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출발하여 3시간여...
섬 8개를 이어 육지로 만들어버렸다는 남해의 자랑인 창선대교와 연육교를 거쳐,
운전대를 잡은 이 몸도 멀미가 날 만큼의 S자형 산복도로를 오르내리며 도착한 곳.
직장의 낚시동우회 회원인 대도를 비롯한 일행15명이 봉고와 승용차를 이용하여 휘파람불며 3박4일의 꿈같은 연휴를 갯바위에서 보내기 위해 달려 온 곳.
남해의 끝인 미조.
밤11시경의 미조항은 조용하였으며,
간혹 낚시를 온 태공들만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고.,
나 또한 같은 조의 동료11명과 가지고 간짐을 배에 다 실고 나니,
몸도 땀으로 범벅되었지만 허기에 지쳐 눈알이 뱅뱅돈다.
새벽3시경에 출항한다는 배 시간을 맞춰 콘크리트 선착장에 대충 퍼질러 앉아 준비한 김밥을 안주삼고 이슬이 3병 간단히 비우고 동료5명과 훌라판 시작.
무신노무 끌발이 이리 죽이는지 30분만에 40여만원 간단히 쓸어 넣고 게임 끝.
아까웠지만 만원만 남기곤 다 돌려주고.. 남은 3시간을 축내려 노래방을 찾으니 엄따.
할 수없이 잠깐이라도 눈 좀 붙이기로 하고 차로 돌아와 대충 의자정리하고 누워 CD에서 흘러나오는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를 들으며 잠을 청하는데...
차창으로 보이는 저 멀리 섬마을의 불들이 반짝거리고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 도저히 눈을 붙이지 못하고 밖으로 나올 수밖에...
밝게 비추이는 가로등 불에 새끼고기들이 노닐고 있고...
선착장 갈라진 틈사이로 꽃게가 들락거린다.
달빛과 별빛이 함께 어우러져 바다 위를 떠다니고..
저 멀리 바다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빨리 오라 손짓한다.
까아만 밤바다를 앞에 두고 두 팔 벌려 심호흡 크게 하니 비릿하지만 상쾌한 공기가 대도의 가슴을 넉넉하게 하여 준다.
오, 신이시여!!!
만물을 창조하신 창조주시여~!!!
내 눈에 보이는 이 장엄한 자연 한복판에서 내가 호흡할 수 있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같은 가슴 떨림을 느끼게 하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부러울 게 없다.
모든 게 대도를 위해 준비되어 진 것 같다.
그런데... 불현듯 옆구리가 시린다.
그렇다..
사방을 이리저리 둘러봐도 나 혼자다.
이럴 때 누군가가 옆에 있어 같이 보고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무나 안타가운 마음이었을까..
갑자기 바다 저 편에서 누군가가 달려온다.
어..? 니가 여기 우얀일이고..?
잠자리 날개 같은 하얀 옷을 위아래로 입고 홍조 띤 얼굴에 가벼운 미소 지으며 가까이 온 그는 틀림없는 O O 이다.
“홀로 선착장에 서 계신 대도님이 너무 외로워 보여 잠깐이라도 제 모습 보여주려 이렇게 달려왔어요. 너무 상심마시고 고기도 많이 잡고... 일상의 스트레스도 훠~이 날려버리고 오세요... 자.. 뽀~ 해 드리께요.. 눈은 감으시고...”
“어이구..요래 고맙꾸로..그래.. 맞다.. 역시 니 밖에 없구나..으이그~ 구엽고 차칸거~ ”
뽀~ 를 받으려 살며시 눈을 감고 입술을 내님 대도의 입에 뭔가 ‘착’하고 붙는데...
따뜻하고 부드러워야 할 입술이 착찹한게.. 혀끝으로 입술을 한 바퀴 휘~ 핥아보니..
영~ 기분이 이상타..
립스틱 맛도 아니고.. 이기 머꼬..???
번쩍 눈을 떠 보니 하얀 갈매기 한 마리가 ‘끼룩’거리며 비상하고 있다.
얼른 손으로 입술을 딱고 보니.. 희뿌연..찐득한 기.. 이거.. 갈매기 똥 아이가..웩..
그랫거나 말았거나 어쨌든 시간은 흘러 마음은 벌써 갯바위에 앉아 낚싯대를 편 것 같은 상기된 기분으로 배에 올라 담배 한 개비 입에 물고,
천천히 전진하는 배의 후미에서 갈라지는 물살을 보며 가벼운 흥분에 젖는다.
서서히 속력을 내는 배는 부딪혀오는 파도를 정면으로 맞받으며 앞으로 앞으로 어둠을 헤쳐나간다.
먼 바다로 나갈수록 거칠어지는 파도가 뱃전에 부딪칠 때마다 달려드는 엄청난 물보라로 인해 대도는 선실로 들어와야만 했다.
오래전 충무 오곡도에서 있었던 폭풍 속 2박3일의 악몽과도 같은 일들이 떠올라 내심 초조해진 대도는 턱수염이 멋진 선장을 힐끗 쳐다본다.
높은 파도가 일으키는 물보라가 유리창을 샤워시키듯 앞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조금도 달라짐이 없이 유유히 키를 잡은 선장의 표정은 피칭과 롤링을 오히려 즐기는 표정이다.
다른 동료들도 대도와 같은 마음인지 모두 조용하다.
간혹 우리일행이 아닌 꾼들의 속삭임만 들려올 뿐...
앞에서 오는 파도는 얼마든지 헤칠 수 있지만 옆에서 강한 힘으로 갑자기 때리는 파도를 맞으면 홀라당 자빠질 수도 있기에 대도는 조마조마한 마음이었지만 배가 자빠지면 머.. 혼자만 죽나.. 다 같이 죽을 낀데.. 심심안해서 좋다아이가..내심 자위를 하며 ‘독안에 든 쥐’ 신세라 구명대위치만 몇 번이고 눈에 익힌다.
손에 땀을 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도 모르게 태연해짐은 일행 모두가 마찬가지인지,
차츰 밑줄에 낚시를 다는 여유도 보이며, 선창을 때리는 물보라도 이젠 흥미롭다.
어스름하게 보이는 몇 개의 섬을 지나쳐 목적지인 두미도에 도착한 시각이 새벽5시경.
모처럼 맞은 황금연휴라 그런지 좀 괜찮은 곳은 먼저 온 꾼들로 이미 만원이고...
배의 서치라이트로 섬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비추어 포인트를 찾다 보니 30여분 더 소요되었다.
다행히 텐트를 칠 수 있는 적당한 포인트가 비어있어 15명의 일행 중 우리 조 5명이 먼저 내렸다.
캄캄한 바다... 배의 ‘쾅쾅’거리는 엔진소리를 들으며 갯바위에 내리는 꾼들은 이때를 가장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발을 잘못 디디거나 몸의 중심을 잃으면 바다에 빠지기 일수이며, 빠지면 소용돌이치는 배의 밑 부분으로 빨려 들어가 웬만한 수영으론 헤어 나오기 힘들다.
그것을 잘 아는 꾼들은 이때만은 니편..내편이 엄따.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들 한마음으로 짐을 날라주며 조심해라고 격려한다.
동작들은 얼마나 빠른지... 그 많은 짐도 3분에서 5분이면 족하다.
짐을 내리느라 비추어 주었던 서치라이트가 사라지자 한 치 앞도 분간 못할 어둠이 우릴 꼼짝 못하게 하니 그때부터 준비해온 낚시용 소형 후래쉬를 사용하여 갯바위 대강의 위치를 선채로 눈에 익히고 어둠에 조금은 적응 될 때까지 기다린다.
희미하나마 달빛이 보탬이 되어 오래지 않아 짐을 정리할 수 있었으며,
낚싯대를 펴기 전 쿨러 얼음에 시매시켜 놓은 시원한 캔 맥주로 갈증을 풀고 적당한 자리에 1인용 텐트를 설치하는데.. 마음 급한 동료는 벌써 낚시 받침대를 갯바위에 박고 있다.
“땅. 땅. 땅.”
쇠와 쇠끼리 부딪히는 금속성이 뒷 절벽에 부딪혀 밤바다로 퍼져간다.
낚시를 할 땐 소음은 물론, 불빛도 비추면 안 되고,
인기척도 내지 않아야 된다는 게 꾼들의 철칙이지만,
배에서 막 내린 꾼들의 준비하는 과정만큼은 양해해 준다.
꾼들이 가장 희망하는 고기는 감성돔으로써,
이 넘은 매우 예민한 청각과 뛰어난 시각으로 어설픈 준비로는 좀체 낚여주질 않아 꾼들을 애태우는 고기이며, 수심 8~9m 정도에서도 사람의 말소리나 그림자가 비치면 “날 잡아보쏭~~”하는 넘이다.
그러나 은백색을 빛내며 등지느러미를 한껏 세운 이넘의 자태를 함 보면 쉬운 말로 “뽕”간다.
고기 맛 또한 일품으로 그 맛은 여러돔중 상위에 랭크되어 자타에게 공인 받은 지 오래다.
3박4일의 일정인데도 뭐가 그리 급한지 동료들은 분주하다.
벌써 밑밥을 뿌리는 사람...
어느 포인트가 좋은지 랜턴으로 연신 바다를 비추며 왔다리 가따리 하는 사람..
“에구.. 이노무 손들아.. 그래.. 얼마만이고.. 부지런히 잡아 놔라..”
내심 ‘나도 빨리 낚싯대를 준비 해야겠다’ 생각하면서도,
선착장에서 먹은 김밥이 잘못되었는지 불쾌한 배를 붙잡고 경사 완만한 곳을 찾아 절벽을 기어 올라간다.
더 이상 갈 수없는 곳에 이르러 밑을 바라보니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바다에 동~동 떠 있는 파란빛을 띠는 낚시찌만 깜빡깜빡 보일 뿐.
랜턴으로 뒤쪽을 휘~ 둘러보니 깍아 지른 듯한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가까운 곳에서 시커먼 뭔가가 움찔거려 깜짝 놀라 자세히 보니 방목하는 흑염소였다.
아무리 험한 절벽도 흑염소들은 운동장처럼 다니는 걸 자주 보았기에 특별히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놀란 가슴은 팔딱팔딱 뛰고 있다.
바람은 아래보다 훨씬 강하여 모자 끈을 다시 매고,
주위에 아무것도(혹시..처녀구신..힛.) 없는 걸 확인한 뒤 담배 한 개비 입에 물고 느긋한 마음으로 바지춤을 내린다.
첫댓글우와~~~~낚시를 3박 4일 동안 이나 하시면 그동안 잡은 고기 다 어짭니까...울 서방님 일박이일 낚시하고 오면 고기는 별로 못잡고 모기한테 실컷 헌열하고만 오던디요..에구 3박4일 하면 아마 모기때문에 못견디지 싶어요....대도님도 지금 휴가 안떠나셨나보네요...좋은시간 되세요
첫댓글 우와~~~~낚시를 3박 4일 동안 이나 하시면 그동안 잡은 고기 다 어짭니까...울 서방님 일박이일 낚시하고 오면 고기는 별로 못잡고 모기한테 실컷 헌열하고만 오던디요..에구 3박4일 하면 아마 모기때문에 못견디지 싶어요....대도님도 지금 휴가 안떠나셨나보네요...좋은시간 되세요
옆지도 낚시를 즐기시는 모양이군요. 3박4일 다녀와도 쿨러에 담아올 건 별~ 없답니다. 오래두면 상하기에 잡히는 데로 먹어야 하며 철수 앞날 잡은것만 가져올 수 잇지요. 정 가져올께 없으면 충무에서 몇마리 사 가져오고..ㅎㅎ. ^^*
난, 감성돔,아고 맛있는데........그래 돔은 잡으셨나요??...지는 회중에서 감성돔하고 열어만 먹는데....아고 먹고싶어라
고마 있어보숑.. 수족관 감생이도 그런데로 괜찮으니.. 기회되면 실컨먹도록 해 주께.. ^^*
돛단베 갑판에 낚시대 3개나 걸쳐 놓았는데.....이리 안오고 어디로 ....ㅎㅎㅎㅎ
먼 바다낚시는 4칸 장대 하나와 후까시 릴 하나면 족합니다요.. 믄 세개씩이나.. 다 잡아가꼬 어짤라꼬요.. 울 방님 맥인다꼬요..? 아고.. 나도 좀 배워야 될낀데.. 갈라묵는 거...^^*
이렇게 자상하실 수가 ...^^ ...잘 읽고 있습니다....
아니.. 자상한거 이제 알았나요..? 다른사람도 아닌 잠티..님께서 그리 말하니... 쫌.. 섭하네요.. 고마 확 울어삐까..ㅎㅎ. 요즘 자주 보이네요..좋쿠로~ ^^*
휴 난 또 많이 잡아와서 불러만 주이소 할라고 했더만 재작년 여름야그라 이거지요. 미오하고 싶포라........
쳇.. 딴 사람 모두 대도 미워해도 수나님은 몬 미우할걸요.. 왜냐구요..? 에헤이~ 또 모른척한다요.. 아즉 대도 가심에는 수나님 체취가 뜸뿍 담겨있꾸마는..히히. ^^*
여름의 낭만을 한껏 향유하셨네요. 부러워요~ ^^*
아즉 멀었어요.. 이제 시작인데.. 나중에 함께 향유할 기회가 있겟죠.. 짠~ 기대하시길...^^*
2부를 기대하면서... 건강유념하세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손목아지 절단나지 않는 한.. 욜심히 쓸겁니다. 울님들이 미우하던 조아하던 이 '대도' 쭈~욱 앞만 보고 갈겁니다. ^^*
하모요~손목아지 절단나면클나구로여^^* 대도님 글맛은절로 양념없이도 우째 그리도 깊은맛이우러나는지~ 우히히히히~
회는 좋아하는데 낚시는 영~~~~~~~~~
참말로~ 우찌 그리 내하고 닮았능교.. 내도 낚시하로 가능기 아이고.. 넘 자바논거 묵어 주러 안 갑니꺼..ㅎㅎ. ^^*
재작년 일을 오늘처럼 기억하시니..와 대단한 기억력입니다. 치매염려는 결코!^^
꼴랑 재작년일가지고 그럽니다. 4살때 기억도 하는데.. 울 아부지 돌아가셨을때 어른들이 다 우는데 내는 눈물이 나오지않아 우물물 눈에 적시가꼬 소리만 엉엉 냈지요.ㅎㅎ. 믿거나 말거나.ㅋㅋ. ^^*
낚시는 남자만 하는게 아니더군요 저도 몇 년간 낚시가 취미였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ㅎㅎ 으흐흐 낚시 가고시포랑^^*
그럼요.. 요즘은 여성꾼들이 부쩍 늘었답니다. 옛날엔 여자가 낑기믄 재수엄써 고기 안잡힌다꼬 같이 안 갔는데.. 전부 미신인걸 알고는 요즘은 오히려 여자가 같이 가는걸 얼마나 반기는데요.. 참... 마눌은 아이고..ㅋㅋ. ^^*
더운날 울님들 위하여 픽션을 가미한 이야기도 올려주시고.... 갯바위에서 구르면 낭패니께 바지춤 내리는 것 조심해야 됩니더....ㅋ
위험한 거 맞습니다. 경사와 요철뿐아니라 물기가 있는 갯바위는 아주 미끄러워 조심해야하며 한시간 정도만 다녀도 하체가 후들거릴만큼 에너지가 소비되죠. 가만히 앉아서 하는 낚시는 지 묵을것도 몬 잡는 경우가 허다하답니다. 대도처럼..ㅎㅎ. ^^*
대도님예~~~ 부서지는 하얀파도~ 넘실거리는 푸른물결~ 뽀얀안게~ 게다가 올에손맛으로느끼는 그맛~ 눈을감으니 절로 그기분이살아난답니다~ 게다가 고기못잡으면 스트레스 엄청쌓이지여^^* ㅎㅎ 낚시는 뭐니뭐니해두 여름철이제격이지여^^*
옳커니.. 제대로 만난거 같군요.. 캬~~ 손 맛..!!! 묵는것도 기차지만 그 손맛땜에 위험 무릅쓰고 먼바다까지 가는거 아입니꺼..^^*
대도님......... 그냥 불러보고자바서..ㅋㅋ 저도 그기.... 잘 다녀왔어요.. 정말 너무 아름다운 섬이던걸요.. 좋은 밤... ^.~
정말 남해 두미도 가따 왔나..? 말그나... 내도 그냥 불러밧따.. 암만 불러봐야 대답도 엄찌마는.... 내가 할 일이 머 있노.. 고냥 실없이 실~실 거리는 거 밖에... 에구~ 내 팔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