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또...
가까이 지내던 선배 부부의 딸의 연애 그리고 결혼 준비와
같은 직장에서 일했던 어느 주재원의 딸의 청첩장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되네요.
선배 부부의 딸은 여기서 초,중,고등학교 졸업하고 미국에서 유학을 한 다음
지금 한국에 있는 미국계 회사에서 근무중인데 서른 초반임에도
고액 연봉자입니다. 그 처자가 지금 목하 열애중인 남자가 있는데
집안도 나쁘지 않고 남자도 전문 직업군입니다. 다만 직장이
한국이 아니고 인도네시아입니다. 글로벌 기업 비슷해서 원하면
한국으로 갈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수입은 줄어든다고 합니다.
서른 중반 나이의 남자 수입도 만만찮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평범했던 선배의 아내가 느닷없이 남자측이
서울 소재 아파트 하나 마련해 오는 것을 대놓고 기대하고 있고 자기 딸이
자기집 근처에서 쭉 살았으면 한다고 고집을 피우고 있습니다.
살짝 집착같아 보입니다.
아파트를 남자측에서 100% 하는 것은 무리라고 얘기하면서 전세도 아니고
굳이 매입을 원한다면 50:50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조언해도 거의 막무가내입니다.
오랜동안 알고 지낸 사이고 평소에 '세속의 거래같은 결혼에 나름 회의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던 아줌마가 이런 면이 있었는 줄은 정말 몰랐네요.
처자가 인물도 좋고 성격도 좋고 애교도 많고 경제적인 능력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남자도 어디가서 꿀릴 직업이나 집안은 아닙니다.
정작 청춘남녀는 서로 좋아하고 그런 부분에 전혀 신경도 안 쓰고 있는데
처자의 엄마 혼자 저러고 있으니 .....처자의 아빠는 어떤 생각인지 아직
얘기를 나눠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처자의 엄마와 제 아내가
주로 톡으로 대화하니까..
그리고 얼마 전 같은 직장에 다녔던 주재원의 딸이 결혼한다는 청첩장을
받았습니다. 주재원 하다 관두고 여기서 사업하다가 잘 안되어 서울에
전세 하나 겨우 얻어서 영구 귀국했는데 들리는 소문엔 노부모님 봉양하느라
그 전셋집도 나와서 서울 근교로 이사했다고 합니다.
결혼할 딸도 스펙은 좋습니다. 서울 의대를 나와 현재 의사입니다.
중학교 다닐 때 본게 마지막인데 청첩장 사진을 보니 키도 크고 인물도
훤하고 (성격은 잘 모르겠습니다.) 거의 준연예인급입니다.
신랑될 남자가 한국 시총 1위 기업에서 근무한다고 하니 참 재밌네요.
(신부 아빠도 거길 다녔죠.. 차장때까지)
결혼식은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이 예비 부부의 혼수와 보금자리에 대해선 아직까지 아는 바가 없습니다만
교수회관에서 결혼식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비싼 예식장 보단 실리와
현실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검색해보니 일요일 예식인 경우 200명 기준 13,900,000원 수준입니다.
의사 신부와 삼전 신랑이면 1억 언저리 호텔예식이 기본같은데 말이죠 ㅎㅎ)
아줌마들 사이에 떠도는 말이 있습니다.
서울대 나온 여자가 결혼하기가 의외로 쉽지 않다고.
통속적인 관념으로 볼 때 의사 사위처럼 의사 며느리 얻는데 남자측이
얼마의 투자(?)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못 본지 꽤 되는 주재원 부부도
법이 필요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너무 선량해서 사업도 말아먹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친하게 지냈던 선배 부부도 그랬습니다.
공교롭게 어젯밤에 자기 전 책을 하나 읽었는데 김난도 교수가 지은
트렌드2024 입니다. 책 내용에 요즘 세대의 결혼 가치관에 대해 언급된
챕터를 우연히 어젯밤에 읽었습니다.
능력있는 신부는 남편의 외모를 1순위로 2순위를 경제력으로 본다고 하고요
보금자리에 대해선 반반 부담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2023년 결혼식 (예식비, 혼수, 주택 등등) 비용 부담 통계를 보니
신랑측이 60%, 신부측이 40%로 나왔습니다.
저 선배 부부와 주재원 부부도 서로 아는 사이입니다.
다만 이제 서로 연락은 끊겨서 안 하는 상태일 뿐...
생각이 많았던 지난 밤이었습니다.
마 그렇습니다.
첫댓글 긴 글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합니다 좋은 집안에 자신들도 엘리트 직업군 어느 정도 기준에 충족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겠군요 근데 다른 갑남을녀들의 기준 또한 그렇게 높아만 가니 그게 걱정입니다 적당한 시작으로 재미있게 사는 재미도 있는데 말이죠 ㅎㅎㅎ
없는 상태로 시작해야 하나씩 이루는 성취감이 있다는 관념과
이제 그런 시대가 아니다. 첨부터 가지고 시작해야 끝이 행복하다는 관념의 충돌이겠죠. 살기 팍팍한 시대를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ㅜㅜ
요즘것들은 낭만이 없다아입니까. 아가씨 둘다 제가 책임지겠다고 전해주십시오.
반포 주공아파트 2채(국평 기준) 가능하십니까? 가능하시면 제가 바로 처자들의 부모님들께 전화 때리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