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씨동굴을 품고 있는 영월 태화산
강원도 영월군은 충청북도 제천시와 단양군, 경상북도 영주시와 봉화군이 이웃해있는 강원내륙에 위치한 산악지형으로 이루어진 고을입니다. '70년대 개발경제시대에 영월은 석탄산업이 번성하였고, 근래에는 왕족간 벌어진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으로 희생된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淸怜浦)와 장릉(莊陵)을 중심으로 한 역사유적 문화관광지와 함께 영월군의 중심부를 가로질러 흘러가는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동강(東江)과 영월의 명산을 바탕으로 자연경관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고을입니다. 태화산은 영월에 소재한 명산의 하나입니다(자료 : 소구리하우스 홈페이지).
2007년 2월 24일 토요일 아침, 30명 이상의 등산객을 태우고 고속국도 같은 38번 일반국도를 따라 동쪽의 태백방면으로 달리던 등산버스가 영월을 빠져나와 꼬불꼬불한 지방도로를 타고 고개를 올라가 고갯마루에 정차합니다(10:50). 차도는 계속 이어져 있지만 대형버스를 돌릴 만한 여유공간이 있는지 몰라 그냥 그곳에서 차를 세운 후 도로를 따라 걸어갑니다. 비록 포장도로가 이어져 있기는 하지만 오지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행정구역상으로 강원도 영월군 흥월리입니다.
한적한 마을이 조성되어 있는 흥교에서 왼쪽으로 접어듭니다. 무슨 건물을 지으려는지 인부들이 철골조의 뼈대가 올라간 구조물에 올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가로변에는 영월군수가 고씨동굴방향의 하산 길은 위험하여 현재 정비 중에 있으므로 하산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길 없는 길>
계절은 아직 2월임에도 불구하고 겉옷을 벗어 제쳐도 등줄기와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주체하지 못할 지경입니다. 금년은 틀림없이 봄이 매우 짧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옷가게에서도 벌써부터 봄옷대신 여름옷을 진열해 놓고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능선에서 만난 이정표>
<주능선의 이정표>
태화산 정상
두 차례의 이정표를 지나 둥그스름한 꼭대기에 올라서니 태화산 정상(1,027m)입니다(12:13).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23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정상에는 단양군과 영월군에서 별도로 세운 정상표석이 서 있는데 행정당국에서 각기 세운 표석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단양군이 먼저 세운 후 3년 뒤 영월군에서 따로 표석을 세웠습니다. 앞으로 행정구역의 경계지역에 위치한 산의 정상에 표석을 세울 경우 관련 행정기관이 사전에 협의하여 공동으로 표석을 설치하면 좋겠습니다.
<정상의 표석>
<정상의 서쪽 조망>
<정상의 동남쪽 조망>
선두조가 먼저 길을 떠나자 필자도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이제부터는 등산로가 능선을 따라 이어집니다.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오른쪽은 거의 절벽에 가까운 반면 왼쪽은 완만한 경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름드리 노송>
<처음으로 바라본 남한강 조망>
<고사목>
<전망대의 조망 1>
<전망대의 조망 2>
<전망대의 조망 3, 굽이치는 남한강 줄기>
<전망대 조망 4>
<전망대 조망 5>
<전망대 조망 6>
이정표도 고씨동굴을 안내하는 것뿐입니다. 우리는 능선의 오른쪽 하단 도로변에 위치한 고씨동굴로 가는 대신 태화산성을 거쳐 왼쪽으로 하산해야하는데 넓은 헬기장을 지나 갈림길에서도 산성으로의 이정표는 보이지 아니합니다. 고씨동굴 이정표를 따라 계속 가노라니 이제는 고씨동굴 방향으로 하산하는 급경사갈림길에 도착합니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조망>
<산성고개 이정표>
<미투리산악회 최효범 대장(우)과 함께 선 필자(좌)>
이정표를 보고 오른쪽 사면을 오르니 태화산성입니다. 무너진 석축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태화산성은 태화산 정상에서 동북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부분의 지능선인 해발 900여m의 봉우리에 자리하고 있으며, 동서남북의 길이와 너비가 약 400m, 둘레는 1,200m 쯤 되는 산성입니다(자료 : 영월관광 홈페이지).
<태화산성 흔적 1>
<태화산성 흔적 2>
<산성전망대 조망 1>
<남한강과 영월읍>
<패러글라이딩 출발장소인 서쪽의 산>
<남쪽 조망>
다시 사거리 갈림길로 되돌아옵니다. 최대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는 오른쪽으로 하산합니다. 길이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장을 포함한 일행들은 잘도 내려갑니다. 그러나 필자는 지난해 하산 길에서 6개월 간격으로 두 번씩이나 발목을 삔 경험이 있어 매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며 무리를 하지 않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스스로에게 달렸습니다. 황새가 뱁새를 따라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지는 법이니까요.
<절터의 돌탑>
<하산길의 맞은 편 조망>
<오그란이 등산 안내도>
새로 개척한 코스인 향교에서 정상 주능선까지는 등산로가 분명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좋은 조망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므로 굳이 이 길을 택할 이유는 없을 듯 합니다. 그 대신 이름난 등산로를 이용하되 고씨동굴 방향의 등산로가 정비될 경우 산행도 하면서 고씨동굴을 답사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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