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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즈시티, 비가 자주 오는 도시로 유명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왜냐하면 도시 옆에 거대한 산맥이 존재하여 그 산맥에 막힌 구름이 레인즈 시티에 비를 내리기 때문이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레인즈시티에 도착한 세리와 그 소년은 먼저 지하철역 상가에서 우산을 샀다. 지하철역 상가는 엄청나게 컸다.
온갖 먹을 것과 옷, 생필품 등을 파는 수많은 상가들이 양옆으로 길게 배열된 광경은 정말로 인상적이었다. 그 소년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런 소년을 바라보는 세리는 슬쩍 웃기만 할 뿐이었다. 상가를 지나고 계단을 올라가자 그들을 반기는 것은 끝없는 고층빌딩들과 백화점, 그리고 회사건물들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그 소년과 세리의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세리야, 저기 있는 거대한 빌딩이 도데체 뭐야...?"
"아... 그건 레인즈시티에서 가장 큰 빌딩인 라그나로크대연사의 본부빌딩이야. 총 199층으로 되어있지."
"백...백구십구층...!"
그 소년은 입이 딱벌려졌다. 빌딩의 중간부분부터 구름에 가려져서 보이지가 않았다. 도대채 얼마나 큰 회사이길래 빌딩이 저렇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라그나로크 대연사가 어떤 회사길래..."
세리는 그 소년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라그나로크 대연사는 엄청나게 거대한 가상현실게임을 만든 이후 세계 최고의 대기업으로 성장했지. 게다가 여러 캡슐 부품업체, 통신업체, 게임 개발업체까지 통합하여 거의 모든 게임산업을 장악하고 있지."
그 소년은 세리의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라그나로크 대연사는 사실 단일회사체가 아니었다. 라그먼스라는 실제 게임을 제작한 대기업과 나이버라고 하는 캡슐부품회사들의 모임, 그리고 로젠이라고 하는 통신업체들의 모임, 크레인이라는 게임개발지원 보조업체들의 모임이 모인 대연합회사였다.
그만큼 그로스 하나에 얼마나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투자되었고 또한 지금도 그렇게 투자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였다. 어느새 그 소년은 라그나로크 대연사에 대해 깊은 흥미를 느꼈다.
'저 대연사의 구조와 기능들을 살펴보면 가상현실 게임에 대한 공부가 될거야!'
그러나 그 소년은 정작 라그나로크 대연사가 그로스라는 게임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라그나로크 빌딩 앞에 도착한 그 소년과 세리는 로비로 들어갔다. 온갖 호화스러운 장식과 분위기, 그리고 거대한 로비를 메꿔버린 수많은 사람들...
수천명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일을 위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 중 대부분은 클로즈 베타테스터 선발을 신청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사실 그 소년도 그들 중 한명이었다.
"음... 정말로 다양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구나!"
그냥 보통 직장인이나 대학생부터 초,중,고생, 심지어는 노인들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연령과 성별,계층이 다 있었다. 국가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 사람부터 미국인, 영국인, 프랑스인, 일본인... 심지어는 아랍인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그 소년은 순간 접수테이블에 크게 쓰여진 글씨를 보았다.
'그로스 온라인 베타테스터 선발 신청....! 그렇구나! 라그나로크가 그로스를 만든 것이었구나...'
그 때 세리는 갑자기 가만히 서서 생각하고 있는 그 소년을 보고 의아해하며 물어보았다.
"2층으로 안올라갈거니?"
"어... 올라가야지..."
세인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대기표를 뽑았다. 그런데...
'대...대기원 324명...?'
그는 이윽고 지금 당장 신청하는 것을 단념하고 말았다. 세인과 세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 옆에는 각 층마다 안내와 제한구역 여부를 나타내는 커다란 판이 보였다.
1층 : 로비
2~10층 : 게임 홍보 제작부
11~35층 : 캡슐과 기타장치 개발 및 수리부 (제한구역)
36~70층 : 게임 시스템 검사 및 관리부 (제한구역)
71~140층 : 게임 운영부 (제한구역)
141~180층 : 게임 제어장치 관리부 (제한구역)
181~185층 : 게임 고객센터
186~197층 : 고객 편의시설 및 직원 숙소
198층 : 이벤트 및 다용도 홀
199층 : 가상현실 라운지 전망대
즉, 다시말하면 2층~10층과 181층~199층까지가 출입가능한 구역이라는 뜻이다. 이제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가서 반대쪽의 출입통제구역 엘리베이터를 제외한 일반인 엘리베이터에 있는 쪽에서 기다렸다.
어느정도를 기다리자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그들은 엘리베이터에 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음성이 들렸다.
"몇층에 내리실 겁니까?"
"2층입니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곧 움직이는 소리가 나더니 눈깜짝할 사이에 도착하였다.
"2층입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그 소년과 세리는 2층으로 나왔다.
"와... 대단하다."
엘리베이터 옆에 있는 거대한 층별 설명판과 함께 2층에서는 고객들이 직접 홍보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다. 각 방식의 사회마다 홍보영상이 달랐고 각 관에서 고객들은 취향에 따라 홍보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다.
또한 넓은 고객 대기실에서 앉아 홍보책자물을 읽어볼수도 있었다. 그리고 고객기념품 코너에서 여러가지 기념품도 살 수 있었다. 그 소년과 세리는 판타지 방식의 사회에 관한 홍보영상을 감상했다.
약 20분동안의 홍보영상을 보고나서 그 소년은 짜릿함을 느꼈다.
'이렇게까지 거대하고 현실감있게 만든 게임은 처음이야! 정말로 하고싶은걸...'
"세리야, 정말로 재밌게 보이지 않니?"
"응, 정말로 대단한 게임이야."
이제 그 소년과 세리는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있던 거대한 층별 설명판을 보고 있었다.
2층 : 게임홍보영상관, 기념품 코너, 고객 대기실
3~8층 : 각 사회별 홍보실
(3층 : 포켓방식 사회, 4층 : 동반방식 사회, 5층 : 현대사회, 6층 : 미래과학사회, 7층 : 무협세계, 8층 : 판타지 세계)
9층 : 통합 홍보실
10층 : 고객 체험관
그 소년과 세리는 이제 3층부터 구경을 하기 위해 올라갔다. 2층부터 8층까지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서 모두 계단으로 연결되어있었다.
3층에 들어서자 포켓방식 사회에 관한 온갖 장식물들로 가득하였다. 포켓 방식 사회는 자신이 1개의 포켓몬을 택해서 수많은 필드를 통해서 몬스터를 사냥하고 수많은 도시의 체육관과 승부를 펼쳐서 포켓몬을 강하게 만들고 또한 뱃지를 다 모아서 대회에 참가할 수도 있었다.
다음 4층으로 올라가자 이번에는 동반대리결투 사회의 장식물들이 보였다. 일명 디지몬 방식이라고도 하는 동반대리결투 사회에서는 여러 주인공들중 하나를 택하고 그 주인공의 고유한 디지몬 하나를 가지고 계속 적과 싸워서 이겨 나가는 것이었다.
가장 포켓방식사회와 큰 차이가 있다면 포켓방식사회는 퇴화가 불가능한 대신 휴대를 할 수 있고 여러개를 들고다니는 것이 가능하지만 디지몬은 퇴화가 자유자재로 가능한 대신 휴대를 할 수 없고 단 하나의 고유한 디지몬 만이 가능했다.
5층으로 올라가자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마치 그저 평범한 현실 사회인양 자동차, 빌딩, 옷 등의 현실사회에서 볼 수 있을만한 장식물들로 가득했다.
현대사회에서는 가상에서 또 다른 하나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6층으로 올라가자 온갖 공상에 관한 수많은 장식물들이 보였다. 거대한 우주선들과 로봇들 그리고 인조인간들뿐만 아니라 외계생명체들과 미래의 수많은 최첨단 장비를 든 시민들도 보였다.
미래사회에서는 이처럼 우주를 배경으로 외계행성으로부터 침입을 막거나 직접 그 행성으로 침공하는 등의 전쟁을 벌였다. 또한 지구 자체의 인조인간들과 로봇들과도 전쟁을 펼쳐야 했기 때문에 상당히 난이도가 높았다.
그만큼 미래사회는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7층을 가자 이러한 거대한 공상 과학 장식물들은 사라지고 동양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수많은 도와 검, 그리고 수백개의 성과 수십개의 문파의 깃발이 눈에 띄었다. 무협에서는 이러한 문파들끼리 수많은 성들을 놓고 펼치는 전쟁이 주로였다.
그만큼 문파마다 어떻게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한 그만큼 서로 문파들이 발전해나가는 것이었다. 마지막 8층에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판타지 사회였기 때문이었다. 어떤 방식사회보다도 그 스케일이 크고 그만큼 다양한 왕국과 지역들이 있었다. 또한 수많은 몬스터들과 던전은 유저들의 사냥의 터전이 된다.
그만큼 판타지 사회는 무엇보다도 좋은 직업과 스킬, 그리고 팀이나 길드가 중요했다. 그렇게 8층까지 구경하고 9층을 가자 수많은 방들이 보였고 각 방들마다 둥근 테이블이 위치해 있었다.
9층에 이어 10층에서는 각자 튜토리얼을 체험해볼 수 있는 캡슐들이 있었다. 그러나 곧 그들은 그 체험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뭐지... 이렇게 무식하게 긴 줄은...'
수백명의 사람들이 5개의 캡슐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엇던 것이었다. 그들은 튜토리얼 체험을 포기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순식간에 15층을 돌파하자 사람들과 자동차가 점처럼 보이기 시작하였고 35층을 돌파하자 희미하게 보였다. 엘리베이터는 그칠 줄을 모르고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100층을 돌파할 무렵에는 이 건물을 제외하고는 구름에 가려져서 아무것도 안보이기 시작했고 모두들 그것을 신비하게 바라보는 듯 했다.
계속 올라가기만 할 것 같은 엘리베이터는 마침내 181층에서 멈추었다. 그 소년과 세리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여기가 고객센터구나..."
엘리베이터 옆에는 또다시 큰 층별안내판이 자리잡고 있었다.
<고객센터>
181층 : Q&A 고객센터
182층 : 건의사항 고객센터, 실행문제 고객센터
183층 : 캐릭터 고객센터, 아이템 고객센터
184층 : 고객센터 대기 라운지
185층 : 통합 고객센터
그러나 고객센터는 아직 정식서버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열려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그들은 다시 엘리베이터를 186층까지 탔다. 186층부터는 직원숙소와 고객 편의시설이 있는 곳이었다. 마찬가지로 그들은 엘리베이터 옆에 위치한 층별안내판을 볼 수 있었다.
186~195층 : 직원 숙소
196~197층 : 식당, 기타 편의시설 코너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96층에 들어서자 복도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온갖 식당들이 쭉 펼쳐져 있었다.
'피자, 햄버거, 치킨, 자장면, 스파게티, 부페, 닭갈비... 정말로 없는게 없구나...'
마침 아침 10시라서 그런지 손님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세리야, 뭐먹고 싶니?"
"난 괜찬아, 그런데 넌 먹고싶은게 없니?"
"사실 나는 여기있는거중에 아무거나 먹어도 괜찬아."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그 소년은 워낙 가난한 시절을 겪었고 그러한 주문음식들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세리가 스파게티를 먹으러 가자고 했고 그 소년은 세리를 따라 스파게티 음식점에 들어갔다.
스파게티 음식점에 들어서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온갖 와인들과 분위기 있게 장식해놓은 탁자들 그리고...
'젠장 뭔 음식들이 저렇게나 비싸지?'
<MENU>
미트볼 스파게티 : 400루닌 콜라 : 40루닌
오리지날 스파게티 : 360루닌 사이다
화이트 스파게티 : 450루닌 오렌지주스 : 150루닌
치즈 스파게티 : 420루닌 사과
그라탕 스파게티 : 500루닌 포도
옐로우 스파게티 : 800루닌 바나나
해물 스파게티 : 600루닌 딸기
그린 스파게티 : 950루닌 파인애플 주스 : 200루닌
레드 스파게티 : 1000루닌 복숭아
퍼플 스파게티 : 1200루닌 망고
오렌지 스파게티 : 1350루닌 구아바
블루 스파게티 : 1500루닌 체리 주스 : 240루닌
레인보우 스파게티 : 2000루닌 블루베리
레드베리 소프트 아이스크림 : 100루닌
레몬 초코 아이스크림 : 125 루닌
키위 주스 : 300루닌 바닐라
참다래 딸기 아이스크림 : 200루닌
복분자 파인
마운틴 블러스트 : 450루닌 포도
레드 코일 키위
옐로우 수렌 체리
코발트 블루 : 500루닌 블루베리 아이스크림 : 250루닌
콜드 블러드 레드
루인 블랙 : 600루닌 블랙
쇼크 화이트 그린
카오스 그린 : 800루닌
데스티니 오렌지 : 1000루닌
'세...세상에 가장 싼 스파게티 한그릇이 350루닌...?'
레인즈 시키에서는 국제통화 화폐인 루닌을 사용했다. 1루닌이 약 100원이었다. 특히 비싼 블루스파게티는 1그릇에 1500루닌이니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었다.
음료수도 마찬가지였다. 콜라는 40루닌이라서 적당한 가격이지만 생과일 주스는 기본이 150루닌에 키위주스는 300루닌이 되었다. 또한 믹스주스는 450루닌부터 심지어 1000루닌짜리 믹스 주스도 있었다.
아이스크림도 역시 꽤나 비쌌다. 그 때 세리가 주문을 시작하였다.
"그린 스파게티 1개, 레인보우 스파게티 1개랑 카오스 그린 2잔, 블루베리 아이스크림 2개 주세요."
그 소년은 입이 딱 벌어졌다. 그 소년은 재빨리 머리속으로 계산이 되고 있었다.
'...! 4550 루닌이라니...'
그 소년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세리는 지갑을 꺼내더니 만루닌짜리 지폐를 꺼내서 직원에게 주었다.
"여기 만루닌이요, 450루닌은 팁으로 드릴께요."
"예, 여기 5000루닌 있습니다."
그 소년은 입을 딱 벌린채로 그 광경을 멍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세상에 4만 5천원을 팁으로 주다니...'
그 소년이었으면 하늘이 두쪽나더라도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다시 로비로 내려갔다. 마침 로비에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허전하게까지 느껴졌다. 번호표를 뽑자마자 바로 신청할 수가 있었다.
"어서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 소년은 고민을 하였다. 여러가지 세계들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야 했다. 각 세계들마다 장점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소년은...아니 세인은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그 때 세리가 대신 대답하였다.
"판타지 세계로 할게요, 두명 다 등록해주세요."
세인은 세리가 선뜻 세리 자신까지 등록을 하는 것에 매우 놀라했다. 마치 세인이 이 그로스라는 게임을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듯이 말이다.
"세리야, 대신 신청해줘서 고맙다... 자 여기 100만원..."
"안줘도 돼... 그리고 메이저 클로즈 베타 테스트니까 1달 뒤에 면접을 보러 오면 될거야, 그러면 그 때 보자."
세인은 그러나 중요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세리가 대신 신청해준 메이저 클로즈베타테스터 선발대회 참가비용은 2천만원이라는 사실을 말이었다.
우선 세리와 헤어진 세인은 막상 한달 이라는 시간동안 갈 곳이 없었다. 100만원이라는 비용은 막상 1달동안의 숙박비를 하기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인은 그렇다고 다시 그 달동네로 가기는 싫었다. 어떻게 해서 마음을 먹고 나온건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에는 그 자신 스스로가 매우 부끄러웠다.
세인은 레인즈시티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묵을 공간을 계속 찾아보았다. 그러나 곧 그러한 장소가 없음을 깨닫고 말았다. 세인은 절망스러웠다.
차라리 이자리에서 굶어서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4년전에 죽었던 어머니와 아버지가 생각났다. 한 남자에 의해서 가루로 되어가면서 죽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광경은 그야말로 끔찍했다.
자신도 그 때 차라리 죽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13세에 불과한 그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었다. 그런 여태껏 소년의 행동을 조심스럽게 지켜본 사람이 있었다. 에밀씨는 그러한 소년을 보면서 궁금함을 넘어서 안쓰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그러한 소년의 행동을 보는 에밀씨의 마음은 아팠다.
"얘야, 왜 엎드려서 있니... 무슨 일이 있는거니?"
순간 에밀씨의 목소리에 깜짝놀란 세인은 당황하면서 말하였다.
"아니에요, 아무것도..."
"... 숨기지 않아도 된단다..."
"...?"
에밀씨의 손이 세인의 등으로 향했다.
"다 말해보거라... "
"... 괜찬아요. 어짜피 전 돈도 없는 걸요... 이 부자들만 사는 도시인 레인즈 시티에선 저는 어쩌면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일지도 모르죠..."
그 때 세인의 귓가에 웃음소리가 들렸다.
"하하하하... 왜 너가 레인즈시티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로 생각하는거니? 반대로 너가 나중에 커서 레인즈시티를 바꾸면 되지 않겠니? 호호호"
세인은 에밀씨의 말에 힘이 났다. 비록 에밀씨의 말이 부질없는 말이라고 할지라도 말만으로도 그는 기분이 나아졌다. 에밀씨가 세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금부터 나와 같이 살면서 그 레인즈시티를 바꿔보지 않겠니?"
세인은 눈물이 났다. 땅바닥에서 좌절하고 있던 자신에게 희망을 준 존재...
앞이 안보이던 어둠 속에서 빛을 밝혀준 존재가 에밀씨인 셈이었다. 세인은 에밀씨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털썩' 쓰러지고 말았다. 워낙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커서 막상 그 스트레스가 풀리자 긴장이 풀리면서 정신을 잃은 것이었다. 에밀씨는 그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갔다.
그 와중에서도 비는 주룩주룩내리며 세인의 울적한 심정을 대신해주는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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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에밀....? 갑자기 왠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