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면 자주하는 볼록거울 사진놀이
[05-NOV-2010~06-NOV-2010]
호수지방(Lake District) 여행
이번 주말에는 잉글랜드 북부에 있는 호수지방(Lake District)... 한글로 번역하니 약간은 웃긴(?) 지역을 여행하고 왔습니다. ㅋㅋ
잉글랜드 내에서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토요일에는 숙소를 잡을 수가 없어서 금요일, 토요일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호수지방은 산이 없기로 유명한 영국에서 산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산들이 모여있는 지방으로, 넓은 호수들과 환상적인 풍경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이 그림동화책 피터래빗의 작가인 베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가 이 지역에서 살면서 더욱더 유명해지게 되었습니다. 그 유명하다는 그림동화 피터래빗...지금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저도 여행가기 전까지 몰랐습니다. 근데 그림만 보면 아!! 하실만한 그림입니다. ㅋㅋㅋ
호수지방을 여행하는 루트는 여러가지가 있고, 보통 차를 렌트하거나 기차를 타는 방법이 일반적입니다. 저희는 일정과 비용을 이래저래 따져서 에딘버러에서 칼라일까지는 기차를 타고, 칼라일에서 케즈윅을 거쳐 윈더미어까지는 버스를 타고가는 루트를 선택했습니다. 어느 여행책자에도 없는 아주 독자적인 방법이었습니다. ㅋㅋ
그럼 이번 여행을 일정과 예산으로 나누어 간단히 요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지도부터 보시면...(클릭하시면 커집니다^^)
일단 맵은 구글에서 퍼왔구요.. 위에 경로만 제가 살짝 엎었습니다. ㅋㅋ
여행일정
1일차 : 에딘버러 출발 -> 칼라일(Carlisle) -> 케즈윅(keswick) -> 윈더미어(Windermere) 유스호스텔 1박
2일차 : 레이크사이드(Lake side) 이동 -> 윈더미어호수 크루즈 타기 -> 엠블사이드(Ambleside)
예산
기차 요금(에딘버러-칼라일 왕복) : £32.5 (사전 예약으로 고정비용임)
버스요금(칼라일-케즈윅-윈더미어 지역내 이동) : £20 (전혀 정보 없이 그냥 대~~충 잡은 예산)
크루즈 요금 : £25 (역시 전혀 정보없이 1인당 2만5천원 기준)
숙소(유스호스호스텔 2인1실 1박) : £40 (사전 예약으로 고정비용임)
식비(1일차 점심,저녁 2일차 점심) : £60 (한끼에 20파운드 기준)
기타 예비비 : £25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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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 약 £202.5 (한화기준 약 40만원)
이렇게 1박 2일 일정을 짰는데, 우리나라 돈으로 40만원이면 1박2일 여행치고는 좀 비싼거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앞으로 저희는 항상 기준을 이렇게 잡기로 했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한국에서 영국 호수지방으로 놀러온다면?' 으로!! ㅋㅋㅋ
그럼 비행기값만 해도 1인당 100만원은 훌쩍 뛰어 넘을텐데... 이러면서 위안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정말 기분이 좋아지면서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정말 단순한 논리입니다. ㅋㅋㅋㅋ
자~~ 그럼 본격적으로 여행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고고~!!
일단 1박 2일간 여행을 갈 짐을 쌌습니다. 음... 짐이 아니라 먹을 걸 쌌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ㅋㅋ
제 가방은 잠옷이랑 양말, 여자친구 화장품, 세면도구 등으로 간단하게 채웠습니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어야 하니 나름 배려해 준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아래에 보이는게 여자친구의 가방입니다. 하하
오렌지, 감자칩 3봉지, 우리나라 빈츠같은 과자, 아몬드 스틱, 쿠키, 그리고...
저기에 보이진 않지만, 삶은 계란 6개, 신라면 3봉지, 집에서 싼 샌드위치 2개, 사과주스
저희 요즘 너무 잘 먹는 것 같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살이 안찌는게 신기하기도 하지만, 어느날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빵~ 터져서 살이 10킬로 쪄버리고 그런건 아닌지 두렵기도 합니다.
여튼, 7시 46분 맨체스터 방향 열차를 타야 해서 어슴푸레 할 무렵 집을 나섰습니다.
7시 30분경, 에딘버러 헤이마켓 역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출발부터 약간 일이 꼬이는 걸까요? 여자친구가 앗! 소리를 치며 걸음을 멈췄습니다.
기차표 예약 번호를 까먹고 안적어왔다는 겁니다....아놔~!
그래도 제가 누굽니까? 기차 시간 미리 확인한다고 어제 저녁 홈페이지 접속 했을때 뭔가 중요해 보이는 번호를 핸드폰에 저장했습니다. transaction ref. 94030XXXX 뭐 이런 식의 번호였습니다. ㅋㅋ
"내가 생각보다 쓸만하다니깐~!!"
이러면서 핸드폰 메모장을 열어서 보여주니까 여자친구 표정이 그리 밝아지진 않습니다.
그건 그냥 거래번호랍니다. 기차 예매번호가 아니라, 그냥 우리가 온라인쇼핑 결제할 때 거래번호 뭐 이런걸 써온겁니다. transaction 해석하면 '상거래', 어렴풋이 기억나는 그 옆에 있었던 booking ref(예약 번호)...
아놔 왜그랬을까요? 전 쓸만하지 않은 걸까요? ㅠ.ㅠ
도저히 집에 돌아갈 시간은 안되고, 그래서 역무원에게 다가갔습니다.
다행히 역무원에게 사정을 얘기하니 예약 결제한 카드가 있으면 발권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우홧! 다행입니다. ㅋㅋ
그래서 저희는 무사히 열차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기차표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친절하게 케이스에 넣어줍니다. ^^
기차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KTX보다 넓고, 시설도 매우 훌륭합니다.
대신 의자가 뒤로 안젖혀집니다!! 테이블석이 여러모로 넓고 유용할 것 같아 보였습니다.
기차를 타보면 이렇게 뭔가 쪽지가 꽂혀있는게 보일 겁니다.
사전 예약석은 저렇게 표시가 되어있어서 당일 자유석을 끊은 고객은 앉을 수 없으니 주의하세요 ^^
아, 그리고 기차안에서 또 한번 문제가 생길뻔 했습니다.
여자친구가 또 뭔가 까먹고 안가져온게 있습니다. 레일카드!
16세에서 25세 청소년이 할인 받을 수 있는 레일카드가 있는데, 그 카드는 소지를 하고 있어야만 인정을 받을 수 있답니다.
그래서 기차 안에서 표 검사할 때 레일 카드가 없으면 벌금을 내거나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여행하기 전에 너무 준비 없이 나와서 빠뜨린게 많아 보였습니다. 다음부터는 준비를 3박4일간 하고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검표하는 직원이 점점 다가왔습니다.
그때 저의 연기가 들어갑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영어도 단 1도 할줄 모르는 사람처럼 티켓 보여달라는데 아까 역무원에게 받은 표를 몽땅 다 꺼내 손에 쭈루룩 펼쳤습니다. 자 봐라~ 이런식으로 ㅋㅋ
그러니 노 프라블럼. 오케이~! 이러면서 지나갑니다.
바보연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ㅋㅋ
조금 전까지 막 표정 찡그리며 두려움에 떨던 여자친구는 막 웃으면서 검표직원 지나가는데 뒷통수에 대고 하트도 막 날려줍니다. 아하하하... 참 쉬운 여자입니다. ㅋㅋㅋㅋ
어라... 그런데 영국 기차에도 이 분이 계십니다!!
한국에서는 바퀴아저씨라고 부르던 그분! 먹을 거 파는 총각!!
어찌나 반갑던지... 뭘 하나 살까 생각도 했지만 우리 가방은 먹을 걸로 터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약 1시간 정도 달려서 칼라일 역(Carlisle Station)에 도착했습니다.
칼라일 역
역을 나와 칼라일 시내 구경을 좀 하기로 했습니다.
여행 계획을 짤때, 칼라일 역에 8시 59분 도착이었고, 칼라일에서 다음 행선지인 케즈윅으로 가는 버스가 9시 정각에 있어서 그건 타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리고 다음 버스인 12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었습니다.
칼라일에서 케즈윅으로 가는 자주 없기 때문에 일정을 짤 때 반드시 버스 시간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에딘버러와는 달리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칼라일.
스코틀랜드가 아닌 잉글랜드 북부라 잉글랜드 상표가 여기저기 보인다는 여자친구님 말씀~
아... 또 셔터를 누르니 즉석제작 엽서들이 쏟아집니다.
빨간대문. 빨간색은 역시 매력적입니다.
옆집에 녹색 대문이 더욱 빨간대문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고 있네요^^
시장 안 야채가게.
칼라일은 사람사는 냄새가 물신 풍기는 곳인 듯했습니다.
광장에서는 각자 생산한 물건들을 파는 시장도 서고, 사람냄새가 여기저기서 나는듯 했습니다.
수퍼마리오 성
칼라일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성. 수퍼마리오에 나오는 성 같아서 우리가 이름 붙여줌 ㅋㅋ
칼라일에 있는 쇼핑센터.
벌써부터 이곳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고 있답니다.
빛을 발산하시는 여신님.
칼라일에 있는 크리스마스숍도 방문해주시고~
제가 자주 즐겨하는 놀인데... 여자친구 얼굴이 정말 작게 나왔네요. ㅋㅋㅋ
여기저기 구경을 다니다가 칼라일 버스정류장으로 갔습니다.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여행자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으니 거기 가셔서 여행 안내를 받으시면 매우 쉽게 찾아가실 수 있습니다. 기차역에서 바로 가시면 도보로 10분 정도밖에 안걸립니다.
우리를 케즈윅으로 데리고 갈 554번 버스
칼라일에서 윈더미어로 가기 위해서는 케즈윅을 거쳐서 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554번을 타고 칼라일에서 케즈윅으로 가시고, 케즈윅에서 555번을 타고 윈더미어로 가야합니다. 이럴 경우 버스비를 따로 계산하면 매우 비쌉니다. 그래서 조금은 저렴한(그래도 무지하게 비쌉니다.) 1Day 티켓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안내판에 '1Day ride £5.4'라고 적혀있어서 저거 사면 되겠다 싶었는데, 그건 아마 칼라일 구역내에서만 적용되는 가격으로 이었던 것 같습니다. 티켓을 사려고 운전기사에게 물어봤더니 윈더미어까지 가는 1Day Ticket은 둘이서 £19.5라고 하는 겁니다. (아... 버스표는 따로 매표소가 있는게 아니고, 버스를 탈때 버스 운전사에게 직접 사도록 되어있습니다.) 의사소통이 완벽하게 되는 게 아니라 일단 달라는대로 줬습니다. 계산을 하고 표를 받아보니 '1Day NW Explorer'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NW는 영국 NorthWest를 뜻하는 걸로 해석했습니다. 아마 NW지역에있는 당회사 버스를 하루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인 것 같습니다.
케즈윅에서 갈아타는 거 생각하면 총 2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는 건데 3만 8천원이라 생각하니 너무 비싼 것 같기도 했지만, 공부를 충분히 가고 간게 아니라 수업료 낸다 생각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타고 갔습니다.
그래도 여행인데, 어차피 다른 결정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케즈윅으로 고고!!
케즈윅 버스정류장
자세히 보시면 왼쪽에 민소매만 입고 있는 여성분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겨울 날씨에... 여긴 저런 차림의 사람들을 종종 만나실수 있습니다. 일종의 컬쳐쇼크 ㅋㅋ
1시간 10분을 달려 케즈윅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케즈윅에 도착하니 비가 촉촉히 내리기 시작합니다. 윈더미어까지 가는 버스를 타기까지는 2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습니다. 케즈윅 버스정류장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케즈윅 근처에 있는 호수까지 가보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그냥 너무 멀리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케즈윅 시내를 발이 닿는대로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이번 여행의 컨셉이 발걸음 닿는대로 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여행책도 챙기지 않고 나온 건데, 그래도 다음부터는 충분히 여행지에 대해서 이해는 하고 움직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피터래빗 가게! 당연히 들어가 줬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정식 피터레빗 가게는 이 넓디 넓은 호수지방에서 단 3곳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 하나를 우연히 우리가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ㅋㅋㅋ
비가와서 살까말까 고민했던 우산.
피터래빗 모르시던 분들 이제 아시겠죠? 천냥백화점 가면 바가지랑 비누곽 뚜껑에 있는 토끼그림!!
다양한 베아트릭스 포터의 캐릭터 상품들
언제봐도 귀여운 양
피터래빗 그림동화 전집이 무려 £140!! 28만원!!!!!
당연히 사진 않았습니다.
이렇게 사진만 몇개 도촬했습니다.
제일 예뻐 보이는 페이지들만 ㅋㅋㅋ
왠지 작퉁같아 보이는 인형들
전날 봤던 영화 '미스포터'에서 보았던 캐릭터들이 쭈루룩~~
영화 '미스포터' 안보신 분들은 한번 보시면 호수지방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밖을 나오니 아까보다 비가 조금더 많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못맞을 정도의 비는 아니었는데, 날씨가 추운데 비가 내리니 추위가 온몸을 휘감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먹은건 과자 몇 조각과 샌드위치 하나씩... 근데 갑자기 그게 먹고 싶어졌습니다.
바로 그것!! 비오는 날씨와 너무 잘어울릴 것 같은 그것!!!
신라면을 뽀갰습니다.
비오고 추운 날씨에 생라면 한조각...
이동네 사람들은 이맛 모르고 평생을 살 겁니다. 정말 불쌍합니다. ㅋㅋ
대충 케즈윅 구경을 끝내고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돌아갔습니다. 비를 맞아서 춥기도 하고 시간도 30분 정도 남고 해서 버스정류장에 있는 마트에 들어가 커피한잔 하기로 했습니다. 마트 안에서 커피와 함께 먹기 좋아 보이는 크로와상을 하나 샀습니다.(앞으로 어느 지역을 가면 그곳 크로와상을 꼭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바람의 파이터 최배달의 '도장깨기'처럼... 일명 크로와상 깨기!ㅋㅋ)
환상적인 케즈윅 버스정류장의 크로와상!!
결국 집에 돌아오는 날 들러 무려 6개를 사서 그날 박살을 내버렸습니다.ㅋㅋㅋ
케즈윅에서 555번 버스를 탔습니다. 아까 구매한 1Day Explorer 티켓을 당당히 휘날리며...
케즈윅에서 윈더미어까지는 약 1시간정도 걸립니다. 거리는 그렇게 멀진 않지만 중간중간에 들르는 곳도 많고 길도 좁고 해서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립니다. 가는 길에 보이는 호수들도 일품입니다. 반드시 버스 2층의 맨 앞자리를 사수하도록 하세요. 맨 앞자리에 앉는 순간 버스는 더이상 버스가 아닙니다. 2층짜리 롤러코스터!! ㅋㅋㅋ
저희는 우선 숙소로 들러서 짐부터 풀고 여유롭게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트라우트벡(Troutbeck) 근처에 있는 윈더미어 YHA(유스호스텔)을 향하는 길.
윈더미어를 둘러보시면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는 양들을 쉽게 구경할 수 있을 겁니다.
숙소로 가기위해 윈더미어 스테이션 바로 1개 전 정류장인 트라우트벡 브리지 정류장에서 내렸습니다. 버스가 다니는 길에서 20분 정도 산위로 난 포장도로를 걸어올라가면 유스호스텔이 나옵니다.
아.... 유스호스텔이라 시설을 크게 기대한 건 아니지만...그래도 너무 좁습니다. ㅠ.ㅠ
2인1실 1박에 8만원짜리 방이 요모양...ㅠ.ㅠ
더이상 사진찍을 각이 안나옴. ㅋㅋ
특히 침대는 발목부터는 침대에 의지할 수 없을만큼 짧고 좁음 ㅠ.ㅠ
썩 훌륭한 시설은 아니었지만, 나름 깔끔한 숙소에서 짐을 풀고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이미 주변이 어둑어둑해져 카메라는 들고 나가지 않았습니다.
걸어왔던 길을 도로 짚어 내려가 버스가 다니던 길에 도착했습니다. 숙소에서 구한 주변 지도를 바탕으로 윈더미어 스테이션 주변으로 가보려고 했는데, 아무리 걸어도 역 비슷한게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도를 이쪽으로 돌려보고 저쪽으로 돌려봐도 도대체가 맞는 부분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린 똑같은 주유소를 무려 5번씩이나 지나쳤습니다. 아마 주유소 직원들이 우리를 외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ㅋㅋ
무려 1시간 반 넘게 주변을 서성이던 우리...
왜 그때야 생각했을까요... 여자친구는 핸드폰을 꺼내서 구글맵을 검색했습니다.
아놔... 지도가 잘못된 겁니다!! 숙소에 있던 그 지도가 완전 잘못된 거였습니다!!!! 우린 디지털 세댄데... 왜 종이쪼가리를 들고 그때까지 왔다리갔다리 했을까요? 왜 진작 구글맵을 쓸 생각을 못했을까요? 게다가 여자친구와 저는 디지털미디어를 전공한 진정 디지털 세대입니다. 대학공부 그거...배워봐야 다 쓸데 없단 생각까지 했습니다. ㅋㅋㅋㅋ
구글맵 덕분에 우린 윈더미어역까지 가는 걸 포기했습니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고, 우리 다리는 이미 지칠대로 지쳤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놔.... 다시 후회되었습니다. 우린 왜 그 지도를 들고 나왔을까요? ㅠ.ㅠ
정말 똑같은 주유소를 가운데에 두고 양쪽으로 왔다갔다 할때는 귀신에 홀린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어둡기도 어둡고 비도 오는데, 도로가 좁아 차들이 왔다갔다 하는데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여자친구는 여행의 이런 해프닝을 즐거워했습니다. 참....성격 좋습니다.
다행입니다. 이럴때 짜증내는 여자친구가 아니라 천만다행이라 생각들었습니다. ㅋㅋㅋ
스트레스 받을대로 받은 우리...
풀 데가 어디 있겠습니까?
5번 지나쳤던 그 주유소로 갔습니다. 거긴 마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캔맥주 500짜리 네개와 냉동피자 한판, 치킨텐더 하나, 감자칩 한봉지를 샀습니다.
왜 오기전에 먹을걸 준비했을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ㅋㅋㅋ
마트를 나와서 숙소까지 가는 길이 대박이었습니다.
주위에 가로등 하나도 없이 어두컴컴한 산길을(포장이 되어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오르는데 무서워서 핸드폰으로 음악을 틀었습니다. 정말 무서웠습니다. 옆에 누군가 없었다면... 혼자 왔다면 그냥 그 주유소에서 잤을겁니다. 못자게 하면 10번, 아니 100번이라도 길 못찾는척 그 주유소를 지나쳤을 겁니다.
핸드폰 불빛에 의지해서 무사히 유스호스텔에 도착했습니다. 폭풍처럼 피자와 치킨텐더, 맥주를 박살냈습니다.
그렇게 다리 아프지만 배부른 우리의 첫날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
여기서 1부는 마무리... 오늘 저녁에는 또 문화인 체험을 할 예정입니다. 공짜로 볼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이 있다고 해서 다녀올 예정입니다. 2부는 다녀와서 올리든지, 아니면 내일 올리든지 하겠습니다. 그럼 편안한밤 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