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리
심수봉
큐피트 화살이 가슴을 뚫고
사랑이 시작된 날,
또 다시 운명의 페이지는 넘어가네
나 당신 사랑해도 될까요
말도 못하고
한없이 애타는 나의 눈짓들
세상이 온통 그대 하나로 변해 버렸어
우리 사랑 연습도 없이
벌써 무대로 올려졌네
생각하면 덧없는 꿈일지도 몰라
꿈일지도 몰라
하늘이여, 저 사람 언제 또 갈라놓을거요
하늘이여, 간절한 이 소망 또 외면할거요
예기치 못했던 운명의 그 시간
당신을 만나던 날
드러난 내 상처 어느새 싸매졌네
나만을 사랑하면 안될까요
마음만 달아 올라
오늘도 애타는 나의 몸짓들
따사로운 그대 눈빛따라 도는 해바라기처럼
사랑이란 작은 배 하나
이미 바다로 띄워졌네
생각하면 허무한 꿈일지도 몰라
꿈일지도 몰라
하늘이여, 이 사람 다시 또 눈물이면 안돼요
하늘이여, 저 사람 영원히 사랑하게 해줘요
아, 사랑하게 해줘요~
비나리란--------------
'빈다'에서 파생된 말로서 '비념',
또는 '손을 모두어 빈다'는 뜻에서 '손빔'이라고도 한다.
곧 비는 행위의 명사형 표현이 '비나리'다.
우리의 선조들은 성주굿을 했었다.
성주는 집을 말하는 것으로서 집의 신을 위해 봄가을이나.
추석 단오 무렵 성주를 위해 굿을 했었던 것이다.
성주굿을 할 때 집주인은 작은 상에
백지를 깔고 쌀을 부어놓거나
돈을 올려 놓기도 하고 밥주발에 식구 수대로
수저를 꽂고 명(命)이 길게 해달라고
실타래를 걸쳐두기도 했었는데, 이것을 '꽃반'이라고 한다.
고사꾼은 주로 상쇠잡이가 주동이 되어 구성지고도 신명난 소리로
비나리를 한다. .
비나리의 내용은 집안이 무고하고 기후가 순풍하여 풍년이 들고,
가축들도 무사하고 객지에 나간 이들이 건강하길 비는 내용이다.
이제는 이런 굿을 원하는 사람도 없고 굿을 해줄 상쇠도 없다.,
다만 남사당패에 의해서 재현되는 비나리만이 원형에 가깝게 전승되고 있다.
백기완선생은 '묏비나리'라는 말을 했는데,
묏은 산을 의미하며,
우리 강산의 복원 즉 통일을 기원는 비념이
백기완 선생의 묏비나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노래는 몇 번의 사랑에 실패한 여자가
새롭게 사랑을 시작하면서 하늘에 비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늘이여 이사랑 다시 또 눈물이면 안되요
하늘이여 저사람 영원히 사랑하게 해줘요
사랑하게 해줘요
여인이 사랑을 비는 것이기에 간절하고
또 절실한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