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형구씨랑 자축하며 마신 와인 때문인지 회복이 느려 피곤하다. 그래도 낮잠은 안와서 사진 보며 후기를 적어본다. 자전거를 배우고 탄 지 4년이 지났다. 국토종주를 마치고 입문한 철인대회에 참가한 지 4회만에 드디어 포디엄에 올랐다.
첫 회에만 그 전날 설레고 잠을 설쳤지만 이후에는 잠만 잘 잤다. 긴장이 풀려 안챙기는 것이 많아서 남들이 챙겨줘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대회 전날 사건들
혹시나 찍어본 준비물 사진에 레이스 벨트를 이야기 해주신 사철님들! 역시 집단지성의 힘은 대단하다. 자전거를 di2로 바꾼지 얼마 안되어 그 전날 e튜브 앱을 만지작 거리다가 변속장치를 앱에서 삭제한 듯했다. 대회 검차를 받으려니 변속이 안되는 픽시자전거로 변해 있었다.. 새 자전거가 배터리가 방전되었을 리는 없는데 난감하였다.
대회장 미캐닉도 di2는 서툰 듯 상황이 해결이 안되었는데 내 자전거를 조립해 준 나눅스 미캐닉이 주말인데도 전화를 받아주고 e튜브 앱을 다시 설정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전동 구동계 자전거를 고치고 나니 그 전 수동 비앙키가 아날로그지만 고치기는 쉽다는 점이 세삼 느껴졌다.
대회 당일 사건들
아침밥을 먹고 내가 제일 먼저 짐을 챙긴 듯 하였다. 커피 한잔 내려 먹고 출발 하려는데 병철회장이 “수경 챙겼는교?” 하고 물어본다. 설마.. 다시 가방을 뒤짚어 엎어 보니 아뿔사 내 수경이 안보인다. 형구씨가 침실에서 내 수경을 들고 나온다. 그 많은 준비물 중에 수경을 물어보다니 병철씨 기운이 대단하다.
수경 때매 마음이 쿵쾅거렸다. 클릿 슈즈에 클릿 패달만 돌리다가 러닝화로 자전거를 타니 잘 안타진다. 새 자전거 톱니에 발목을 찍혔다. “피다. ” 대구 수성못에 피랴나가 살고 거머리가 천지라고 병철씨가 놀린다.
본부석에 가서 아쿠아밴드를 바르고 그 위에 테이프를 한 번 더 발라 고정하니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날씨가 춥고 발목부상이라 예비 수영 연습도 하기 싫었다. 다들 수영 하러 간 사이에 혼자 수모를 쓰고 있는데 누군가 나처럼 머리가 마른 채로 수모를 쓰면 벗겨진다고 생수를 머리에 뿌려 주셨다. 맨날 대회 때마다 수영하다 수모가 벗겨질라 해서 서너번씩 고쳐 썼는데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이번에는 두번 정도 수모를 고쳐썼다. 그래서 수영 기록이 1분 정도 단축된 듯하다.
바꿈터에 오니 자전거가 벌써 서너대가 안보였다. 새 자전거로 본전뽑자 싶어 최대한 에어로 자세로 달렸다. 갈 때는 심한 역풍이었지만 약내리막이라 속도가 잘 났다. 올 때는 약오르막이지만 뒷바람이라 괜찮았다. 같은 에이지 그룹들을 한두명씩 자전거에서 재꼈다. 첫바퀴까지는 형구씨랑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 두 번째 바퀴부터 내가 앞서는 듯 했다.
“오빠 지난번 내가 이야기한 대로 하면 자전거 바꿔줄게.”
런이 문제였다. 무릎 부상 때문에 연습 때 6:00 페이스가 최고였으니까 아무리 대회뽕 맞는다 해도 5:30 페이스면 만족하자고 다짐했다. 한 달 동안 최대가 7킬로미터 밖에 연습하지 않아서 완주를 목표로 하자 했다. 바꿈터에 와 보니 자전거가 별로 없다. 대구 대회 바꿈터가 길어 작년 기록이 5분대가 많아서 올해는 4분대가 목표였는데 두번 다 3분대라서 나름 만족스러웠다.
최대한 케이던스 위주로 달렸다. 평균 180회인데 이번에는 마치고 보니 190이었다. 심박도 존5였다. 마지막 바퀴 1킬로 남기고 노랑 유니폼 입은 키 큰 놈이 30미터 앞에서 보였다. 같이 가자고 “김병철!!!” 하고 불렀다. 뒤돌아 보더니 더 이상 간격이 안좁혀진다.
전날 둘러본 수성못 둘레가 5킬로는 되어 보였는데 막상 5회전 뛰니 9.3킬로다. 생각보다 괜찮은 5:20 페이스로 대회를 마쳤다.
대구 대회를 추천해 준 병철씨, 태규씨 덕분에 좋은 기록으로 무사히 즐겁게 대회를 마쳐서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린다. 훈련은 거짓말을 안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대회였다. 포디엄도 올라봤으니 부상 없이 훈련하는 법을 터득하며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것이 이제 다음 목표이다.
포디움 연습 ㅋㅋ
에어로헬멧
포즈
상처
시스 먹고
1등과 피부색 차이
첫댓글 수고하셨고 입상 축하드립니다.
런 마지막에 저 안불렀음
저보다 일찍 들어왔을낀데~~~~ㅋㅋ
저는 런 마지막 1킬로가 지옥이였음요ㅋ
병철씨가 도망가서 잡을라고 마지막에 페이스 올린듯요. 담엔 내 이름 불러주세요^^!!
또 졌다. 똑같이 입수해 내가 먼저 나왔는데 바꿈터에서 "오빠 먼저 간다." 열받아 양말도 안신고 바로 출발 7~8키로 지점에서 추월. 10키로 지점에서 재추월 당한 후 계속 같은 거리. 러닝에서 다음으로 기약. 다음 목표는 고성 대회.
주2회 이상 러닝 연습 콜??
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캬야. 포디움이라니 장난아니구만욥. 누님..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회복 잘하시고 고성 준비 잘하시구욥 고성에도 포디움?
축하 감사드려요^^ 잘하시는 분들이 다 안오면 가능하겠죠? ㅋ
평생 기억이 남는 대회가 되겠네요~ 회복잘하시고, 고성대회도 화이팅!!
런이 안되서요~완주 목표로 화이팅 할께욥!!
오랜만에 재밌는 후기 봅니다
샘.. 글좀 쓰네 ㅎㅎ
수고하셨습니다 ^^
머 쓸거 있음 팍팍 쓸께욥~
고생하셨네요~
입상 축하드리고, 뜻있는 대회겐네요. 후기도 쌩쌩하네요ㅎ
감사드립니다^^ 담엔 잘 챙겨서 사건이 안 일어나야 할텐데요. ㅎㅎㅎ
재밌네요 좋은추억 만들어서 다행이네요
고성도 화이팅 하세요
봉권씨 하프 진검 승부 함 해야죠^^
멋지네요, 축하드립니다~^^
감사요~ 포디움 선배님^^
멋집니다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주연형님
예쁜 형님 되도록 노력할께요~~
후기가 너무 좋네요~
축하해요~짱
수고하셨습니다
고마와용~~고성 대회 준비 고고!!! 난 풀 완주 은희씨가 부럽다능^^
언니 너무 멋집니다~~
감사요^^ 열운하는 미정도 멋져요!!!