으로는 가운데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상단의 비로자나불, 하단의 노사나불이 배치되어 삼신불을 이루고 있습니다.
시내에 일이 있어 나갔다가 마치고 잠깐 들러 휴대폰으로 몇 장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시간 내서 카메라 들고 다시 찾아볼 생각입니다. 잠시 미뤄두고 계셨던 분들께서는 얼른 가보시라고 올려봅니다.
*뱀다리: 제목에 ‘소묘(素描)’라는 표현과 스케치라는 표현을 두고 고민하다 ‘소묘(素描)’를 택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소묘(素描)’는 그림에만 쓸 수 있는 용어일 뿐이고 비유적 의미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반면 스케치는 미술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대강의 줄거리를 적는다는 의미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늘 사전을 찾아보는 버릇을 들여야겠다고 다시 생각했으며, 확인했음에도 제목은 바꾸지 않았는데 그것은 그저 제 고집일 뿐이겠지요.
첫댓글 오! 저는 다음 주 관람할 예정인 데..
미리 전시작품을 알게 되어,
준비를 할 수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제가 더 기쁩니다.
좀더 자세히 살필 시간이 없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석지나고 경주답사 끝나고 나면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봉정사 성보박물관에 있던 고려불상이 나왔네요..운좋게 만날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봉정사 보살좌상도 이미 만나셨군에. '운좋게'가 아니라 '매우 노력하여' 만나셨겠지요.
즐거운 나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진 감사합니다.
9월중에 상경예정입니다ㅎ
보광사 관음보살 개금전 사진입니다.
개금하기 전에 일찌감치 만나셨군요.
대단하십니다~~
@시니브로 불교신문에 보관 벗은 사진이 있어 올려 봅니다.
@드렁큰푸우 도록 제작을 위한 촬영이었을까요?
참 좋습니다.
드렁큰푸우님 참 열심이시고요~~
이렇게 민첩하실 수가!
감사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깊이 있는 글은 無望하니
속보성이라도~~ ㅎㅎ
봉정사 관음보살과 보광사 관음보살의 차이점을 발견했습니다.
손바닥 보시면 압니다.
문경 대승사 아미타불 손바닥.
자세히 살피지 못했는데 봉정사 관음보살좌상 손바닥에도 井자 문양이 있네요.
물론 느낌이 비슷하다는 것일 뿐 두 보살상의 차이는 무척 많기는 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10월 중순 답사 예정 인데
그때도 볼수 있을까요~??
박물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금 괘불은 9월 25일까지이고, 이후 10월 말까지는 봉정사 영산회괘불이 전시될 예정이네요. 11월에는 축서사 괘불이 전시되고요.
@시니브로 괘불보러 매달 가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히메 평일에 오신다면 점심이건 저녁이건 한번 하시지요. 미리 말씀 주시면 되도록 시간 내보겠습니다. 주말에는 제가 어렵고요~
@시니브로 전 주말에 일을 하니 평일에 가야 하는데
드뎌 시나브로님을 뵐 수 있는 기회가...
이 기회 놓치고 싶지 않네요ㅋ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가야하는데....
()()()
결국 한 번은 다녀가시게 되겠지요^^
참고로 괘불은 카메라 촬영이 가능하고 박물관에서는 불가하고 핸드폰만 가능합니다. 지난 주 일요일에 다녀 왔습니다. 이번에는 박물관 자원봉사하시는 보살님들과 처사님들이 전시실에 계속 계셔서 약간의 불편함이 ㅎㅎ
아, 이번에는 또 촬영에 제한을 두나요?
한참 동안 촬영금지이다 몇 년 전부터 다시 풀렸는데요.
참 오락가락하는군요...
세종아빠님 글과 댓글을 통해 두 분 모두 이미 전시회를 관람했다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촬영 관련, 참고하세요.
카메라로 담았습니다.(2022-09-07)
안내 카운터에 물어보니 전시실 안에서 프레시만 사용불가라고 했습니다.
카메라 촬영은 자원봉사 안내원도 아무말 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촬영과 관련하여 지침이 오락가락 하는 건지...)
@사처포 제가 갔을 때는 카메라에 민감했었는데 이번 주에 다시 갈 예정이니 반응을 봐야 겠어요.
괘불 찍을 때도 맨 처음엔 카메라 제지하다가 다른 분이 오셔서 괜찮다고 전시실만 안된다고 했습니다. 전시실 입구 안내대에 재차 물어 봤을 때도 안된다고 했고 전시실 내 보살님께도 다른 기획전에서는 촬영했었는데 왜 안되냐고 혹시 고운사측에서 그런거냐고 물어봤더니 대답을 잘 못하더라구요
안동 용담사 감로도는 지난번 환지본처전에 나왔었는데 또 나왔고 고운사 42수 관음보살도는 조선의 승려 장인전에 나왔죠. 의성 대곡사 감로도가 나오길 기대했었는데 아쉽더라구요.
역시, 다 꿰고 계시는군요.
두 전시회 다 갔다왔고 사진도 찍었을 것 같지만 정리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와우!!! 전시 포스터 뭡니까? ㅎㅎ 넘 멋지네요. ㅎㅎ 저도 서울 살고 싶어요. 옛날엔 아녔는데.. 이런 전시때문에 서울 살고 싶어집니다. ㅎㅎㅎ
참고로.. 등운산 고운사 앞의 앞의 앞의 산 아래 동네에 친정집이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불교중앙박물관에 한번도 못 가봤는데... 괘불 보러 가야겠어요.
전시포스터~ 도록사면 한 장 주시더라구요
@드렁큰푸우 오오!! ㅎㅎㅎ 부럽습니다. 근데... 제가 탐나는 건.. 요고요... ㅎㅎㅎ
@아란두 요건 포스터가 아니라 전시실 앞 벽면에 있는 ㅎㅎ
이걸 포스터로 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더라구요
@드렁큰푸우 그러게요.. 연수전보다는 훨~~~씬 나은데요. 그쵸? ㅎㅎ
@아란두 네~ㅎㅎ
경북 북부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고운사 인근이었군요. 종종 고운사에 유독 사랑을 내비치시더니 그런 인연이 있었네요~~
@시니브로 ㅎㅎㅎㅎ 고운사 사랑.. ㅎㅎ 제 사랑은 통도사이옵니다. ㅎㅎㅎ 추석 잘 쇠셨죠? ^^ 저도 전시 보고 싶습니다!! ㅎㅎ
덕분에 사진으로 감상합니다.
하나 하나.....설명도 너무 좋으네요
그저 스케치일 뿐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또 오게 생겼는지^^ 입구에서 봉사하는 보살님이 꼭 찍으라고 하십니다. 세 괘불 전시 일정입니다. 한 달씩 걸리네요.
오늘 또 가볼려고 했는데 추석연휴기간은 휴관이네요~ 불박은 항상 이런 식이네요
다음달 괘불 보러 올 때 날짜 맞춰 봐요. 점심이어도 좋고, 저녁이면 더 좋고.
@드렁큰푸우 불박 분들도 쉬셔야죠~~
@시니브로 네, 알겠습니다~~
@시니브로 국립박물관이 아니니깐 이해는 하지만요ㅎㅎ 하루 이틀 정도는 열었으면~
오늘 숙직이라 시간이 되서 갈려고 했었는데 역시나~
괘불 교채됐습니다. 봉정사 영산회 괘불입니다.
잘 하면 이번 연휴에 다녀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