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는 나를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사람과 내 스스로의 의지를 통해 얻어지는 거라고 정리해봐도 될까요?
2023-06-03
작년에 <용기를 내, 비닐장갑/유설화 그림책>으로 '용기'에 대한 개념탐구를 했었다.
https://brunch.co.kr/@joyfulssam/27
어떻게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용기를 내, 비닐장갑! / 유설화>를 읽고 | 오늘은 <용기를 내, 비닐 장갑! / 유설화 작가>을 읽고 용기에 대해 깊이 살펴보는 개념탐구를 해봤습니다. 비닐장갑은 장갑초등학교에서 제일가는 겁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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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잊었던 용기'로 용기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이 1년 만에 얼마나 생각이 깊어졌는지 성장이 눈에 보여서 개인적으로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철학을 꾸준히 하면, 얼마나 아이들의 질문이 깊어지고, 생각이 확장될 수 있는지 확인한 시간이라서..조금 눈물이 났다.)
잊었던 용기 / 휘리 그림책 / 창비
겨울방학이 지나고 봄이 되었다. 친하게 지냈던 친구와 갑자기 서먹해지고 인사를 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날들이 많아진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어 편지를 쓰고 다시 인사하게 되고 우정을 이어간다.
1. 경험 말하기
- 책의 주인공처럼 친구와 사이가 서먹했던 경험이 있나요?
- 그 때 어떻게 했었나요?
그냥 저는 다른 친구랑 놀면서 잊으려고 해요.
저는 친해지고 싶으면 먼저 다가가서 다시 놀자고 말해요.
싸우고 나면 서먹해지는데.. 그럴 때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 제가 먼저 사과를 해요.
저는 아직도 서먹한 친구가 있는데, 이제 그러려니 하고 지내는 것 같아요.
2. 생각나무 그리기 - 책 속의 인상적인 장면 말하기 / 생각 느낌 말하기 / 질문 만들기
다시 만나는 친구
3. 질문 만들기
(호) 왜 '잊었던 용기'라고 했을까?
편지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동) 용기를 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용기를 잊었다면 다시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 규) 용기는 꼭 필요할까?
(규) 용기를 내서 안 좋은 점도 있을까?
(아) 용기를 진짜 잊어버릴 수 있을까?
(한)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우선, 생각을 잘 말할 수 있는 것부터 질문을 선택해보자.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 그냥 계속 서먹서먹하게 지냈을 거에요.
- 다른 친구랑 사귀면서 그 친구의 존재를 잊어버리지 않았을까요? (잊었던 용기로 잊은 친구..)
- 모른 척하고 이대로 지냈을 것 같은데, 신경은 쓰일 것 같아요.
그러면 용기를 내어 친구를 다시 만나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 편지쓰기 (요즘은 친구들끼리 편지 안 쓰고 카톡해요.)
- 직접 말해요. (다시 놀자. 그러면 되는 거에요.)
- 정말 용기가 안 나면 엄마나 선생님,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할거에요.
* 친구랑 나 사이의 일인데 다른 사람이 끼면 좀 그렇지 않아?
- 맞아, 친구한테 엄마가 전화해서 다시 놀아줘 라고 하면 웃길 것 같아.
- 그치. 어른들이 끼면 더 사이가 안 좋아질 수도 있어. 10살이 넘으면 자기가 다 해결해야해.
- 내가 수학문제를 몰라서 물어보는 것도 안 돼?
- 그거랑 그거는 다른 거야.
- 어떻게 다르지?
- 수학 문제를 푸는 건 혼자 하는 일이고, 친구는 관계로 엮어져 있어. 그러니까 수학 문제 모르면 물어보는 건 당연한 일이고, 친구랑 사이를 푸는 건 좀 다른 거 같아.
- 아, 그러면 내가 말한 도움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물어보고 방법을 찾는 거야. 해결은 자기가 해야지.
자, 이제 본격적인 질문으로 가보자.
용기는 꼭 필요할까?
선생님, 용기가 뭔지에 대해 먼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요?
- 오, 그렇지. 용기가 무엇이냐에 따라 꼭 필요한지 아닌지에 대한 이야기가 흐를 수 있겠다.
- 용기가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보고 적어보자. 그렇게 생각한 이유도 함께 말해보자.
(* 작년에 용기에 대한 개념탐구한 부분을 찾아 살펴보고 참고해도 좋다고 하니 열심히 살펴보더니, 그 때 자기가 했던 생각이 지금 봐도 멋지다고 감탄을 하다가, 더 나아가 이 그림책을 바탕으로 개념을 정의해보자 했다.)
<아이들이 정리한 용기 개념>
- 용기란 친구를 얻을 수 있는 것
- 용기란 우정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
- 용기란 새로운 세계로 가는 힘
- 할 수 있다 생각하고 도전하는 힘
- (보리 국어사전을 찾아보더니) 두려움이 없고 씩씩한 마음
- 무엇과 무엇을 이어주는 징검다리(화해하는 것, 먼저 다가가서 만나게 되는 것)
- 두려움을 이겨내고 해보는 것
- 서먹한 사이를 가까이 해주는 다리, 몰랐던 것을 알게 해주는 다리
- 도전에서 성공으로 이어주는 다리
그럼, 용기가 꼭 필요해?
- 당연하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용기에요.
- 이건 무슨 말이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세요.
- 우리가 밥을 먹는 것도 독이 있을 수도 있지만 먹는 거니까 용기가 필요한 거고요, 우리 나라 같은 경우는 전쟁의 위험이 늘 있으니까 한국에 산다는 것 자체가 용기에요.
- 선생님! 용기 없이 할 수 있는 것도 있을까요? (아이들의 질문이 넓어진다. 다양한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촉진한다.)
- 뭐가 있을까?
- 숨쉬기요. 그건 어쩔 수 없으니까 해요.
- 밥 먹기- 이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에요! 아무 거나 받아 먹으면 안 되요. 뭔가 다른 사람이 주는 걸 먹는 것은 용기있는 일인 것 같아요.
- 자기 - 제 동생은 무서워서 잘 못 자요. 엄마가 곁에서 있어줘야지만 자요. 용기가 필요해요.
- 생각하기 - 이건 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을 때가 많아서, 그냥 용기 없어도 되는 것 같아요.
- 어떤 생각은 용기가 필요하고, 어떤 생각은 용기가 없어도 되는 것 같아.
- 소변, 대변 - 이건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요?
여러분들의 의견은 용기가 꼭 필요한 거네요.
- 맞아요. 용기 없는 사람은 없어요. (아니야, 있을 수 있어.)
- 제 의견은 용기 없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아까 말했듯 밥 먹고, 자고, 학교를 가고 그런 것 자체가 용기 있는 일이거든요.
- 신문 기사에서 보니까 어떤 사람은 땅이 꺼질까봐 무서워서 집에서 안 나온대.
-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은 용기가 있는 거에요.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 맞아요. 산다는 것이 용기가 필요한 일이에요.
-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은 어느 정도의 용기를 가지고 사는 거라고 해도 될까요?
- 밥 먹고, 자고, 혼자 놀고, 거리를 걷고, 무엇인가를 이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용기요.
- 마음의 용기를 담는 용기가 있다고 해보자. 기본적인 용기는 어느 정도라고 할까?
한 30% 정도일 것 같아요.
- 이 30%의 용기는 가지고 태어난 걸까? 아니면 배워서 알게 된 걸까?
- 생각중.
- 다른 말로, 용기는 어떻게 생길 수 있는 걸까? 너희들의 경험을 생각해보고 말해보자.
- 생각해보니,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가 없었는데 엄마가 격려를 많이 해줬어요.
- 아, 용기를 배우려면 누군가의 격려가 필요한 거구나.
- 우리가 밥을 먹고 자고 기본 용기를 갖는 데도 엄마 아빠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안전한 사람이 나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니까 의심하지 않고 그런 것들을 하거든요.
- 그러면 부모님이 없는 아이들은 어떻게 용기를 얻을까?
- 아, 정말 어렵겠다... 그 아이들에게도 보살펴주는 사람이 있잖아요. 친구나 선생님이요.
- 용기는 누군가의 격려도 있지만, 스스로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의지도 필요해요.
- 아무리 격려해줘도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이 없으면 못 하는 거잖아요.
- 그렇다!
- 그렇다면 용기는 나를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사람과 내 스스로의 의지를 통해 얻어지는 거라고 정리해봐도 될까요?
-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은 30%의 용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보고, 여러분은 '지금' 어느 정도의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나요? (연필로 표시해보고) '미래'에 어느 정도의 용기를 갖고 싶은지(색깔펜으로) 표시해봅시다.
호는 현재 45% 앞으로는 80% 정도의 용기를 갖고 살고 싶다.
위험한 일이나 무서운 일은 굳이 도전하고 싶지 않아서 80%에요.
저는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 관련된 것은 다 용기내어 하고 싶지만, 그 외에는 별로 용기내지 않을 것 같기도 해요.
- 그러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용기를 내지만, 자신이 관심없는 일은 용기를 내지 않는 구나.
용기에 대한 다양한 면이 있네.
99.99999%. 뭔가 안 되는 것도 있을 것 같아서 좀 뺐어요.
나는 스카이 다이빙이랑 번지점프를 하고 싶어요.
저는 키가 크면 88열차랑 스릴 있는 모든 것을 다 할거에요.
나는 무서운 영화를 볼 수 있지만 달달한 로맨틱한 건 못 봐요.
용기의 다양한 측면을 살펴보았는데, 오늘의 우리 이야기를 정리해볼게요
"용기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용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 용기는 나를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사람과 내 스스로의 의지를 통해 생긴다.
용기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따라 달라져서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마음의 용기를 담는 용기가 있다면, 나는 어느 정도의 용기를 갖고 있는지 말할 수 있고, 그 용기의 정도는 커질 수도 있고 작아질 수도 있다. 용기의 크기는 변한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지면 용기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오늘 모임의 소감을 말하자면?
네! 용기에 대해 이렇게 자세하게 살펴보니까, 용기가 새롭게 보여요.
내가 살아가는 게 용기라고 생각하니까, 나는 진짜 용기 있는 사람같아요.
<용기를 내 비밀봉지>에서 사람을 살리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했는데
<잊었던 용기>에서는 사람은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되었네요.
여러분에게 많이 배웠어요. 고마워요!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을 더 해 가면서 자신들의 생각을 선명하게 표현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니,
참 뿌듯하다. 아이들의 용기로 인해 용기를 새롭게 만난다. 앗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