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의 창조성은 아이의 상상과 환상(fantasy)로 들어나며, 이 사실은 자유 놀이를 하는 아이에게서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루돌프 슈타이너에 따르면, 사람은 몸의 성장과 변화가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되면 몸의 성장을 돕는 생명력이 ‘넘쳐 흘러’ 상상력을 위해 자유로워진다고 합니다. 2살에서 3살 사이의 아이의 몸은 나름대로 충분히 발달되어 창조적인 자유놀이를 통해 상상력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생후 7년 동안 몸의 성장과 관련된 일이 어느 정도 끝나면(젖니가 빠지면서 이갈이가 시작되는 시기) 이 에너지는 좀 더 자유로워져 “시적이고 예술적인 환상”으로 변모합니다.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하면 동시에 기억도 발달합니다. 3살이 되면 아이는 자신과 세상을 의식안에서 분리시키면서 기억과 생각을 발달시키기 시작합니다. ‘나’가 세상과 분리되어 그것 자체로 경험되면서 점점 더 많이 자각하는 자아와 이 세계를 결합합니다. 이런 과정은 아이가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놀이를 하면서 이루어지며 뒤이어 환상(fantasy)이 뒤따라옵니다.
* 청각 이미지와 시각 이미지
아이는 무엇인가를 들으면서 만드는 이미지를 통해 상상이나 영상을 떠올리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우리가 이미 읽은 책을 영화로 본 후 실망했던 이유가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나오는 이미지들은 아이 자체를 우회해서 자나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이미지들은 아이 자신을 드러내는 이야기로 변화되지 않으며, 다만 흥분한 상태의 활동으로 아이에게 다시 나타날 뿐입니다.
* 이야기 들려주기
자장가와 전래동요는 언어가 가진 리드미컬한 성질로 아이의 전 존재를 감싸기 때문에 매우 소중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중 어떤 것은 혀가 잘 돌지 않는 발음하기 어려운 어구로 이루어졌거나 수수께끼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 재미난 소리나 어떤 연상을 불러일으키면서 아이를 즐겁게 해줍니다. 또 다른 것은 아이에게 깨어 있는 평범한 의식이 지니고 있는 개념, 가치, 전통을 가르쳐 주기도 합니다. 어떤 전래동요는 아이가 깨어있는 의식으로 변환하도록 돕기도 하며 반면 또 어떤 것은 재미있게 이어지는 일련의 내용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자장가와 동요는 아이를 부드럽게 둘러싸면서 언어의 리드미컬한 음악적 성질을 보여주는 아주 소중한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 또한 아주 중요합니다. 이 일은 아이들의 듣는 능력을 키워줄 뿐 아니라 창조적인 일을 부모가 자신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가 감지할 수 있게 해줍니다. 내용은 매일의 삶에서 아이에게 일어나는 간단한 이야기부터 반복되는 구절로 구성된 동화도 좋습니다. 이때 아이들이 감지하는 것은 여러분과 함께 있는 특별한 시간이고 여러분 목소리의 부드러운 특성입니다. 여러분의 목소리는 아이에게 어떤 이미지나 안정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그 목소리에 리듬과 운율이 있다면 아이가 더욱 더 재미있어 할 것입니다.
* 스토리텔링
루돌프 슈타이너는 동화는 인간의 어린 시절을 ‘해석하기 위한 읽을거리’이자 기록이라고 했습니다. 슈타이너에 따르면, 어린 시절은 꿈을 꾸는 시기이고 경험적인 의식에 참여하는 시기이며 그 의식은 내적인 감정을 발산하고 이미지로 가득 채워지는 시기라고 합니다. 동화 속의 모든 인물은 모두 이 지상에서 각 개인의 운명과 모습을 표현해 주는 면을 갖는 것입니다.
부모님들이 동화를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해줄 때 똑같은 것을 반복해서 들려주어야 합니다. 아이는 반복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반복은 아이로 하여금 그 이미지 속에서 살 수 있는 여지를 주고, 그 익숙함 속에 충분히 빠져들어 이야기를 즐길 수 있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발도르프 유치원에서는 한 달 동안 같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2~3주 정도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주에는 아이가 다른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외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것은 책을 보면서 읽어 줄때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책으로 읽어주는 것보다 더 특별한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이야기를 하면서 몸짓을 섞으면 더욱 좋습니다. 항상 똑같은 몸짓을 해주면 아이가 그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동화가 가진 내적인 의미
동화는 아이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들이는 교사나 부모의 노력은 또 다른 종류의 영양분을 아이들에게 제공합니다.
아이가 커갈수록 이야기도 좀 더 복잡해집니다. 때로는 변하기를 바라는 특별한 문제나 행동이 있는 아이에게 비슷한 내용을 이야기함으로써 아이의 문제를 드러내주고 성공적인 해결책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효과적인 까닭은 아이의 내적인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미지와 이야기는 우리의 감정적인 삶에 가르침을 주며, 때로는 합리적인 이유나 협박이나 약속보다 더 나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참고문헌 *
『당신은 당신 아이의 첫 번째 선생님입니다』, 라히마 볼드위 댄시, 정인출판사,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